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책을 읽을 때면 늘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그 책을 읽을 시간에 그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시간은 늘 부족하고, 읽고 싶거나 읽어야 할 것 같은 책들은 많은데, 이런 책을 읽으면 읽고 싶은 책이 더 늘어나니까. 그래도 재밌어서 또, 이 '책에 대한 책' 두 권을 읽었다.

 

공통점은, 자신에게 맞고 자기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자는 것. 그리고 재밌다는 것.

차이점이라면, 후자가 개그만화임에도 책에 대한 태도는 오히려 전자가 더 가볍고 편안하게 느껴졌다는 것(웃자고 그린 것이지만 독서 중독자들의 엄.근.진.한 모습 때문에 나도 사뭇 진지해졌다. 하지만 잘 읽어보면 전자의 저자도 어마어마한 독서량을 자랑하신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클럽에 가입하시면 수장을 역임할지도.)

 

쾌락독서

- (그렇게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나도 호기심 많던 시절 한국/외국소설전집, 백과사전에서 야한 부분을 찾아읽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만화에 푹 빠져 살았다. 하루키가 당최 무슨 얘기를 썼는지 모르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공테이프 녹음의 기억, 시드니 셀던과 닥터스를 열심히 읽던 기억 등등은 비슷한 추억인 것 같다. 정독도서관, 광화문 교보문고, 들국화 공연을 가까이할 수 있었던 환경은 그저 부럽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에 관하여

- 알라딘에도 대단한 독서가들이 많지만, 이 책에서 그린 독서 중독자들의 모습은 정말 감탄과 웃음을 자아냈다. 나도 이 책의 독서 모임에 처음 발을 딛는 '노마드'의 마음으로, 시작부터 함께 쫓겨났다가(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며!) 계속해서 이책저책 기웃거리며 독서의 세계에 문을 두드리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을 때 팁, 읽지 않은 책-예를 들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든지 율리시즈-에 관하여 말하는 법, 도서관, 꿈꾸는 독서환경 등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았다. 놀라웠던 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독서중독자들은 완독에 대한 집착이 없다는 것. 책에 주저 없이 밑줄을 긋는다는 것...한때 읽었던 일본만화가 연상되는 스타일의 개그만화였지만, 책 가지고 이런 만화도 나오는구나 낄낄거리며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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