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경썼더니 지친다 -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안내서
다케다 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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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있는 HSP란 Highly Sensitive Person의 약자이다. 이는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 그들을 위한 책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MBTI 성향 검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보니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널리 인식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인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사상의학을 창시한 동무 이제마 선생님의 체질 구별처럼 세상에는 똑같은 사람은 없다. 이 책은 너무 신경 썼더니 지친다라는 직관적인 제목답게 그들이 느끼는 심리에 공감해주고 그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준다. '자기계발'이라는 말은 본래의 자신을 두고 앞으로 나아감을 이야기한다. 해외에서 그닥 인기있는 책의 분류가 아닌 자기계발서가 아시아 3국(한국, 중국, 일본)에서 유독 과하게 인기있는 이유는 경쟁에 익숙해진 사회의 한 현상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관적인 잣대로 줄 세우는 국군주의적인 교육을 받아왔다. 산업화 시기, 단기간 고도성장을 이루어야 하는 국가적 정책에 맞게 우리의 교육은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단순하고 쉽게 골라 낼 획일화 된 교육 정책이 필요했다. 연극배우부터 체대와 음대를 가고 싶어하는 학생까지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치고 전국 등수를 쥐어 드는 세상처럼 세상은 여러 종류의 색깔에 순위를 매기고 평가한다.

마치 토끼도 살고 호랑이도 살고 곰도 살고 있는 커다란 숲에서 달리기 하나로 객체의 우등과 열등을 고르고 사회 질서를 형성시키는 것처럼 단순하지만 필연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비효율적인 사회질서는 비판해 마땅하면서도 그것을 바꾼다는 것 또한 유토피아적 생각일 지도 모른다. 숲에 있는 여러 동물은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거대한 코뿔소는 힘은 세지만 시력이 좋지 않고 타조는 힘은 없지만 시력이 25.0이 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신체적 능력은 나약하지만 지능이 높고 비둘기는 지능은 낮지만 높은 곳까지 날아 갈 수 있다. 이런 각자의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일률적인 교육은 적성과 성격에 맞지 않는 직업 선택을 하게 되고 맞지 않는 인간관계를 형성시키게 된다. 책은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이다. 어째서 예민한 사람들이 처방을 받아야 하는 사회가 된 걸까? 예민한 사람들은 인간의 공동체 무리 생활에서 외부의 적이나 위협에 기민하게 반응함으로 공동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그런 능력이 열등이 된 바에는 분명 성숙하지 못한 사회구조의 탓이 있을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자면 이는 전반적 열등은 아니다. 타조와 코뿔소를 단순 비교를 해보자면 그 어떤 종족도 열등하거나 우등하지 않다. 하지만 시력으로 보자면 어떤가? 힘으로 보자면 어떤가? 결국 우리가 줄 세웠던 사회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나누고 있는가. 사회는 복잡해지고 다양해진다. 예민 할수록 더 피곤해지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사회가 그런 구조로 만들어진 것은 바꿀 수 없다. 결국 우리는 그 열등감을 가지고 그 사회를 적응해 내가야 한다. 다만 토끼가 호랑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가 얼마까지 성장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생긴다. 결국 토끼는 토끼로써의 강점을 키워 호랑이가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갖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일률적인 능력의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그것을 보안해 내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린시절 사람이 많이 있는 무대 위에 설 기회가 많았다. 혹은 내가 처음 갖게될 낮선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나는 안경을 집에 두고 나섰다. 안경을 쓰지 않아도 사회생활이 가능 할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는 나는 안경만 쓰지 않으면 사람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어디를 쳐다보고 있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으면 정작 많은 것이 보일 때보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더 뚜렷하게 사람이 보일 때가 있다. 이처럼 자신의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한다. 다만 그 열등감을 보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그 열등이 필연적으로 갖게 될 우등한 능력을 키우라고 책은 몹시 응원해 준다.

좋다 싫다는 차갑다 뜨겁다와 같이 일종의 감각이고 선호일 뿐이다. 모두를 좋아할 수 없으며, 당연히 모두를 싫어 할 수도 없다. 좋아는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또한 당연한 현상이 뿐이다. 직장이나 일사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향과 선호에는 좋고 나쁨도 없고 열등과 우등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아무와도 불편하지 않는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어떤 사람과 편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과 불편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어울리고 모든 일에 능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은 자신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장점을 살릴 수 있는지 작가가 그간 많은 HSP성향의 사람들과 상담했던 노하우들을 엿볼 수 있다. 생각이 많고 예민한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인정하고 보완, 발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이 책은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좋다. 혹여 자신의 소심하거나 예민하거나, 내성적이다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고 발전, 보완 가능한 특징일 뿐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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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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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양적완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사회. 어떤 사회가 급변하기에 너무나 완벽한 조건들이 겹치면서 우리는 대규모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이다. 형태가 다른 자산들의 가치가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면서 자본주의는 성장한다. 금의 가치가 오르기도 하고 달러의 가치가 오르기도 한다. 원유의 가치가 오르기도 하고 주식의 가치가 오르기도 한다. 이처럼 가치가 오르고 내기는 시기를 정확하게 맞춰 인플레이션이 만들어내는 '허상'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것이 투자이다. 우리는 어떤 시기에 어떤 자산의 가치가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 가치가 떨어지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간단한 '시장논리'를 이용해 보자면 어느정도의 대응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시장에 화폐가 많아지면 당연히 화폐의 가치는 떨어진다. 지금 시장의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시기다. 앞서 말한 저금리, 양적완화로 인해 떨어져야 할 화폐의 가치는 크게 변동이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화폐들이 마치 스펀지와 같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왜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갔을까?

2017년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이 됐을때, 주식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반대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대'를 겪으면서도 주춤 후 바로 상승을 이었다. 그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공화당과 트럼프의 주요 정책인 '법인세 인하'다. 미국의 주가 중 주요 거대 IT기업에 의해 주가가 상승했다. 애플이라는 일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GDP를 넘어서는 관경을 보자니 현대판 '동인도회사' 같은 느낌이 든다. 아시아에서 값싼 원자재와 노동력을 제공받고 국가의 규모를 넘어서는 '동인도 회사' 말이다. 동인도 회사는 '자본주의'의 역사 중 하나다. 다른 형식의 자본주의로 발전하는 단계에 이런 거품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부풀러 올라가던 거품이 터지면서 우리의 자본주의는 항상 새로운 방향으로 성숙해 갔다. 그럼 우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자본주의의 미래는 무엇일까? 돈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경제, 역사와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학, 심리학 등 한 두 가지의 전공만으로는 어렵다. 그 때 필요한 것은 바로 '융합'이다. 경제와 역사, 인문학, 사회학, 심리학 등을 고루 이해하고 있는 소수의 선구자들의 그 흐름에 앞서 탈 것이다.

책의 제목은 '돈공부'다. 돈은 세상을 움직이는 '혈액'과도 같다. 결국은 돈을 공부한다는 것은 '세상'을 공부하는 것이고 '세상'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분명하게 필요하다. 책의 들어가는 말 처럼 '돈'이란 미시적인 관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생존이고 누군가에게는 버티는 수단이고 누군가에게는 계획아다. 다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자면 '돈'은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이다. 개울의 흐름에 상다한 영향을 받고 사는 송사리들은 자신의 나아갈 수 있는 방향과 거리를 한정해 두고 살지만 큰 흐름을 알고 있는 거대한 고래나 상어들은 작은 흐름을 여의치 않는다. 잠시 반대방향으로 흘러 들어오는 민물에 눈을 감을 수 있는 담대함은 거대한 흐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꽃샘 추위에 겨울을 준비하는 것과도 같다. 책의 어느 부분에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온다. '가난한 이는 내일의 돈을 생각하고 부자는 10년 뒤의 돈을 생각한다.' 정확히 이런 표현은 아니였지만,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당장 내일의 10만원을 벌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와 10년 뒤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는 분명히 나에게 있다. 당장 내일 일당을 벌기 위해 움직이면서 10년 뒤에 나를 위해 읽는 한 자의 책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충고일 것이다.

'그레이엄'은 투자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상식 밖의 숫자를 너무 좋아하지 말라.'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적인 투자자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 평균 투자 수익이 30%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고 있는 투자 수익은 2배는 기본이오, 10배 까지 보고 있지 않은가. 최근 비트코인의 사례처럼 말이다. 그런 투자수익을 얻는 사람이 없냐면 그렇진 않다. 극 일부의 사람은 분명 적은 금액으로 10배 혹은 100배 이상의 수익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능력'이 아니라 '행운'에 가깝다. 우리는 그런 '스타'를 바라보기 때문에 매순간에 일희일비하지만, 실제로 투자에서 가장 오랫동안 해야 할 일은 '투자'를 하는 행위보다 기다리는 행위다. 기다리는 행위가 9할은 넘어서야 수익을 맛보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진득한 투자수익 보다 상식 밖의 숫자가 운 좋게 나에게 다가와 주기를 바란다. 실력이 아니라 행운에 자신의 자산을 걸어 놓고 있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인 샘이다. 일단 거금을 걸어 놓고, 홀짝을 맞추는 일종의 바카라 게임 처럼 많은 사람들의 돈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때 그들의 돈에 일정 수익이 붙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전문가로 칭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돈 공부'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독서 권장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책을 읽는다면 저절로 부자가 되진 않겠지만, 부자들의 대부분이 책을 즐겨 읽는 이유가 분명하다고 말하며, 꼭 경제에 관한 책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앞서 말한대로 인문학, 역사,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다독의 좋은 이유는 이런 이유다. 나의 아는 친구는 한 달에 한 권 내지, 두 권 정도의 책을 읽는데, 사실 내가 책을 많이 읽다보니 좋은 책이라고 소문을 듣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좋지 못했던 경우가 있고 아무도 찾지 않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자극을 주는 책들이 있다. 이런 책을 만나는 경우는 솔직히 말하자면 '운'이 팔할이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은 현재의 내 관심사와 지적 능력에 상관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의 추천보다 막상 읽어봐야 아는 경우가 많다. 만약 한 달에 두어권의 책을 읽을 경우에는 내가 좋은 책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나와 같이 한 달에 십 수 권을 읽으면 이 처럼 좋은 책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 하다. 사실 1년에 10권의 책을 읽는데 그 중 5권의 책이 좋지 못했다면 실제로 나에게 도움을 주는 책은 5권 밖에 되지 않는데 그렇게 30년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책은 향후 30년간 150권에 불과하다. 즉, 나의 30년 간 나를 가르친 스승이 150명 남짓 이지만, 다독을 하게 된다면 한 달 20권 중 10권이 좋은 책이라면 단지 1년 하고도 3개월이면 다른 이들이 평생에 걸쳐 만나게 될 좋은 스승을 모두 만나보는 샘이 된다.

책에서는 물론 '돈'에 관련해 독서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흔히 속물적인 이미지인 '돈'이지만, '돈'은 풍요를 상징하고 '빈곤'에 비해 '풍요'가 나쁠 까닭은 전혀 없다. '돈'이 없다고 불행하거나,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불행하거나 행복할 확률이 비슷하다고 할 때, 굳이 돈 없이 행복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돈이 없으면 자신이 필요 없는 부를 나눠 줄 능력이 부재이지만, 돈이 있고 행복하며 자신이 부가 필요 없다면, 필요한 누군가에게 배풀어줄 수 있는 능력은 '옵션'이 된다. 즉, 돈은 '선'에 영향을 직접적을 줄 수 있는 샘이기도 하다. 부자가 되려면 열심히 노동을 하여 차곡 차곡 현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부자는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순간에도 쌓이는 부'를 말한다.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가 아니라 '자산가'들이 부자가 된 이유는 자산가들이 잠을 자고 있는 순간에도 공장에서 쉼 없이 쏟아져 나오는 '생산물' 때문이다. 즉 자동화 시스템이다. 노동가들이 잠을 자는 동안 쉬지 않고 움직이는 공장의 기계들이 자산가의 '자산'이며 즉,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나를 위해 움직여 줄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주의가 아니라면 당연히 노동자보다 자산가가 더 많은 부를 축척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즉, 얼마나 더 많이 일할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덜 일하고 많이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기술자'들에 의해 세상은 발전해왔다. 돈 공부란 이렇게 달려져 가는 세상을 미시적 관점이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느냐, 마느냐도 물론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이지만 정치적 이슈를 넘어 그 최저 임금이 언제까지 나의 삶을 지탱해 줄 도구가 될지를 살펴봐야 한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이용하여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높은 최저 임금은 나를 도와주는 무기에서 나를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한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언제든지 상황과 현실에 따라 변하는 순간을 이해하기 위해선 더 넓은 의미해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가끔 어른들은 '게을러지지 말라'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어떠한 의미에서 사람은 게을러 지고자 발전했다. 더 게으른 사람이 더 많은 부를 축적했다. 10리를 이동하기 위해 도보로 열심히 걸었던 사람과 '자동차'를 이용한 사람들 중, 편하게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사람을 욕하는 사람은 없다. 결국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더 부지런해야 되고 다시 어떤 면에서 게을러져야 한다. 이 책에서의 핵심은 돈의 감각은 탄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며, 이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독서'라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책장의 글씨를 살펴보던 서생이 행동력이 없다면 별 볼 일 없는 샌님일 뿐이지만, 그런 샌님이 행동력을 갖게 될 경우에는 어떤 부지런한 개인보다 더 빠르고 많이 세상을 바꿀 부자가 된다.

이 책은 제목이 참 단조롭지만, 그저 돈 벌기 위해 악착 같은 사람이라면 '왜 독서를 해야하는지'를 깨워주는 좋은 교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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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청소년을 말하다 - 31인 31색 청소년이 말하는 0924 이야기
이종승 외 지음 / 청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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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잊으면 스승이 많아진다.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나이 어린 사람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 것들은 나약하고 철이 없다.'

이 말은 청동기 시대에 주재료인 '주석'을 얻기 위해 먼 거리를 목숨걸고 거래하던 상인이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들을 일컬어 했던 편지 내용의 일부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예전에는 혼자서 가뿐하게 돌을 들어 적에게 던지곤 했는데 요즘 젊은 것들은 둘이 달라 붙어도 던지지 못할 정도로 나약하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1331년 여름, 어떤이는 중세시대의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요즘 것들은 답이 없다."며 한탄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 내용엔 '요즘 대학생들은 선생들 위에 서고 싶어하고, 뭘 배우려는 의지도 없다. 친구들과 마을을 쏘다니거나 집에 틀어박혀 빈둥거리며 기껏하는 짓이 연애편지 쓰는 일이다. 성당에는 신앙심 보다는 여자나 꼬시러 다니고, 잡담이나 하려고 한다. 교단에서 받은 학자금을 술집과 파티, 놀이에 흥청망청 써버린다.' 등의 요즘 것들에 대한 악담이 작혀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문명의 발달은 요즘 것들이 주도해가며 더 공정하고, 평화로우며 번영을 이룩했다. 기원전 1700년에 수메르 시대 점토판이 발견되어 해석을 해보니 '요즘 것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인간은 탄생 직 후 부터 진화의 과정 중 '버릇이 없어지고 나약해지며 답이 없어지는 존재'가 되는지도 모른다. 회식자리에서 혹은 군대 선임으로 부터 '라떼는 말이야~'하고 예전 자신이 힘들었던 일을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의 고생을 밑으로 부터 인정 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렇게 고생했는데, 너는 편한 줄 알어!'의 말 뒷 편에는 '부럽다.'를 애둘러 표현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 속담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살면서 다음 겪게 될 고통을 대비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고생'을 선택하는 일이라면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만약 짧은 인생을 살면서 고생없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굳이 고생을 할 필요 또한 없는지도 모른다. 청동기 시대에 등이 휘어질만큼 무거운 주석을 어깨 위로 옮겨지고 돌밭을 거늘던 상인의 노고는 지금에 와서는 '비효율'일 뿐이다. 고생을 인정하라면 인정할 수 있겠지만, 결과를 보자면 비효율적인 고생일 뿐이라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아프지 않는 것이 제일 좋고 가능하다면 상쳐받거나 고생하지 않으면 좋다.

꼰대들의 이야기인 '라떼는 말이야~' 뒤에 항상 따라오던 이야기의 대부분은 '비합리적이고 비능률적이며 비정의스러운 수고스러운 일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런 꼰대들의 '나는 고생 좀 했다.'는 칭얼거림에는 '그러셨군요. 대단하세요.'라고 대답해주고 위로해 줄 뿐, '그것을 답습하겠습니다.'는 정답이 되선 안된다.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에는 '나는 이렇게 했다.'의 글이 많이 들어가 있다. 세상의 풍파를 겪고 성공의 길로 들어선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분명하게 있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은 몹시 다르다. 이 책은 31명의 청년들이 글을 모아 자기보다 조금 더 어린 친구들에게 자신의 열정과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세상에 기가 죽고 굴복해 있는 청소년들이 새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라떼는 말이야, 공부하려고 산 두 개는 넘었어!!!' 식의 다그침이 아니라, 현실적인 조언과 '너처럼 나도 힘들단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가 필요하다. 책의 저자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거 어린 분들이다. 그들의 인생에서 분명 '대학입학'이나 '취업'과 같은 인생의 굴곡 중 나름의 성취가 담겨져 있다.

"사회적으로 그들이 업적을 이루었냐?"라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다.'라고 답해야한다. 아직 그들은 청년이며 인생의 출발점에서 첫걸음을 겨우 뗀이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출발 선 뒤에서 긴장하고 있는 대기 선수의 마음을 가장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결승선에 1등으로 도착하여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이가 아니라, 방금 전까지 대기자 순번을 기다리다가 이제 출발선에서 시작한 이들의 진실성있는 조언이다. 책은 31인의 에세이가 담겨져 있다. 어떻게 어린시절을 보냈고 어떻게 청년이 되었는지를 말한다. 그들은 그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불안한 청소년에게 '걱정하지마. 나도 이렇게 하고 있어!'를 말해준다. 31인의 필체는 각기 다양하여 읽는데도 재미가 있다. '아인슈타인', '빌게이츠', '워렌버핏'과 같은 세계적인 천재가 언제든지 그들의 비교대상이 되고 편해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해진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전 시대의 뼈 있는 조언은 '잔소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보다 어린 저자들의 이야기에 잊혀져 있던 열정이 솓아 났다. 이들은 청소년을 위한 조언을 했지만, 이 책을 읽은 내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실제 '나이'라는 편견의 벽에 가로 막혀 제 스승도 못 알아 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이 처럼 나를 자극시켜준 31명의 저자 중 하나를 만난다면, '라떼는 말이야~, 요즘 것들은...' 하고 선생에게 쓴소리를 날리지는 않을지 나의 언행을 돌이켜 살펴야한다는 경각심도 생긴다.

작가 하나 하나의 스토리가 모두가 존경받아 마땅하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때로는 굉장히 평범하기도 하고, 때로는 굉장히 비범하기도 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위인'은 들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나이와 시간, 상황에 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하나에 모두 사연이 있고 스트레스가 있고 고민도 있다. 가끔 표면에 걸러져 보이지 않는 내면을 편협한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나를 되돌아보고 다시금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고 다시 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좋은 책이다. 책은 400쪽이 조금 넘는 책이었지만 31개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 지루하지 않는다. 이처럼 글로 표현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졌을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출판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쁘고 이와 같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많은 이들의 책이 꾸준하게 출판되기를 간절하게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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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기계에서 벗어나 - AI가 바꾸는 세상과 인간의 미래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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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 AI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대규모 살상 무기인 원자폭탄은 현재 엄청난 인류에게 커다란 혜택을 주고 있는 발전소로 활용되기도 하고 연쇄살인범의 허리춤에 차여 있는 식칼은 본래 사람을 살리는 요리사의 손에 들려 있기도 하다. 인간을 대규모로 공포로 몰아 넣는 '균'이 있는가 하면 인간의 몸속에서 소화를 돕는 유산균의 존재도 있고 남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총은 경찰의 허리춤에서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최초 자동차가 발명 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동차는 인간의 안녕을 위협할 존재의 탄생이라고 여겼다. 산업혁명 이 후 노동자들의 입지를 설명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러다이트 운동'은 4차 산업혁명 이 후의 우리를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역사 중 하나다.

기계들이 노동자의 일을 대신해버린다. 이는 인간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이고 사회의 악이 될 것이다. 그래야만 노동자들이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된다. 기계를 부숴버리던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오래 전 이야기 같지만 불과 19세기에 일어났던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기계로부터 일자리를 빼앗기지도 않았고 노동자의 기본권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보장되었다. 우리는 가끔 기계를 때려 부수던 러다이트 운동의 노동자들처럼 혹은 처음 자동으로 움직이는 '수레'(자동차)를 만났을 때처럼, 새로운 문명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불안감은 또 다시 '인간의 안녕과 존엄'을 위협할 존재들로 규정되어진다. 이런 불안감은 그저 그런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제일의 부자라고 일컬어지는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호킹'를 포함해 다수의 지식인과 자본가들에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은 새로운 문명의 과도기에 했던 불안감을 항상 극복하고 이를 현명하게 다스릴 수 있는 '법적 제도'를 이용하여 그것들을 사회의 제도권 안에서 현명하게 다스리기 시작했다.

AI에 대한 불안감은 그간 다른 위협들과는 차원이 다른 불안일지도 모른다. 지금 것 인간의 '물리적 노동력'과 에너지 정도를 대체하던 것들을 넘어서 '지적 능력'까지 대체 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역시나 인간이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책은 '인간'이라는 포유류에서의 사람속인 '호모사피엔스'가 맞이하게 된 다음 문명의 세계를 이야기 한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배경지식과 상식을 소개하며 독자가 AI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고 과거를 돌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의 어느 부분에서는 중국의 '선전'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나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맞이하는 대중 매체는 대부분 미국과 같은 시각으로 맞이 하는 편이지만, 실제 4차 산업에서 미국을 위협하고도 남을 정도의 국가는 '중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부정적인 내용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이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가령 포화상태에 이른 중국지방정부의 부채나 기업부채를 이야기하며 중국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의 저력을 과소평가 할 수 만은 없다. 빅데이터란 PC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 이용 중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인 데이터를 이용하는 일이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2020년 12월 기준 9억 8천 만 명이다. 또한 인터넷 보급률은 70.4%에 이르고 이 중 대다수는 모바일을 이용한다. 중국은 길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QR코드를 사용하여 결제를 할 만큼 모바일의 일반화가 이루어졌다. '통제'를 명분으로 이루어진 '얼굴인식'과 '데이터 분석' 능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 중국 내륙에서의 기준 뿐만 아니라 세계를 움직이는 또다른 힘은 '화교'와 중국외 중국인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중국인이 없는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의 인구는 3억 2천만, 유럽의 인구가 7억 4천만, 일본과 한국의 인구가 1억 8천만 정도가 되니, 이를 합치면 중국 단일 국가에서의 인터넷 이용자수 9억 8천만은 실로 엄청나다. 미국, 유럽, 한국, 일본의 모든 인구가 12억 4천이 고작이니, 그들 모두가 인터넷 이용자라고 하더라도 중국과 비교하기 힘들다.

물론 구매력이 다른 인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빅데이터의 효용은 단순하게 즉각적인 '실용성'보다는 '인간 내부에 대한 탐구'가 우선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앞으로의 잠재력은 무시 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라는 강대강 국력 기싸움이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미국에서 일방적으로 일어난 것에 기인할 수 있다. AI가 인간을 닮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이다. AI의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결국 '인간'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물리적 노동력'의 잠재력으로만 봤던 무자비한 인구수가 결국 '현대의 원유'라고 부르는 빅데이터의 기반이 된 샘이다. 사실상 '빅데이터'는 정보의 수집이다. 이에는 '규제'와 '인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민주주의 보다는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얼핏 기본소득에 관해 유럽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는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도 이슈가 될 만큼의 이슈이다. AI와 기계에 의해 생산성을 잃게 된 인류를 위한 사회는 어떻게 유지해야할까? 지금껏 그에 대한 대응으로 '기본소득제'의 대안이 될 만한 아이디어가 없다.

생산력을 잃은 인간이 구매력까지 잃지 않기 위해 국가에서 일정 소득을 채워 넣는다는 개념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사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책은 '중국과 인공지능'에 대해 그 '주'는 아니지만, 내가 읽어 본 바에 의하여 이 책이 제시하는 여러 근거 중 몇 가지가 다른 책들과 적절하게 융합하여 앞으로 중국과 AI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시대와 AI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특이한 점으로는 저자의 소개가 뒷 편에 있다는 것이다. 책을 처음 집었을 때 당연히 저자 소개가 책의 앞 쪽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앞 쪽에는 들어가는 말이 있었을 뿐이라 저자의 소개를 한참이나 뒤적겨렸다. 책은 자신이 인터뷰한 내용들을 근본으로 여러가지 앞으로의 미래 인간과 AI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인이다. 일본 최고 부자인 손정의 회장은 최근 비전펀드를 통해 240조 원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모두 AI와 같은 미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투자이다. 이처럼 인류역사상 유래없는 규모의 투자를 진행함에 있어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손정의는 일론 머스크와 더불어 괴짜 자산가로 유명하다. 그들의 횡보는 자칫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고 욕을 먹었지만 보기 좋게 성공해 내기도 했다. 일본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중 가장 도태되고 있는 주요국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이처럼 제3의 눈에서 미래에 대한 관심을 꾸준하게 갖고 있는 국가라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별 연관은 없지만 불현듯 비전펀드와 일본인 작가가 어딘가 공통사가 있어 떠오른 대목이기도 했다.

얼마전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에이트'는 흥미를 위한 가볍고 재밌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이야기 했다면, 이 책은 그 이야기에 이어 여러가지 근거와 논리를 시각을 다양하게 해 줄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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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 세월과 내공이 빚은 오리진의 힘
박찬일 지음, 노중훈 사진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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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란 무언인가?' 대략 한자어로 그 의미를 추론해 볼 수 있지만 내가 자주 사용하던 어휘는 아닌 듯 하다. 책은 '노포'가 무엇이고 우리에게 문화나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시작으로 글의 포문을 연다. 삼겹살, 생등심, 돈까스, 호프 등 우리나라의 외식업이 다양해진 것과 중국집 배달음식을 비롯해 음식업이 서비스 산업으로 확대 된 것은 88올림필을 기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 배달문화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중국집 배달 서비스'는 우리가 얼마나 '미래 산업'에 최적화 된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의 배달 서비스 이용률은 세계 1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와 음식 주문 플래폼이 세계적인 추세를 이루고 있는 현재, 한국은 누가 뭐래도 세계를 선도해 가는 음식 문화 강국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세계의 흐름에 발 빠른 데는 '후대의 기민성'만으로는 결코 부족하다. 이 책은 이런 대한민국 요식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과거와 현재'를 먼저 이야기한다.

'노포'라는 것은 오래 된, 혹은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를 말한다. 흔히 우리가 이런 문화를 떠올리자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서 이미지화 되는 국가는 '일본'이다. 수 대의 가문을 이어가며 전통을 잇고 있다는 일본의 '노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방영하고 했다. 그럴 때마다 부러웠던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그런 노포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한 맛집을 소개하는 다른 음식책과는 많이 다르다. 이 책이 타겟으로 하고 있는 점포들은 '맛집'이 아니라 '노포'다. 즉, 자본과 마케팅으로 출판된 책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단골'로 그 정체성을 증명하는 곳들이다. 요즘은 너무나 음식점 광고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보니 어떤 광고가 진짜 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음식값 몇 푼 정도에 일정 원고료 정도면 맛이 없는 음식점도 맛집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어떤 정보가 정확한지 알 수 없는 차라 음식집 추천하는 글이나 책은 신용하기 조금 껄끄럽기도 하다. 특히 방송국에서 관련 이슈가 있었던터라 더욱 그런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점포'는 그 역사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우리나라에 '노포'가 많지 않은 이유는 '극변하던 근현대사'가 한 몫했다. 우리는 식민지배를 당하고 세계 전쟁 규모의 전쟁을 내륙에서 겪은 많지 않은 나라 중 하나이며, 군사독재와 IMF로 인한 국가 파산을 경혐했던 국가다. 그 숱한 역사의 파란을 흔들리지 않고 맞이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여차하면 경영 위기로 문을 닫는 회사와 식당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노포'들은 오랜시간을 자리하며 대한민국의 근현대를 통채로 맞아 들였다. 그러면서 음식의 맛을 유지하고 편법이나 요령 없이 꾸준하게 초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책은 단순하게 맛에 관한 설명만 있지 않다. 그 노포에서 다루는 음식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함께 설명하고 그 노포의 역사와 문화 또한 함께 설명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는 말이있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도 많은 즐거움과 배움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지역으로 떠나기 전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생각해보자면 '무엇을 먹어야 할 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다보면 서울, 부산, 제주, 속초를 비롯해 여러 군데를 방문하며 음식을 한 접시씩 먹은 느낌이 든다. 노포의 음식과 철학 그리고 역사를 설명하는데 벌써 전국 일주를 한 느낌이 든다.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서울과 경상도, 제주도, 강원도 지역의 노포를 방문하면서 글을 썼지만, 전라도 지방에 관한 글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사실 여러가지 이유로 많은 전통을 자랑하던 '노포'들을 기만하는 일을 벌여오고 있었다. 그에 노포들은 취재에 불응하는 경우가 많았고, 맛의 고향이라는 전라도 지방이 그러한 이유로 책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점은 작가 님의 아쉬움 만큼 나도 아쉽기도 했다.

어린시절 업무차 전국의 모든 곳을 돌아야 했던 경우가 있다. '서울'부터 가까운 경기도 일대,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대소도시를 방문했었는데 그 때마다 각 지역의 맛집을 방문하곤 했다. 우리나라는 몹시 작은 나라지만 지역마다 음식의 특색이 확실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전국 일주의 테마가 '음식'으로만 정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될 법한 상당히 매력적인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한 노포들 중 몇 군데는 내가 다녀봤을까 싶었지만 아쉽게도 내가 방문한 지역은 지금 살고 있는 '제주'를 포함해서도 한군데도 없었다. 꼭 방문해야겠다고 다짐이 드는 곳들도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는 앞서 말했듯 예전에 봤던 일본의 음식점 다큐멘터리가 생각이 났다.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 않은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구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오랜기간 터줏대감으로 그 자리를 지켜내면서 오랜 풍파를 맞이한 그들은 결코 음식을 '때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돈 때문에 창업한다는 요즘 우리네'의 잘못된 근성이 아닌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 학생인 아들이 있기 때문에 술을 팔지 않기로 하여 지금까지 술을 판매하지 않는 식당부터 시작하여, 조금만 요령을 피워도 마진을 크게 남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집스러운 철학으로 일관하는 주인들... 또한 쉬는 날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삶'의 정체성을 '노포'에 묻어 놓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대한민국이 자리하고 있지 않나 싶다. 요즘 우리는 우리의 세계적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옛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는다.

'온고지신',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 것을 미루어 짐작함. 세계로 뻣어나가는 우리의 위상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근간에서 받치고 있는 오랜 고목나무 뿌리 같은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책은 여타 맛집 소개와 차원이 다른 깊이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노포'를 더욱 찾고 발굴하여 더 오랜 전통이 고수될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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