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잊으면 스승이 많아진다.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나이 어린 사람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 것들은 나약하고 철이 없다.'
이 말은 청동기 시대에 주재료인 '주석'을 얻기 위해 먼 거리를 목숨걸고 거래하던 상인이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들을 일컬어 했던 편지 내용의 일부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예전에는 혼자서 가뿐하게 돌을 들어 적에게 던지곤 했는데 요즘 젊은 것들은 둘이 달라 붙어도 던지지 못할 정도로 나약하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1331년 여름, 어떤이는 중세시대의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요즘 것들은 답이 없다."며 한탄했다는 내용도 있다. 그 내용엔 '요즘 대학생들은 선생들 위에 서고 싶어하고, 뭘 배우려는 의지도 없다. 친구들과 마을을 쏘다니거나 집에 틀어박혀 빈둥거리며 기껏하는 짓이 연애편지 쓰는 일이다. 성당에는 신앙심 보다는 여자나 꼬시러 다니고, 잡담이나 하려고 한다. 교단에서 받은 학자금을 술집과 파티, 놀이에 흥청망청 써버린다.' 등의 요즘 것들에 대한 악담이 작혀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문명의 발달은 요즘 것들이 주도해가며 더 공정하고, 평화로우며 번영을 이룩했다. 기원전 1700년에 수메르 시대 점토판이 발견되어 해석을 해보니 '요즘 것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인간은 탄생 직 후 부터 진화의 과정 중 '버릇이 없어지고 나약해지며 답이 없어지는 존재'가 되는지도 모른다. 회식자리에서 혹은 군대 선임으로 부터 '라떼는 말이야~'하고 예전 자신이 힘들었던 일을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의 고생을 밑으로 부터 인정 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렇게 고생했는데, 너는 편한 줄 알어!'의 말 뒷 편에는 '부럽다.'를 애둘러 표현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 속담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살면서 다음 겪게 될 고통을 대비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고생'을 선택하는 일이라면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만약 짧은 인생을 살면서 고생없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굳이 고생을 할 필요 또한 없는지도 모른다. 청동기 시대에 등이 휘어질만큼 무거운 주석을 어깨 위로 옮겨지고 돌밭을 거늘던 상인의 노고는 지금에 와서는 '비효율'일 뿐이다. 고생을 인정하라면 인정할 수 있겠지만, 결과를 보자면 비효율적인 고생일 뿐이라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아프지 않는 것이 제일 좋고 가능하다면 상쳐받거나 고생하지 않으면 좋다.
꼰대들의 이야기인 '라떼는 말이야~' 뒤에 항상 따라오던 이야기의 대부분은 '비합리적이고 비능률적이며 비정의스러운 수고스러운 일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런 꼰대들의 '나는 고생 좀 했다.'는 칭얼거림에는 '그러셨군요. 대단하세요.'라고 대답해주고 위로해 줄 뿐, '그것을 답습하겠습니다.'는 정답이 되선 안된다.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에는 '나는 이렇게 했다.'의 글이 많이 들어가 있다. 세상의 풍파를 겪고 성공의 길로 들어선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분명하게 있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은 몹시 다르다. 이 책은 31명의 청년들이 글을 모아 자기보다 조금 더 어린 친구들에게 자신의 열정과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세상에 기가 죽고 굴복해 있는 청소년들이 새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라떼는 말이야, 공부하려고 산 두 개는 넘었어!!!' 식의 다그침이 아니라, 현실적인 조언과 '너처럼 나도 힘들단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가 필요하다. 책의 저자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거 어린 분들이다. 그들의 인생에서 분명 '대학입학'이나 '취업'과 같은 인생의 굴곡 중 나름의 성취가 담겨져 있다.
"사회적으로 그들이 업적을 이루었냐?"라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다.'라고 답해야한다. 아직 그들은 청년이며 인생의 출발점에서 첫걸음을 겨우 뗀이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출발 선 뒤에서 긴장하고 있는 대기 선수의 마음을 가장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결승선에 1등으로 도착하여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이가 아니라, 방금 전까지 대기자 순번을 기다리다가 이제 출발선에서 시작한 이들의 진실성있는 조언이다. 책은 31인의 에세이가 담겨져 있다. 어떻게 어린시절을 보냈고 어떻게 청년이 되었는지를 말한다. 그들은 그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불안한 청소년에게 '걱정하지마. 나도 이렇게 하고 있어!'를 말해준다. 31인의 필체는 각기 다양하여 읽는데도 재미가 있다. '아인슈타인', '빌게이츠', '워렌버핏'과 같은 세계적인 천재가 언제든지 그들의 비교대상이 되고 편해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해진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전 시대의 뼈 있는 조언은 '잔소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보다 어린 저자들의 이야기에 잊혀져 있던 열정이 솓아 났다. 이들은 청소년을 위한 조언을 했지만, 이 책을 읽은 내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실제 '나이'라는 편견의 벽에 가로 막혀 제 스승도 못 알아 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이 처럼 나를 자극시켜준 31명의 저자 중 하나를 만난다면, '라떼는 말이야~, 요즘 것들은...' 하고 선생에게 쓴소리를 날리지는 않을지 나의 언행을 돌이켜 살펴야한다는 경각심도 생긴다.
작가 하나 하나의 스토리가 모두가 존경받아 마땅하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때로는 굉장히 평범하기도 하고, 때로는 굉장히 비범하기도 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위인'은 들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나이와 시간, 상황에 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하나에 모두 사연이 있고 스트레스가 있고 고민도 있다. 가끔 표면에 걸러져 보이지 않는 내면을 편협한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나를 되돌아보고 다시금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고 다시 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좋은 책이다. 책은 400쪽이 조금 넘는 책이었지만 31개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 지루하지 않는다. 이처럼 글로 표현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졌을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출판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쁘고 이와 같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많은 이들의 책이 꾸준하게 출판되기를 간절하게 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