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축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것 같다. 이 책들은 건축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에게 입문용으로 딱 적당했다. 
먼저 쓰여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걷고 싶은 거리는 어떤 거리인지, 현대 도시들의 풍경, 권력을 만들어내는 건축과 공간, 도시의 순환과 재생 사례, 계획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에 의해 변화해 온 강남, 역사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온 강북, 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의 건축, 공원, 사무실, 아파트, 인터넷 가상공간, 뜨는 거리의 법칙, 건축디자인에 대한 이야기(크기가 다르므로 제품디자인과는 달리 접근해야 한다는 것), 동양과 서양의 건축, 건축과 자연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이 담겨 있다. 걷고 싶은 거리, 도시 재생, 종교건축, 전반적인 공간과 건축의 의미를 해석하는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건축은 지어지는 땅과 인간, 기술, 경제 등의 상호관계를 고려해서 지어져야 한다는 것, 공간은 실질적인 물리량이라기보다는 결국 기억이고, 건축은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다르게 경험되는 것이라는 글쓴이의 생각에 공감했다.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는 학교건축, 회사 건물(사옥), 공적 공간 문제,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 건축물 리모델링, 권력과 건축, 종교건축, 발명과 도시의 형성, 기후와 건축, 서울의 공간들, 도시가 더 좋아지기 위한 건축-다리, 공원, 마을도서관 등, IT와 도시의 미래 예측, 중력을 이겨내는 건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작을 읽고 연달아 읽어서 그런지 중복되는 부분들이 눈에 띄어서 전작보다는 신선함이 덜했고, 가끔 주제와 상관없는 듯한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학교건축과 사옥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건축물의 진정한 의미는 건축물이 사람과 맺는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는 글쓴이의 생각에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공감한다.  
간혹 너무 비약하는 것 같은 부분들이 있었고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들도 있었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과 환경, 건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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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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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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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M.T. 키케로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6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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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이민경 추천 / 민음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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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을 읽을 때면 늘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그 책을 읽을 시간에 그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시간은 늘 부족하고, 읽고 싶거나 읽어야 할 것 같은 책들은 많은데, 이런 책을 읽으면 읽고 싶은 책이 더 늘어나니까. 그래도 재밌어서 또, 이 '책에 대한 책' 두 권을 읽었다.

 

공통점은, 자신에게 맞고 자기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자는 것. 그리고 재밌다는 것.

차이점이라면, 후자가 개그만화임에도 책에 대한 태도는 오히려 전자가 더 가볍고 편안하게 느껴졌다는 것(웃자고 그린 것이지만 독서 중독자들의 엄.근.진.한 모습 때문에 나도 사뭇 진지해졌다. 하지만 잘 읽어보면 전자의 저자도 어마어마한 독서량을 자랑하신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클럽에 가입하시면 수장을 역임할지도.)

 

쾌락독서

- (그렇게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나도 호기심 많던 시절 한국/외국소설전집, 백과사전에서 야한 부분을 찾아읽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만화에 푹 빠져 살았다. 하루키가 당최 무슨 얘기를 썼는지 모르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공테이프 녹음의 기억, 시드니 셀던과 닥터스를 열심히 읽던 기억 등등은 비슷한 추억인 것 같다. 정독도서관, 광화문 교보문고, 들국화 공연을 가까이할 수 있었던 환경은 그저 부럽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에 관하여

- 알라딘에도 대단한 독서가들이 많지만, 이 책에서 그린 독서 중독자들의 모습은 정말 감탄과 웃음을 자아냈다. 나도 이 책의 독서 모임에 처음 발을 딛는 '노마드'의 마음으로, 시작부터 함께 쫓겨났다가(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며!) 계속해서 이책저책 기웃거리며 독서의 세계에 문을 두드리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을 때 팁, 읽지 않은 책-예를 들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든지 율리시즈-에 관하여 말하는 법, 도서관, 꿈꾸는 독서환경 등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았다. 놀라웠던 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독서중독자들은 완독에 대한 집착이 없다는 것. 책에 주저 없이 밑줄을 긋는다는 것...한때 읽었던 일본만화가 연상되는 스타일의 개그만화였지만, 책 가지고 이런 만화도 나오는구나 낄낄거리며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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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읽는 남자 - 삐딱한 사회학자, 은밀하게 마트를 누비다
외른 회프너 지음, 염정용 옮김 / 파우제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글쓴이는 슈퍼마켓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기본 입장)와 사회적 지위를 가로세로축으로 하여 분석한 '시누스'(독일의 사회 시장 연구소로서 환경들을 발표해 목표 집단 분석을 위한 방법을 제시함) 환경이라는 개념을 통해10가지 집단(시민 중산층, 힙스터, 자유주의자, 보수적 기득권층, 진보적 지식인층, 순응적 실용주의자, 전통주의자, 성과주의자, 쾌락주의자, 불안정층)으로 분류했다고 한다. 슈퍼마켓에서 만난 사람들의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들과 그 사람들이 걸친 옷/안경/가방 브랜드, 머리스타일, 핸드폰 기종까지 분석해서(그것이 신상인지 지지난 시즌의 것인지까지) 그 사람을 재빨리 위 10가지 집단 중 하나로 분류한 다음 각 집단의 특성에 대해 썼다. 대체로 중상/상류층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고 하류층에 대해서는 가혹하게도 써놓았다. 내가 알거나 모르는 특정 브랜드들이 아주 디테일하게 수시로 등장해서, 왜 이 브랜드를 구입하거나 걸치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걸릴 때가 많았다. 읽을수록 저자가 아주 불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난 척에 오지랖도 그런 오지랖이 없다.

그런데 마지막 장에 나름 반전이 있다. 글쓴이가 왜 자신이 그런 식으로 썼는가를 마지막 장에 써놓았다. 읽다가 불쾌(하고 지루)해서 책을 놓을뻔 했는데 그나마 마지막 장까지 읽기를 잘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찜찜함은 남아있다. 각 집단에 대한 평가 부분은 글쓴이의 진심이 담긴 것처럼 보이니까.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독일 사회에 대해 궁금하다면 재미있게 읽어볼 수도 있겠다. 독일 사람들은 이런 걸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구나...+ 마지막 장의 교훈 정도가 남았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이 쓰여진다면 사뭇 다른 지표들이 등장하겠지. 사실 걸치고 있는 브랜드, 사는 동네/아파트, 나온 학교, 직업, 소득에 따라 곧바로 사람을 분류하고 줄세우기하는, 불쾌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더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제발 내가 사람들과 사회환경에 관해 적어놓은 내용을 100퍼센트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기 바람.

이 책은 우리가 사람들에게서 발견하는 신호를 어떻게 지각하고 평가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보는 우리 시각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의 내용을 다룬다.
(...)
우리는 사람, 제도, 상황 같은 것들에 재빨리 그리고 거리낌없이 낙인을 찍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것은 항상 선의에서 비롯된 일이 아니며 게다가 우리는 매우 과시적으로 일단 최악의 상황부터 가정하고 시작한다. 그래서 아랍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기본적으로 테러 의심을 받고, 저개발 주거지에서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은 RTL-II 사회 보조금을 받는 희생자로 여겨진다. 무직인 남자는 사회에 기생하는 사람으로, 전쟁과 테러를 피해 빠져나온 사람은 경제 난민으로 간주된다.

누구나 늘 오직 자신의 모든 경험과 가치관이 반영된 유리창을 통해서만 우리를 바라본다. 사람들이 보는 것이 반드시 우리가 보는 것일 필요는 없다. 그러니 곧장 진실을 본다고 가정하지 말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한번 눈길을 보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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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9-01-02 0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끝까지 못읽고, 중간에 조금 기대와 달라서 하차한 경우인데 끝까지 읽었어야 했군요

vearnim 2019-01-02 09:19   좋아요 0 | URL
저도 중간에 기대와 달라서 하차하고픈 유혹을 많이 받다가 결국 끝까지 읽긴 했지만 시간이 아깝긴 했어요^^; 하차해도 괜찮은 책인 것 같아요 ㅋㅋ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도란스 기획 총서 1
정희진 엮음, 정희진.권김현영.루인 외 지음 / 교양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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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성' 이분법적인 구분에 대한 의문. '평등'은 누구를 기준으로 한 평등인지. 젠더의 복수성. 보편/특수/차이 - 특수성은 보편의 하위 개념인 반면, 차이는 보편성의 전체주의를 문제제기할 수 있는 보편과 동등한 개념이다. 여성주의는 남성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기존 여성의 자리는 그보다 약한 지위에 있는 다른 누군가 대체한다. 그리고 어떤 남성을 기준으로 평등할 것인가도 문제된다.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남성을 기준으로 할 때 남성의 반발, 갈등, 대립이 발생한다. 집단 전체의 평등은 불가능하므로. 기존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 없는 평등은 실현 여부 이전에 실현의 의미가 없다. 평등 개념은 개인의 고유함에 근거를 둔 가치다. 평등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과 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상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평등은 언제나 논쟁적이고 경합적이다. 또 평등은 '적용'될 수 없는 것이며 그래서도 안 된다. 적용의 주체와 대상의 구별 자체가 바로 정치의 시작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 위계를 비판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성을 기준으로 한 동등의 논리 문제. - 젠더가 작동하는 근본 구조는 변함없는 상태에서 자유주의 차원의 평등은 남성에게는 오해와 반발만을, 여성에게는 허울뿐인 평등을 약속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은 다중노동이 된다. 평등의 기준이 달라져야. 남성 개인의 실천, 양심의 의무.  

 

음란과 폭력을 다시 생각한다. 김수천 전 제주지검장의 공연음란죄를 둘러싼 논의를, 지배규범과 불화하는 정치학/권력을 문제삼는 정치학으로서의 퀴어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지배권력을 탐문하고 다투며 끊임없이 비규범적 존재를 재/생산하는 작동/장치. 이성애 중심의 젠더 지배규범에 비판적인 태도. 동일한 정체성이 아니라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에 따르는 역할을 부여하는 권력의 작동 그 자체'를 문제삼는 퀴어정치학(cf. 레즈비언/게이 정치학; 정체성을 고정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논의 전개). 퀴어에 대한 권력의 규제. 퀴어 구성원과 그 구성원에게 가하는 낙인, 범죄화, 배제에 주목하며 퀴어를 억압하는 도구로 범죄법이 쓰인 방법을 조사하고 그 시스템에 도전하는 '퀴어범죄학'. '음란'성을 다루는 방식과 기준 - 이성애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위적 진단.

 

미성년자 의제강간을 다루는 방식. 그 죄를 처벌함으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이 무엇인가. 청소년의 성(섹슈얼리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결국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이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성적 주체화 과정을 경험할 권리, 구체적 관계성 안에서 자신의 몸을 사회적 몸으로 구성해나갈 권리. 그 행위를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청소년의 권리(사회, 경제적)를 위한 제도를 확충하되, 그러한 권리가 뒷받침되어야 할 성적 자기결정권(권력의 행사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의제강간연령을 높이는 것을 제안.

 

말하고 대항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의 재탄생. 메갈리아. 상대방이 말을 경청하게 하는 언어전략으로서의. 빛과 어둠으로 보는 관점.

 

내부 위기를 타개하고 관심을 돌리는 수단으로서 개신교가 동성애 혐오를 활용해 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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