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양적완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사회. 어떤 사회가 급변하기에 너무나 완벽한 조건들이 겹치면서 우리는 대규모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이다. 형태가 다른 자산들의 가치가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면서 자본주의는 성장한다. 금의 가치가 오르기도 하고 달러의 가치가 오르기도 한다. 원유의 가치가 오르기도 하고 주식의 가치가 오르기도 한다. 이처럼 가치가 오르고 내기는 시기를 정확하게 맞춰 인플레이션이 만들어내는 '허상'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것이 투자이다. 우리는 어떤 시기에 어떤 자산의 가치가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 가치가 떨어지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간단한 '시장논리'를 이용해 보자면 어느정도의 대응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시장에 화폐가 많아지면 당연히 화폐의 가치는 떨어진다. 지금 시장의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시기다. 앞서 말한 저금리, 양적완화로 인해 떨어져야 할 화폐의 가치는 크게 변동이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화폐들이 마치 스펀지와 같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왜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갔을까?
2017년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이 됐을때, 주식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반대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대'를 겪으면서도 주춤 후 바로 상승을 이었다. 그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공화당과 트럼프의 주요 정책인 '법인세 인하'다. 미국의 주가 중 주요 거대 IT기업에 의해 주가가 상승했다. 애플이라는 일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GDP를 넘어서는 관경을 보자니 현대판 '동인도회사' 같은 느낌이 든다. 아시아에서 값싼 원자재와 노동력을 제공받고 국가의 규모를 넘어서는 '동인도 회사' 말이다. 동인도 회사는 '자본주의'의 역사 중 하나다. 다른 형식의 자본주의로 발전하는 단계에 이런 거품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부풀러 올라가던 거품이 터지면서 우리의 자본주의는 항상 새로운 방향으로 성숙해 갔다. 그럼 우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자본주의의 미래는 무엇일까? 돈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경제, 역사와 인문학을 비롯해 사회학, 심리학 등 한 두 가지의 전공만으로는 어렵다. 그 때 필요한 것은 바로 '융합'이다. 경제와 역사, 인문학, 사회학, 심리학 등을 고루 이해하고 있는 소수의 선구자들의 그 흐름에 앞서 탈 것이다.
책의 제목은 '돈공부'다. 돈은 세상을 움직이는 '혈액'과도 같다. 결국은 돈을 공부한다는 것은 '세상'을 공부하는 것이고 '세상'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분명하게 필요하다. 책의 들어가는 말 처럼 '돈'이란 미시적인 관점에서 누군가에게는 생존이고 누군가에게는 버티는 수단이고 누군가에게는 계획아다. 다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자면 '돈'은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이다. 개울의 흐름에 상다한 영향을 받고 사는 송사리들은 자신의 나아갈 수 있는 방향과 거리를 한정해 두고 살지만 큰 흐름을 알고 있는 거대한 고래나 상어들은 작은 흐름을 여의치 않는다. 잠시 반대방향으로 흘러 들어오는 민물에 눈을 감을 수 있는 담대함은 거대한 흐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꽃샘 추위에 겨울을 준비하는 것과도 같다. 책의 어느 부분에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온다. '가난한 이는 내일의 돈을 생각하고 부자는 10년 뒤의 돈을 생각한다.' 정확히 이런 표현은 아니였지만,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당장 내일의 10만원을 벌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와 10년 뒤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는 분명히 나에게 있다. 당장 내일 일당을 벌기 위해 움직이면서 10년 뒤에 나를 위해 읽는 한 자의 책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충고일 것이다.
'그레이엄'은 투자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상식 밖의 숫자를 너무 좋아하지 말라.'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적인 투자자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 평균 투자 수익이 30%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고 있는 투자 수익은 2배는 기본이오, 10배 까지 보고 있지 않은가. 최근 비트코인의 사례처럼 말이다. 그런 투자수익을 얻는 사람이 없냐면 그렇진 않다. 극 일부의 사람은 분명 적은 금액으로 10배 혹은 100배 이상의 수익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능력'이 아니라 '행운'에 가깝다. 우리는 그런 '스타'를 바라보기 때문에 매순간에 일희일비하지만, 실제로 투자에서 가장 오랫동안 해야 할 일은 '투자'를 하는 행위보다 기다리는 행위다. 기다리는 행위가 9할은 넘어서야 수익을 맛보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진득한 투자수익 보다 상식 밖의 숫자가 운 좋게 나에게 다가와 주기를 바란다. 실력이 아니라 행운에 자신의 자산을 걸어 놓고 있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인 샘이다. 일단 거금을 걸어 놓고, 홀짝을 맞추는 일종의 바카라 게임 처럼 많은 사람들의 돈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때 그들의 돈에 일정 수익이 붙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전문가로 칭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돈 공부'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독서 권장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책을 읽는다면 저절로 부자가 되진 않겠지만, 부자들의 대부분이 책을 즐겨 읽는 이유가 분명하다고 말하며, 꼭 경제에 관한 책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앞서 말한대로 인문학, 역사,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다독의 좋은 이유는 이런 이유다. 나의 아는 친구는 한 달에 한 권 내지, 두 권 정도의 책을 읽는데, 사실 내가 책을 많이 읽다보니 좋은 책이라고 소문을 듣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좋지 못했던 경우가 있고 아무도 찾지 않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자극을 주는 책들이 있다. 이런 책을 만나는 경우는 솔직히 말하자면 '운'이 팔할이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은 현재의 내 관심사와 지적 능력에 상관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의 추천보다 막상 읽어봐야 아는 경우가 많다. 만약 한 달에 두어권의 책을 읽을 경우에는 내가 좋은 책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나와 같이 한 달에 십 수 권을 읽으면 이 처럼 좋은 책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 하다. 사실 1년에 10권의 책을 읽는데 그 중 5권의 책이 좋지 못했다면 실제로 나에게 도움을 주는 책은 5권 밖에 되지 않는데 그렇게 30년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책은 향후 30년간 150권에 불과하다. 즉, 나의 30년 간 나를 가르친 스승이 150명 남짓 이지만, 다독을 하게 된다면 한 달 20권 중 10권이 좋은 책이라면 단지 1년 하고도 3개월이면 다른 이들이 평생에 걸쳐 만나게 될 좋은 스승을 모두 만나보는 샘이 된다.
책에서는 물론 '돈'에 관련해 독서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흔히 속물적인 이미지인 '돈'이지만, '돈'은 풍요를 상징하고 '빈곤'에 비해 '풍요'가 나쁠 까닭은 전혀 없다. '돈'이 없다고 불행하거나,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불행하거나 행복할 확률이 비슷하다고 할 때, 굳이 돈 없이 행복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돈이 없으면 자신이 필요 없는 부를 나눠 줄 능력이 부재이지만, 돈이 있고 행복하며 자신이 부가 필요 없다면, 필요한 누군가에게 배풀어줄 수 있는 능력은 '옵션'이 된다. 즉, 돈은 '선'에 영향을 직접적을 줄 수 있는 샘이기도 하다. 부자가 되려면 열심히 노동을 하여 차곡 차곡 현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부자는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순간에도 쌓이는 부'를 말한다.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가 아니라 '자산가'들이 부자가 된 이유는 자산가들이 잠을 자고 있는 순간에도 공장에서 쉼 없이 쏟아져 나오는 '생산물' 때문이다. 즉 자동화 시스템이다. 노동가들이 잠을 자는 동안 쉬지 않고 움직이는 공장의 기계들이 자산가의 '자산'이며 즉,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나를 위해 움직여 줄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주의가 아니라면 당연히 노동자보다 자산가가 더 많은 부를 축척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즉, 얼마나 더 많이 일할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덜 일하고 많이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기술자'들에 의해 세상은 발전해왔다. 돈 공부란 이렇게 달려져 가는 세상을 미시적 관점이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느냐, 마느냐도 물론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이지만 정치적 이슈를 넘어 그 최저 임금이 언제까지 나의 삶을 지탱해 줄 도구가 될지를 살펴봐야 한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이용하여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높은 최저 임금은 나를 도와주는 무기에서 나를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한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언제든지 상황과 현실에 따라 변하는 순간을 이해하기 위해선 더 넓은 의미해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가끔 어른들은 '게을러지지 말라'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어떠한 의미에서 사람은 게을러 지고자 발전했다. 더 게으른 사람이 더 많은 부를 축적했다. 10리를 이동하기 위해 도보로 열심히 걸었던 사람과 '자동차'를 이용한 사람들 중, 편하게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사람을 욕하는 사람은 없다. 결국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더 부지런해야 되고 다시 어떤 면에서 게을러져야 한다. 이 책에서의 핵심은 돈의 감각은 탄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며, 이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독서'라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책장의 글씨를 살펴보던 서생이 행동력이 없다면 별 볼 일 없는 샌님일 뿐이지만, 그런 샌님이 행동력을 갖게 될 경우에는 어떤 부지런한 개인보다 더 빠르고 많이 세상을 바꿀 부자가 된다.
이 책은 제목이 참 단조롭지만, 그저 돈 벌기 위해 악착 같은 사람이라면 '왜 독서를 해야하는지'를 깨워주는 좋은 교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