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풍수 - 대한민국 1% 부자의 길로 가는
고제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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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걸지령(人傑地靈)'이라는 말이 있다. 땅이 좋아야 훌륭한 인물이 난다는 말이다. 단순히 땅의 영험한 기운이 인간의 기운에 영향을 미쳐 사람의 길흉화복이 결정된다고 말하지 않는 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전쟁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건 '지리'였다. 일본과 영국이 섬이라는 특수성을 딛고 세계의 대륙으로 뻣어 나갈 수 있었던 건, '지리'의 특징 때문이다. 침입자가 적고 스스로 준비가 돼었을 때야 밖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지리의 특징이 세계사를 바꾸었다. 우연한 소빙기에 세력을 확장했던 몽고는 넓은 초원지대가 넓어지는 세계적 기후의 추세를 맞춰 성장 했으며, 해양 세력과 대륙 세륙의 중간에 있는 이탈리아나 한반도는 외세의 침략이 잦은 곳이기도 했다.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선생의 생가는 경상남도 의령군이다. LG 구인회 회장도 경상남도 의령군이다. 효성 조홍제 창업주도 경상남도 의령일대이다. 이 셋은 모두 진주 지수 초등학교 1회 졸업생이다. 이런 우연이 가능할 수 있을까? 예전에 읽었던 책인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피터 자이한'은 앞으로 세계의 흐름을 '인구 구조'와 '지정학'만 가지고 설명했다. 사실상 '미국'이라는 국가는 자신의 국경을 방위하기 위해 들여야할 고정적 소모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그런 이유로 주변 국가가 적대적일 수록 국경이 복잡할수록 그 피곤도는 높아진다. 풍수란 어쩌면 그런 인과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에너지나 기운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사용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고제희 작가'님의 글이다. 글의 대부분은 '부'에 연결되어 있다. 그의 이력은 참 흥미롭다. 그는 성균관 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풍수지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어쩌면 경제와 경영의 공부 확장 중 만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대학원 공부는 환경 생태공학이다. 또한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부동산과 관련된 내용이 비중이 있다. 그중 배수진을 친 아파트가 양기가 세므로 건가에 해롭고, 물을 등지고 있어 재물운이 약하다고 설명한다. 이런 글들을 만나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이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거지?'라는 생각을 품을 수 있다. 그에 그는 당연히 해결책을 남겨 두었다. 그 해결책은 수조에 물을 채운뒤 발코니에 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야기한 예시가 참 마음에 들었다. 중국에서도 재물을 불러온다는 이유로 현관 안쪽에 수족관을 설치한 뒤 금붕어를 키운다는 것이다. 사실 그런 이유는 금붕어 때문이 아니라 물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풍수지리가 과학과 전혀 상관 없는 학문이라고 치부한다.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동양의 철학들은 과학을 포용할 정도로 넓은 의미의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한의학은 음와 양으로 세계를 나누는 것을 기본으로 사람을 우주로 생각하여 치료에 임한다. 하지만 양의학에서 불치로 분류하는 일을 한의학에서 다스리기도 하고 도저히 과학적으로 설명불가능한 사건이나 현상을 동양 철학은 설명하기도 한다. 다시 따지고 들어가다보면, 그 현상들을 과학으로 다시 분석하여 설명해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청와대나 대기업 사옥 같은 경우는 풍수지리를 매우 신경 쓴다.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것 같은 집단들이 결국은 풍수지리를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딘지 모르게 조금이라도 작동할지 모르는 우리가 모를 영역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우리 과학이 모든 걸 설명하진 못한다. 하지만 과학을 맹신하기 때문에 모든걸 거부 할 수는 없다.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관상에 대해 신경을 쓰기도 하고 좋은 날이나 좋은 땅을 알아보기도 한다. 책에서는 명당이라는 이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장소의 창업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T 자형으로 길이 교차된 곳에 거물과 건물 사이에 도로가 이어진 형태의 위치는 흉하다고 한다.

풍수지리적으로 에너지의 흐름을 설명하기에 이해를 못하거나 허무맹랑한 미신이라고 치부 할 수 있지만, 이런 지형은 실제로 바람이 불기 쉽고 바람의 길을 따라 다른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가 옮겨 붙기 쉬운 위치라는 명확한 과학적인 분석도 자리를 할 수 있다. 삼각형 터에 사이에 두 길을 끼고 있는 건물은 또한 흉하다. 그 밖에 가로로 길쭉한 땅도 흉하다. 이는 방음의 문제도 분명 존재하고 도로에서 집 안이 들여다 보인다는 현대적 해석도 들어 맞는 대목이기도 하다.

고려 때, 남경인 서울에 궁을 지으려고 했던 정도전은 궁이 지어진 방향대로 북악산을 주산으로, 인왕산을 백호, 낙산을 청룡, 남산을 안산으로 삼는 임좌병향을 주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도전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경복궁은 중심 건물을 중심으로 광화문과 긍정전,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이 숭례문을 바라보고 남북의 중심축을 맞게 지어졌다고 한다. 이에 무학대사는 좌향이 잘못되서 국운이 쇠망할 것이라며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200년 후에 깨닫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200년 뒤에 왕자의 난, 세조의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이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났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모두 풍수지리의 해석으로만 하기에는 물론 역부족이다. 하지만 이는 분명 이렇듯 여러가지 해석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문자가 없던 시기, 중요한 내용은 분명히 구전되어져야 했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문자의 기록 없이 구전 되기 위해서는 외우기 쉬어야하며 상징성과 대표성이 있고 무엇보다 간략하며 재미가 있어야 한다. 곰과 호랑이가 동굴로 기어들어가 마늘과 쑥만 먹다가 곰이 웅녀가 됐다는 설화는 이렇듯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전달되어 우리의 역사를 어느정도 알렸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는 '비문명'사회에는 분명 구전되기 위해 모호하고 상징적인 표현을 써야만 했다. 성경과 불경 혹은 여러가지 설화들 또한 비슷한 이유로 '터무늬 없거나 비현실적인 사건들'이라고 치부할 내용들이 많아지는 이유에서이다. 풍수지리는 그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역시나 구전되어야 했고 빠르게 전파되어져야 했다. 그러기 위해 진리를 간략한 상징 속에 숨겨야 했다. 우리가 만나는 모호한 해석들은 이렇듯 조상들이 자신들의 지혜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고작해야 수 백 년 되는 과학의 역사가 수 천 년 혹은 수 만년의 문명을 지내온 동양의 지혜보다 우월할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땅을 겨울에 봐야한다는 간단하게 미신으로 치부할 법한 말들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겨울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들어내는 겨울은 '화장기' 없는 민낯을 드러내는 시기이다. 이런 시기가 되야 본래의 땅을 속속들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그 밖에 원룸에서의 풍수지리 도 설명해주고 있따. 침대 머리는 현관 쪽에 두지 말아야 하고 침대 머리를 창문 쪽에 두지 말아야 하며 붙박이장이 있는 위치에도 머리를 두면 안된다. 또한 어쩔 수 없이 그래야하는 경우에도 이를 방지하이 위해 암막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하는 것으로 비보책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저 집의 위치를 설명하고 현관의 위치를 설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원룸과 같이 현대인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을 주제로 풍수지리를 설명하니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펜트하우스의 경우에도 보기에만 좋고 사람들 사이에서의 인식을 제외하면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생체 리듬을 깨기도하고 지표면에 흐르는 자기장의 영향이 전혀 다른 쪽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이런 자기장에 의한 생체 리듬이 깨지게되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생리작용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이유로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가슴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증상을 겪는등 건강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또한 기업은 땅에서 10미터가 올라갈 수록 1.3헥토파스칼씩 낮아지는데 지상 50층의 경우면 평지보다 22헥토파스칼만큼 기업이 낮게 된다. 그리고 산소가 부족한 것도 비슷한 이유가 된다. 그런 이유로 아무리 큰 나무라고 하더라도 30미터 이상은 더 자라지 않는데, 그 이유는 지자기의 영향 때문이라고한다. 대략 7층 이상의 집에서는 그런 이유들이 적용된다고 한다.

제주에 살면 새로 지어지는 집들이 외지인들이 이사를 와서 사는 집인지, 제주도 토박이의 집인지 확인 가능하다. 이는 나 뿐만아니라 제주도민이라면 어느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끔 외지인들이 사는 집은 정말 낭만적이다.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고 남과 북으로 커다란 창이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좋은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도 확인해 준다. 제주도의 집들은 대부분 해풍을 이겨내야 하고 산을 타고 들어치는 바람을 막아내야한다. 그런 지혜가 제주도민들의 집에는 거의 대부분 적용이 되어져 있다. 하지만 해변가에 들어가보면 바닷바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제주의 펜션이나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대게 외지인들이 그곳으로 이사를 온다. 멋진 외제차들이 그 마당에 서 있지만, 강한 바람과 해풍으로 큰 창은 열어둘 수도 없고 멋진 외제차는 잦은 잔고장을 일으키곤 한다.

책은 그 외로도 너무나 유용한 내용을 그림 설명과 함께 해준다. 그리고 비보책을 항상 알려준다. 간단한 호기심에서 읽어봤던 이 책이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니 꽤나 유용하고 일리가 있기도 했다. 그냥 미신으로 치부해버리던 관상, 풍수지리학 등의 학문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숨겨놓은 지혜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읽어두어도 좋은 도움이 될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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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낙타는 사막을 건너지 못한다 - 아부다비에서 찾은 인생이라는 사막을 여행하는 법
김지광 지음 / 청년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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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시적이다. 표지부터가 요즘 '핫'하다는 에세이 표지스럽다. 어딘가로 갈 때, 조용히 책의 앞면을 내어두고 싶은 책이다. 근래들어 '역사' '인문학', '정치',' 경제' 등의 책만 읽다보니, 무언가 책을 읽는 동안도 쉰다는 느낌보다는 달려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펴기 전, 표지와 제목을 바라보는 일 만으로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이 책은 책을 읽기 전 부터 어떤 책일지 감이 온다. '사막'을 지나면서 느꼈던 내용에 대한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니였지만 말이다. 얼마전 나는 '거기가 어딘데'라는 KBS 예능을 우연하게 접한 적이 있다. 오만의 한 사막에서 영화배우 차태현과 지진희, 배정남, 코미디언 조세호 님이 오만의 사막을 횡단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크게 얻어 내지 못했는데 얼마 간 더 방송하다가 지금은 방송하지 않는 듯 했다.

외국에 있을 적에는 한 영화를 수 천, 수 만 번을 돌려봤지만 한국에와서 같은 예능을 돌려보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 예능은 내가 벌써 5번도 더 정주행한 예능이다. 무언가 모르겠지만 사막이 주는 아득함이 간접 체험이라도 좋았던 듯 했다. 극한 체험은 살면서 꽤 기회가 많았다. 뉴질랜드에서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버스에서 내려 무조건 걸아갔던 기억이나 출국할 비행기표만 가지고 갔던 탓인지, 당장 10센트도 없어 길거리에서 2불자리 동전이라도 줍지 못하면 하루를 굶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들... 그 밖에 일단 저지르고 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철학 때문에 스스로 저지른 수 많은 행동들 때문에 가끔 나의 인생은 지리하다가도 극단적일 만큼 독특한 경험을 하곤 한다.

왠지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로망같은 것이었다. 여러가지 기대를 가지고 책의 첫 장을 폈다. 책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단순한 여행 에세이는 아니였다. 현재 한국 전력 공사에서 부장으로 재직 중인 '김지광 작가'님의 글이다. 그가 학창시절 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생각들을 잘 정리한 책이고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공간인 사막을 인생과 비교하여 많은 예를 든 책이다. 책은 혼자 읽다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며 씁쓸하기도 한다. 책을 읽고 많은 부분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눈에 봤을 때, 편안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지라도 누구나 인생의 굴곡을 갖고 있다.

지천명의 나이에 그는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의 성찰하고 관찰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나는 비록 그보다 어린 나이지만 그의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다. 나의 여러 책에서 나는 인생을 바다와 비교했었다. 수많은 굴곡진 파도를 넘어서지만 그래도 망망대해인 바다가 인생과 같다는 비유를 종종 하곤 했는데, 그러고보니 그의 비유인 사막과 나의 비유인 바다는 어딘가 많이 닮아 있었다. 원래 인간이 항해술이 발달한 이유는 사막을 횡단하던 배두인들에 의해서다. 동서남북의 사방이 모두 같은 사막은 어느 곳으로 가야 할 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런 환경은 망망대해와 같이 어느곳으로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의 바다 항해술을 발전시켰고 비로소 인류는 대양의시대를 열었다. 결국은 우리가 고난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경험은 자산으로 쌓여간다. 척박한 환경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더 넓은 바다와 대륙으로 넓힐 수 있는 자산으로 발전했다.

책에서 작가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의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이 한 대목을 차지한다. 아이를 낳고 나서 아버지가 되어보면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 작가는 자녀를 갖고 나서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어깨가 짓눌려지는 무게감은 아버지라는 이름을 걸고 난 뒤부터 벗어날 수 없는 즐거운 부담이다. 나에게도 쌍둥이가 있다. 어쨌거나 어머니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하던 아버지들의 감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책은 중반부가 지나가면서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기존 다른 책들은 종교적 색채를 갖는 순간부터 나는 조금 불편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종교에 대한 불편할 정도의 맹목적적인 시각이나 설득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종교의 도움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고뇌로 부터 해방되어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역할로만 종교가 등장한다.

작가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문학을 좋아했던 흔적은 그의 필력으로 느껴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과 가끔씩 상황에 맞게 나오는 인용구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가는 나의 마음을 후벼팠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이 있다. 가끔은 그 사람들이 모두 지금의 모습을 하며 채워 온 모습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구나 굴곡을 갖고 살아간다. 가만히 있을 것 같은 인생은 결코 가만히 있어지질 않는다. 어떤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예전 내가 20대 때는 나의 앞으로 인생 계획과 꿈에 대해 어른들께 자신감을 갖고 말씀 드렸던 적이 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해 봐도 좋지만,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의 그 말이 참 불편했다. 된다고 믿고 살아도 되기 어려운 일들을 왜 굳이 옆에서 저런 식으로 말씀 하실까 하고 서운해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계획에 변수나 오류는 발생할리가 없을 것 같았다.

아주 완벽한 루트를 이용하여 항해하고 있다고 믿던 경로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도 상에는 보이지 않는 암초들이 존재했다. 그 암초를 몇 번 피하고 보니, 내가 항해하던 방향은 애초 내가 출발할 때 가고자 했던 방향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또한 길이다. 인생은 살다보니 항상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아주 커다란 변화를 주고 달라진다. 당장 얼마 뒤, 엄청난 부자가 될 수도 있고 엄청난 실패를 할 수도 있다. 지금은 서행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하더라도 곧 나를 향해 도달할 엄청난 변화를 결코 짐작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인생이 재밌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고는 많은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다. 정말 많은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다. 나는 제주도 서귀포 남원에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에서 내가 만나거나 교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폭이 많이 줄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블로그를 하고 집필활동을 시작하면서 내가 만나는 사람의 폭이 넓어졌다. 나는 모르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했고, 나는 알지만 상대가 모르는 인맥도 늘어났다. 어쨌거나 양방향이던 아니던, 우리는 어떤 교류를 하고 있다. 그의 글에서 그와 정말 말이 잘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외 원전 건설 업무를 통해 수 년 간 사막에 있어야 했던 외로움과 내가 겪었던 해외에서의 외로움은 어쩌면 비슷한 색깔이었을까?.

어쨌건 그의 인생으로 부터, 그의 글로 부터, 그의 인생관으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분 좋은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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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와 바이러스의 공생 - 코로나 시대에 새로 쓰는 감염병의 역사
야마모토 타로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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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인간이 신의 선택을 받은 유일한 '생물종'이라는 특권으로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연을 파괴했다. 아무렇지 않게 땅속 광물을 캐내어 태우고 발생하는 오염물질들을 공기 중으로 마구 뿜어내고 있으며, 다른 '사피엔스 종' 보다 우월해 보이기 위해 더 많은 '자연의 악'을 행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긴다. 다 먹지 못할 음식을 생산하기 위해 수 많은 동물과 식물을 생산해 내고 죽여내고 더 많은 생물들의 생존할 터를 마치 자신들의 것인냥 앗아간다. 그렇게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도 결국은 자연에 속해 있는 한 '종'에 불과하다. 이 책은 사피엔스 종의 역사에서 바이러스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야기한다.

'돈'과 '정치'로 역사를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바이러스는 인간의 역사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있었으며, 결국은 봄이되면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이 되면 푸러지다가 가을이 되면 시들해지고 겨울이되면 지고 마는 자연의 섭리에 크게 벗어나지 못한 미물임을 알게 해준다. 인간의 바이러스의 역사는 '농업혁명'을 시작으로 함께 한다. 동물과는 다른 '고귀한' 인간은 결국 동물과 함께 병에 걸리고 죽어간다. 농업을 시작하면서 잉여 생산물을 동물의 먹이로 주게 되고 정착하게 되면서 인간은 동물과 함께 배설하고 섭취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는 방식으로 전염병을 확산시키고 죽어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인간의 역사들도 결국은 바이러스의 흔적을 지울수 없으며, 그 바이러스는 기후와 땔래야 땔 수 없다. 책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아주 재밌게 설명해 준다. 문명이라는 '이름'은 인간의 요람이기도 했지만 바이러스의 요람이기도 했고 재앙과 같은 전염병들은 인간의 역사를 크게 위협하기도 했지만 이 것이 곧 문명을 발달 시키는 커다란 원인이 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시작한 흑사병은 14세기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전염된다. 그리고 유럽인구의 1/3을 죽이고 그 끝을 보았다. 이 과정에서 유럽은 봉건제도가 무너진다. 대략 2000만명에서 3500만 명이 이 병으로 희생되었는데, 이 병은 영주를 포함하여 기사계층과 성직자 계급이 지배하던 중세 유럽의 사회구조를 변화시켰다.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전염병의 특징상 성직자가 병으로 희생하는 일들이 빈번했고, 병의 확신이 본격화 되자, 추기경이나 주교와 같은 고위 성직자들이 앞 다투어 도망가는 모습을 사람들은 목격하게 된다. 그 결과 교회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어지고 이는 이슬람 문화의 확장으로도 이루어진다.

그간 유럽 경제의 기반이었던 농노제 또한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패스트가 도시의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자, 노동력의 품귀 현생이 일어난다. 임금이 두 배 이상으로 폭등하고 임금이 폭등하자 많은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를 시작 했다. 농촌에는 농노가 사라지고 소작농이나 자작농이 늘어나면서 노동자의 권리가 향상되었다. 일 손이 크게 줄어들면서, 노동력이 비교적 덜 들어가는 농업을 위주로 발전하였는데 포도주나 감자와 같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농업으로 농업구조가 바뀌고 적게 투입한 노동력에 비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목축업이 발전했다.

너무 많은 노동력이 사회에서 갑자기 사라지자, 사회는 노동력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남자만 담당하던 사회의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여성이 들어서며 여성의 노동력이 중요해지기 시작한 시기도 이 시기이다. 패스트는 자본의 입장에서 적은 노동력으로 큰 생산물을 획득해야하는 고민을 안겨주었고 이후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적은 노동자 수로 더 많은 생산력을 이용할 수 있는 산업구조가 탄생된다.

여러가지 바이러스나 전염병들은 인간의 힘으로 극복한 예는 극히 드물고 왜 갑자기 그 병이 사라졌는지 지금의 과학자들도 의문을 갖는 일들이 많다. 그 사라진 배경으로 '환경의 변화'를 들고 있다. 징기스칸이 초원지대를 달려나가 제국을 팽창하던 시기, 지구는 소빙기의 시간으로 접어든다. 소빙기의 시기에 지구 전반적으로 기온이 낮아지고 초원지대가 확산이 되며, '말'이라는 운송수단을 무기로 제국을 확장하던 '몽골'이 전 지구를 지배하기 직전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의 기온 변화는 몽골의 팽창과 더불어 바이러스의 축소와도 이어진다.

숨도 쉬기 어려운 고산 지대를 터를 잡고 있는 여타 문명들은 어째서 그런 고원지대를 택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이 책은 해결해준다. 고산지대는 늦은 기온으로 바이러스 창궐이 어렵고 다른 이민자들과의 접촉에 있어서도 보호가 된다. 문명의 발달을 볼 때, 바이러스는 우리가 지금 흔히 말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거리두기를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바이러스로 부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는 재미난 추론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처한 세상과 이미 역사가 겪었던 세상이 얼마나 비슷한지에 대해서 소름 끼치게 알 수도 있다.

'기업'이라는 형태로 묶여 있는 거대 생산 공동체들이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임금 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그로부터 떨어져 나온 개인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내용은 흔히 우리가 접하는 유튜브나 인플루어서 혹은 개인 프리랜서로 고액을 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수 있게 된다. 바이러스의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국가를 중심으로 문화와 학문이 번창한다는 이야기 또한 현대 우리가 바이러스를 극복해야 할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로 부터 스스로 격리되어 자신을 보호해야하고 하지만 스스로 경제적 활동을 해야하는 우리의 시대는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우리의 역할 이야기 해준다.

바이러스는 조용히 흘러가는 세상을 단 한숨으로 뒤집어 바꾸는데 이에 대응하지 못했던 지주들이나 기득권들은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 세대도 걸리지 않았던 이런 변화에 우리와 우리 자녀 세대를 노출 시키고 있는 오늘, 기분 좋게 화이자의 '백신' 소식을 듣게 되었다. 화이자 코로나 백신이 예방 효과가 90%가 넘어 드디어 빛이 보인다는 기사가 쏟아지는 오늘에서 이 책을 덮고 독후감을 작성한다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화이자가 11월 셋째주 경 미 식품의약품 (FDA)에 자사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하게 되면 올해 안헤 총 5천만 투여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가 되면 화이자를 포함하여 코로나 백신이 상용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데, 어쩌면 날이 추워져 가는 이번 겨울이 가장 큰 고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연하게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던 시기 트럼프라는 미국 대통령이 짧게 미국의 정권을 잡고 있으면서, 대단하도록 우리는 과거의 역사의 한 터널을 통과했다. 앞으로 바이든의 시대에는 이 터널의 마지막을 나오길 기대하며, 진행 중인 코로나19가 마무리되어,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책은 '바이러스 정복'이 아니라 '공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바이러스는 우리가 다른 환경을 파괴하듯 파괴해야 할 대상으로 잡을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인류가 앞으로 꾸준하게 공생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일본인 의사가 작성한 책이지만 번역이나 내용이 일본 책의 느낌은 많이 나지 않고 빠르게 읽힐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이 책 또한 빠르게 이틀 정도 시간을 내면 완독이 가능한 책이니 읽어보면 좋은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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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의 기술 -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 주는
최창수 지음 / SISO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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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중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이다. 언젠가 해외에서 진행하는 JYP오디션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다. 다수의 참가자와 관중이 있는 곳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대중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극히 적다. 1대1로 대화를 함에 있어서도 두려움이 적은 편이다. 두어명, 서너명이 있는 공간에서는 말수가 줄어들고 조용히 듣는 쪽이다. 그런 나의 성격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대중 앞에 있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지 못한다. 나는 여러번의 대중 앞에 설 기회가 있었다. 유학 시절에는 Flier job을 아르바이트로 했던 적이 있다. 당시 그것이 무슨 아르바이트 인 줄도 모르고 싱가포르 친구의 손에 이끌려 아르바이트를 갔던 기억이 있다. 이는 전단지(홍보물)을 배포하는 아르바이트였는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내용 설명을 하는 일종의 판촉 비슷한 일이었다.

지나가는 시민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 희열을 느끼곤 한다. 제주에서 스스로 강의할 기회를 만들어 낸 적이 몇 번 있다. 사람들에게 무료로 영어회화 요령을 하겠다고 광고를 하고 다수의 사람을 모집 한 뒤, 스스로 만들어낸 대중들 앞에 섰던 적이 있다. 강의는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 몰랐다. 강의는 일종의 영향력을 말한다. 영어에서 lecture의 lect은 '모으다'를 의미한다. collect의 수집하다와 elect 선거하다. select 선발하다. 처럼 lect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 뿐만아니라 강의는 여럿을 모와두고 다수를 상대로 설명을 하는 해위를 말한다. '강의의 기술'은 강의를 위해 필요하지만 실제 다수를 다루는 법과 일맥 상통한다. 소수가 다수를 상대하는 일은 '영향력'을 가진다. 다수를 상대하는 일은 여럿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과 이해력을 동반해야한다. 이런 스피칭 능력은 예전부터 '혁명가'와 같은 '정치인'이나 고학을 했던 '행정가'들이 가지는 고유한 능력이었다. 하지만 이제 강의는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말이 되었다. 유튜브나 기타 인터넷 강의를 보면 1인이 여럿을 상대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는 특별히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없으며 스타강사들이 탄생하고 있다.

책은 '최장수 작가' 님의 글이다. 그는 KMA한국능률협회 겸임교수이며 현역으로 강사이다. 사실 책의 첫 장을 펴고 몇 장을 넘길 때만 하더라도, 여타 다른 스피치 관련 책들과 비슷한 말들이 늘어지는 구나 싶었다. 하지만 책을 조금 넘겨가다보니, 이 책은 현역에서 다 년 간 저자가 발견하고 느꼈던 실전법들이 소개되었다. 강의장 좌석 배치에 따른 대중 유도법이나 마이크나 음향 사용법등을 보더라도, 이 책이 단순히 제목만 '~의 기술'이라고 써 넣고 천편일률 같은 자기 계발서 중 하나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대중 앞에서 강의를 하는 일을 즐긴다. 사람들 앞에서 한 강의를 진행할 때, 나는 나의 강의를 '무한도전'이라는 MBC프로그램에 빗대어 생각한다. 한 시간과 한 시간이 무슨 '특집'으로 이루어져 있던 무한도전은 '즉흥적'인 출연진의 역할이 단연 빛나던 프로그램이지만 그 기획력과 편집능력은 그 즉흥력 뒤에서 그것들을 더욱 빚내주던 프로그램이다. 결국 즉흥력과 기획력이 만나야 좋은 강의가 나오는 것처럼 강사는 즉각적인 사건에 대해 재치있게 대응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하는 직업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앞으로는 프리랜서의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리랜서는 개인 사업가의 변종 형태와 같다. 전문강사들도 일종의 프리랜서들이다. 앞으로 다가 올 미래에 다수의 앞에 서게 되고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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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힘 - 연결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세계 경제
프레드 P. 혹버그 지음, 최지희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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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 is not a Four-Letter Word'

'무역의 힘' 이라는 한국어 제목 사이에 원서 제목이 적혀 있다. 책의 제목에 대해 다시 살펴보니, 원서 제목과 한국어 제목 모두가 이 책을 대표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9년에서 2017년까지 미국 수출입은행장을 지냈던 'Hochberg, Fred P'의 글이다. 간단한 역사와 이해를 1부로 시작하는 이 책은 기존에 '무역'이라는 단어에 갇혀 있던 우리 기존 사고의 틀을 깨게 해준다. '무역'이라는 말을 넘어서 'Trade'라는 말은 '교환'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역은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과도 같다. 서로 많이 가진 부분을 넘겨주고 부족한 부분을 넘겨 받는 행위는 굳이 무역의 역사를 살피지 않는다해도, 인간은 물물교환이라는 기본적인 수단을 사용하곤 했다.

내가 배낭가방을 하나 들처매고 유학을 가던 날, 무역이 세계 보편의 가치 중 하나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당시 세계화라는 거대한 세계의 흐름은 인류 보편적 가치 중 하나라는 인식이 흐름이 아닌 상식으로 통할 때 였다. 내가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마케팅과 매니지먼트를 공부한다면 내가 활동할 무대가 넓어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한국에서 처치곤란 수준으로 생산되는 감귤을 해외로 팔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바이어를 곧 찾고 상품을 수출했다. 다소 몇몇의 리스크는 갖고 있고 생소한 서류작업이 있었지만, 수출과 수입이라는 처음 겪어보는 비지니스는 생각만큼 복잡한 구조는 아니였다.

사업이란 간단하다. 내가 물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있고 상대가 필요로 할 때,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내가 원하는 가치와 교환하는 일이다. 무역은 그만큼이나 간단하다. 단지 그 대상을 해외로 넓히는 일에 불과하다. 나는 지금도 세계화는 더 확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잠시 출렁이던 세계라는 함선에 울렁거림을 겪는다 해도 배는 앞으로 전진한다. 트럼프라는 극단적인 정치인이 미국의 대표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닫힌세계'의 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문화인류학적으로 볼 때, 세계가 협업하게 되는 무역은 규모가 확대 될 수밖에 없다. 각기 다른 위도와 경도로 이루어진 국가들은 서로 다른 기후를 갖는다.

각 지역마다 생물의 재배가 유리한 기후가 존재하고 그로 파생된 문화가 있고 그 문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이 있고 그 성향으로 존재하는 국가가 존재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예를 들어보자면, 바나나가 그렇다. 굳이 미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바나나라 하더라도 무역은 미국인들이 쉽고 값싸게 바나나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 지역마다 생산되는 광물이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폰 하나가 생산되기 위해선 육대륙에 걸친 다양한 국가들의 협역이 필수적이다. 모든 국가가 임금 상황이 다르고 정치적 상황이 다르고 기술적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 이유로 이윤을 추구해야하는 기업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지속되는 한 무역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책은 미국인 독자를 생각하고 쓴 책이다. 그만큼 미국인의 시선으로 글이 쓰여 있다. 때문에 1부인 '처음 듣는 무역 수업'이라는 장에서 미국을 탄생시킨 대영제국의 관세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대영제국이 제국주의의 끝을 향해 달려갈 때 대영제국은 불가피하게 계속되는 재정적자를 자신들의 식민지로부터 세수를 걷었다. 이런 일에 불만을 갖던 미국이 대영제국에서 독립해 나가는 과정이 미국의 탄생 역사이다. 이렇게 미국은 탄생 배경부터가 무역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런 미국은 세계화에 그 정체성을 갖고 시작했으며 세계화를 이끄는 주도적인 국가였다. 그런 자신만의 정체성을 이제와 등지고 걸어나갈 수 없다.

또한 무역에 관한 오해에 관해서도 참 명쾌하게 설득해져 있다. 일단 이 책은 '트럼프 정책'에 대해 좋은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쓴 책은 아니다. '정치적 견해'를 전혀 배제하더라도 '무역'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삶의 상당 기간을 할애한 사람에게 '미중무역전쟁'은 '바보 같고 답답한 일' 이었을 것이다. 트럼프가 항상 대중 앞에 서서 하던 말인 '대중 무역 적자'는 매혹적일 만큼 대중의 시선을 끄는 말이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큰 적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고 값을 지불하는 행위를 두고 미용사와의 거래에서 적자를 기록했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과 같이 무역에 있어서는 상호간 가치를 두고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하는 일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손해를 보고 누군가가 이득을 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머리를 잘 잘라준 미용사에게 고마운 감정을 갖고 그 만큼의 댓가를 지불한다. 미용사는 '재화'를 획득했지만, 내가 받은 서비스는 그 정도 가치를 할 때서야 거래가 성사된다. 결국은 둘다 동등한 거래를 이룬 것이다. 사실 이런 무역은 많으면 많을 수록 서로 윈윈하게 될 뿐이다. 트럼프의 말 중, '관세'에 관한 말도 많이 나왔었다. 중국 상품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트럼프는 이를 중국에 대한 무역 전쟁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관세가 매겨지면 중국 상품의 판매가 줄어들어 무역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 이는 중국에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관세는 판매자인 중국인이 부담하는 돈이 아니다. 관세를 부담하는 것은 그 물품을 사는 자국 소비자들이 부담한다.

결국 35%에서 20%로 미국 기업들에게 법인세를 인하해주고 생겼던 세수를 관세를 높여 채우겠다는 샘은 아니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초기 미국은 '관세'만이 존재하던 나라였다. 이렇게 관세로 세수를 채우던 나라이기 때문에 관세가 세금에서 차지하는 인식의 파이는 상당하다. 나는 수 년 전 부터, 사람들이 이제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의 앞 날이 어둡다고 해도, 중국의 미래에 대해 기대해오던 사람이다. 나는 지금도 중국의 미래에 커다란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 세계와의 문을 걸어 잠그고 무역전쟁을 선언하고 세계 질서에 역행을 하는 중에 중국은 조용하게 세계의 여러 문을 두드리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피식'하고 헛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 책은 최초 '바나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바나나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상품이지만 미국사람들이 쉽게 싸게 구하고 즐기는 과일이 됐다는 내용에 무역이 커다란 비중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재밌는 소재다. 바나나를 독점하는 한 회사로부터 유통망과 마케팅이 미국인의 문화자체를 바꿔버린 사건이니 말이다. 이런 소재를 이야기하며, 그외 토마토, 양파, 아보카도, 로메인 상추 등에 대해서도 비스슷한 예를 든다.

다음의 이야기로 '차'에 대해 이야기한다. '차'라는 동의어를 이용한 유머를 사용한다. 이는 한국어와 영어의 말장난이 교묘하게 양국 독자들에게 먹혀들어가는 유머였다. 특히나 이 부분에서 번역가도 흥미롭게 번역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에 레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레몬은 감귤류 레몬이 아니라 시트로엥(포드 쉐보레, 크라이슬러 등을 뜻하는 말)과 동의어로 네덜란드어로 스트로엥이 레몬이라는 설명이 함께 나온다. 이런 언어 유희를 사용하며 제조상 결함이 너무 많아 불량품인 자동차를 레몬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 뒤로 저자는 미국의 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포드에서 시작된 소품종 대량생산의 대명사인, 포디즘이 등장했다. 이렇듯 펜벨트 위의 기계적 작업으로 생산 원가를 대폭 줄인 포드는 자동차 역사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역사 또한 바꾸어놨다. 하지만 곧, 유럽과 일본의 혼다로 미국 자동차의 위기와 발전을 설명해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심심한 저자의 유머가 잠시 스쳐지나가는 듯 하다, 마지막 예시로 과일과 채소를 이야기 하는 김에 '사과'이야기를 이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애플'과 무역에 관한 설명은 저자가 심심한 꼰대일 수도 있지만, 귀여운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마지막을 덮을 때 쯤, 미국 대선이 막바지 개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저자인 Hochberg, Fred P.가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의 당선이 명확해지는 지금 아마 조금의 안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소득제를 비롯해, 앞으로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 기술한 부분에 있어서도 뼈 깊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뉴호라이즌스'라는 책을 읽었다. 꽤나 두꺼운 책을 이틀 만에 완독한 뒤의 피로함이 조금 있었다. 이 책은 350쪽 분량으로 그다지 두껍지는 않지만 그래도 묵직한 책이라 읽기 전에는 살짝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이 책 역시, 3일 간 길지 않은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미중무역갈등'을 포함하여 우리는 세계를 이야기할 때 '무역'을 모르고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살고 있다. 이는 자유 무역 질서를 살아가던 우리가 사는 세계가 형성한 경제의 흐름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트럼프라는 인물과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적인 포퓰리즘 정치가 일시적인 과속방지턱을 만났다 하더라도 거스를 수 없는 인류 보편적 가치이다. 서서히 고립주의로 역행해 가는 시대에 우리가 알아야할 최소한의 무역 교양을 위해 이 이 정도 교양서 정도는 읽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11월 6일 저녁 10시가 조금 넘은 상황까지 미국 대선의 결과는 윤곽을 들어내고 있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만나게 될 상황은 '고립주의'가 아닌 '패권전쟁'의 양상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더 커져갈 그리고 중요해질 세계간 무역에서 우리가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해 고심해 하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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