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이다. 저자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고, 공부의 자기주도성을 지켜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속에 원하는 입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이 책에서는 12가지의 사례를 두고 이야기한다.
그 중 사법고시를 합격한 친구의 부모는 인사성(예의)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공부와 인성을 네 가지 시나리오로 표현하는데, 1(최선)-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다, 2(차선)-공부는 못하지만 인성이 좋다, 3(성공처럼 보이지만 행복은 자신할 수 없는)-공부는 잘하지만 인성이 좋지 않다, 4(안타까운)-공부도 못하고 인성도 좋지않다라는 부분은 참으로 동의한다.
근래는 성공처럼 보이지만 행복은 자신할 수 없는 학생들이 많은 듯 하다. 오히려 4번의 학생보다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동료들과 위와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유사한 사례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4번째는 혼자만 나쁜 길로 가지만, 3번째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지 않냐라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의 교육개발센터에서 일을 할 때, 원하지 않는 학과에 진학하여 자퇴를 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제자에게 '잘 했다!'라고 말 하면서도 대학 구성원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고민을 할 때도 있었다.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자주 하는 사례 중 하나이다. 그 제자는 자퇴를 꿈꾸던 당시 서울의 한 회사와 계약을 하고 모델로서 활동을 하고 있을 때였다. 아버지가 제시해준 유망한 학과를 입학했지만, 본인에게는 전혀 유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자녀가 잘 되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자녀는 그 이야기가 잔소리처럼 들릴 뿐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사촌 형들의 입시 전략을 맞춤식으로 짜주었다. 물론, 아버지는 입시나 교육과는 관계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사촌들형은 원하는 학과에 다 입학하고, 현재 이름을 이야기하면 알만한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에겐 알아서 학과 선택을 하고 알아서 진학하라고 했던 부분이 문득 떠오른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운한 감정과 아쉬운 감정이 함께 공존하는 듯 하다.
원하는 학과로 졸업을 하고, 더 공부를 하고 싶어 교수님을 찾아갔더니 "춥고 배 고프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었다. 돈을 벌기 위해 계약직 수학 교사 생활을 하다가 결국 춥고 배 고픈 곳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남자는 공대만 가도 안 굶어죽는다는 이야기도 대학원 과정 중에도 계속 떠올랐다. '아, 그 때 공대를 갔어야 하나..'란 아쉬움도 들면서 '아니야. 내 꿈을 찾아가자.'라며 11시까지 연구실에서 책을 읽었던 기억도 문득 떠오른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탓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길을 왔기 때문에 더 열심히, 더 즐겁게 해나갈려고 노력하는 듯 하다. 어찌되었든 당시 아버지께서 나의 길을 제시 안 해주었던 부분은 나의 생각과 판단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오면 저자는 톨스토이의 말을 바꾸어 인용한다. 자식을 잘 키우는 부모들은 서로 닮았지만, 자식교육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고생한다는 구절은 경험상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입학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의 적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모는 드물다. 유망있는 학과, 가능성 있는 학과가 최우선인 부모의 욕구를 채우기엔 참 어렵다. 원하는 곳은 성적은 높은데, 현재 자녀는 성적이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다른 대학을 갈 계획은 없고 여기에 꼭 와야한다고 한다. 참 어렵다.
아이를 믿어주라고 하지만, 부모와 대화하다보면 믿어주는 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걱정을 한다.
To me faith means not worrying
믿음이 있다면,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 듀이의 이야기다.
이 책의 결론은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공감과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공감과 소통은 일방적인 게 아니다. 상담을 하던 시절 공부하던 내용들도 보인다. 예전 생각들도 난다.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입시만을 다룬 사람은 아닌 듯 하다는 생각은 해본다. 어느 정도의 심리학의 기본을 갖추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내가 누군가를 평가하고 판단할 수는 없다만)
추가적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부분도 독서 모임 운영 안에 들어간 부분을 보고, 나도 모르게 씨익 웃었다. 추후 읽을 책이 부동산
과 관련된 책이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