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버리기 연습 - 학습당한 가짜 감정으로부터 내 삶을 되찾는 법
데번 프라이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디플롯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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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번 프라이스(Devon Price)는 사회심리학자이자 작가다. '게으르다는 착각'이라는 책의 저자로 해당 도서는 사회심리학적인 측면에서 '게으름'에 대한 분석을 하기도 했다. 글은 대체로 자기돌봄이나 사회심리에 관한 글이 많다.

'수치심 버리기 연습' 또한 단순 개인이 가진 '수치심'을 이야기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사회심리학적인 측면'으로 분석해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어째서 사회심리학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된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했을지 대번에 예측할 수 있다. 작가는 대체로 '사회적 정의'와 '평등', '소수자의 권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의 정책이나 태도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 도서에도 관련 대목이 나오기는 한다.

그의 직업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소외된 사람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특히 이민이나 소수자 문제, 기후변화 등은 정확히 작가가 관심을 두는 것과 반대 의견이다. 어째서 작가가 그런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를 알면 글이 조금더 수월하게 읽힌다.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작가를 '그'나 '그녀'라고 호칭하지 않았다. '데번 프라이스'를 '그'나 '그녀'라고 호칭하지 않은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그(he)'나 '그녀(She)'로 지칭하지 않는다. 본인을 지치할 때, '데번 프라이즈'는 '그들(They)'라고 지칭한다.

'그들(They)? 그것은 복수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다만 현대 영어에서 단수로 상요하는 경우도 왕왕있다. 성별을 특정하지 않거나 젠더 중립적인 표현으로 사용할 때 그렇다.

그렇다. 작가는 '논바이너리(Non-binary)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하면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젠더 체계에 속하지 않는 정체성을 의미한다.

'성정체성'에 관해서는 가치판단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를 정의한 부분에 대해서만 말하도록 하겠다.

영어는 굉장히 '성별'을 중요시 여기는 언어다. 대체로 보수적인 성차별 문제를 두고 '조선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조선'이 아닌 어느 문화에서도 있던 일이다. 지금도 미국과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여성은 남성의 성을 따라간다. 또한 경찰관(Policeman), 우체부(Mailman) 등 아예 어떤 직업에는 성별이 고정되어 있기도 하다. 앞서 의사(Doctor)를 이야기 했으면 상대는 멋대로 He라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하고 간호사(Nurse)를 이야기 했으면 상대는 멋대로 She라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한다. 간혹 그래서 영어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를 교정하는 과정이 한번씩 들어간다.

이런 문화에서 작가는 '비바이너리'이자, 트렌스젠더이다. 그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만 밝혔다. 성별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남자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는지,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했는지는 모른다. 또한 데번이 소수자에게 관심을 두는 또다른 이유중 하나는 그가 '자폐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서다.

이처럼 스스로를 완전한 소수라고 여기는 작가는 '체계적 수치심'이라는 정의를 설명한다. '체계적 수치심'은 사회 구조와 문화가 개인에게 지속적으로 수치심을 느끼도록 만드는 매커니즘을 말한다.

즉 자신의 정체성이나 환경 때문에 느끼게 되는 수치심이다. 체계적 수치심은 불안과 번아웃,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만들고, 그 문제를 사회적 구조가 아닌 개인을 문제의 원인으로 착각하도록 만든다.

도서는 문제가 '사회'에 있지 '개인'에게 있지 않다고 말한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해결하는 접근 방식에 있어서 정치적인 성향이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독자인 정치적 시선을 차치하고 오롯하게 작가의 글을 읽어 본다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법하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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