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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만 보면 나는 책에 대한 책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책에 대한 책을 꽤 가지고 있는데도 이 책을 또 샀다.
나는 인터넷 서점, 그 중에서도 특히 알라딘에서 새로 나온 책 소식을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그 중에서 살 만한 책을 고르곤 하는데(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하거나 인용한 책들을 따라가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추천한 책'이라는 광고문구를 종종 보게 되었다. 유명한 팟캐스트인지, 거기서 추천한 책들은 곧잘 베스트셀러에 오르더라. 평소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즐겨듣거나 이동진의 글을 즐겨읽는 사람들은 그가 이전에도 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재탕해서 불만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빨간책방은 들은 적도 없고 이동진의 글도 거의 읽은 적이 없으며(이전에 '영화속을 걷다'를 읽다가 안 맞아서 그만두었다) 다른 방송에 나와서 책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책지름은 소박한 편이구나,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죄책감은 좀 덜어두어도 되겠구나, 책이 재미없으면 다 읽지 않아도 되는구나, 이것저것 넓게 읽어도 괜찮은 거구나, 책 고르는 방법이 나와 비슷하구나, 책을 '초병렬' 식으로 읽어도 괜찮구나, 역시 책장정리는 재미있는 것이었어, 서문과 차례, 책의 2/3 지점 오른쪽 페이지, 학생시절 흑역사도 좀 있으셨구나, 책을 요약하기만 해도 의미가 있겠구나, 나는 책을 헌책방에 팔 때가 많으니 책에 낙서하는 건 좀 어렵겠다, 영화와 소설이 가진 각기 다른 강점, 책을 읽는 것이 쾌락이 아니라 습관으로 인한 행복이길, 나의 길티플레저는 자기계발서 등등 여러 생각이 들었고, 나의 부족한 책읽기라도 괜찮다는 위로와 격려를 받은 것 같아 고마웠다. 책 말미의 500권 추천도 다음에 살 책을 고를 때 참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