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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나 1 - 개정판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이야기
"여름의 프린스턴은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페멜루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낀 것은 바로 이 냄새의 부재였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가 잘 아는 다른 미국 도시들이 뚜렷한 냄새를 가졌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퀴퀴한 역사의 냄새가 났다. 뉴헤이븐의 냄새는 무관심이었다. 그리고 볼티모어는 짠물, 브루클린은 햇볕에 데워진 쓰레기였다. 하지만 프린스턴에는 냄새가 없었다.
=> 프린스턴은 블레인처럼 학구적이고 우아한 분위기. 젠체하는 식자들. 진보를 자처하는. 부유한 안락의 도시.
하지만 흑인인 이페멜루는 귀향 전 머리를 땋기 위해 트렌턴에 있는 마리아마 흑인머리 전문 미용실까지 가야 했다. 프린스턴에는 흑인전문 미용실이 없으므로.
=> 흑인 전용 미용실-아프리카에서 이민온 흑인들이 모여 미용실을 운영하는 풍경. 마리아마(말리에서 이민온 미용사, 프랑스어를 사용),아이샤(세네갈에서 온 피부병이 있는 키 작은 미용사. 이보족 남자 2명과 동시에 사귀지만, 이보족끼리만 결혼한다고 알고 슬퍼함.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희망을 품고 이페멜루에게 그 상대방 남자에게 그 사실을 말해 달라고 부탁함), 할리마(마리아마의 동생),
에어컨 없이 선풍기로만 더위를 이기려는 미용실.
이페멜루가 블레인과 동거한 곳은 뉴헤이븐에 있는 블레인의 아파트이지만.
=> 미국에서 겉모습과 정치적 성향의 상관관계(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위선.
=> 미용사들과 이페멜루 사이에도 계급 및 지식의 간극이 있고, 이페멜루는 아이샤를 비웃기도 한다.
=> PC한 용어사용. 미국에서는 '뚱뚱하다'는 말 대신 '덩치가 크다'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
이페멜루는 프린스턴의 안정적인 위치에서도 확신을 얻지 못하고 고국-나이지리아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함. 그러나 미국에 있는 그녀의 주변인들은 그러한 그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고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나이지리아에 있는 라니이누도만 그녀의 귀향을 정상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요즘 라고스에는 미국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니까 너도 돌아와서 그 무리에 끼는 게 좋을 거야"
이페멜루는 미용실에서 오빈제에게 ㅎ귀향한다는 이메일을 충동적으로 보낸다.
등장인물
이페멜루 : 주인공.프린스턴에서는 인종에 대한 단상을 올리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 블로그를 기반으로 강연료도 받고 연구비도 받고 있었으며 예일대 교수인 남자친구 블레인과도 교제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아침마다 피로, 암울, 이성의 무너짐을 느끼고, 형태 없는 갈망, 모양 없는 욕망, 자신이 살 수도 있었을 또 다른 삶에 대한 찰나적 몽상이 뒤섞여 사무치는 향수가 되어 본국인 나이지리아를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리고 첫사랑 오빈제도.
오빈제: 이페멜루의 첫사랑, 첫 연인. 결혼해서 처자식이 있었음. / 이페멜루는 라니이누도로부터 오빈제 결혼소식을 듣고 이메일을 보냈고, 오빈제는 답장을 보냄.
블레인: 이페멜루가 미국에서 교제한 예일대 교수. 3년을 교제함. 또렷한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고 이페멜루에게도 그 신념이 당연하다고 여겨 다투게 됨. 그러다 오바마가 대선에 나서고 당선되면서 새로운 유대감이 생겨났으나, 결국 이페멜루는 이별을 고함. "그저 켜켜이 쌓여 왔던 불만이 커다란 덩어리가 되어 마침내 그녀를 움직였던 것뿐이다." 그와의 관계가 집 안에 있는 게 만족스러우면서도 늘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 것과 같았다는 사실을 알면 그가 상처를 받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 자신의 지식에 대한 확신.
우주고모
- 미국에서 의사자격증을 취득해서 매사추세츠 주에 거주.
디케
- 우주고모와 장군 사이에 태어난 아이. 아기일 때 미국에 와서 미국인으로 자란 아이.
라니이누도
- 학창시절 친구. 나이지리아 거주. 미국에서도 편지, 이메일, 휴대전화, 페이스북 등으로 연락을 계속해 옴. 오빈제 결혼 소식을 전해 주기도 함. 남자문제.
미국
미국의 인종문제. 미국인 흑인(니그로)과 외국인 흑인의 입장 차이.
나이지리아.
전기를 비롯하여(툭하면 정전이 되어 집집마다 발전기를 갖고 있는) 교육, 정치 등 국가 시스템이 엉망이 되어, 쓸만한 젊은이들은 국내대학에서 절망을 느끼고 영국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다음 금의환향하여 사업적으로나 여러 모로 젠체하며 성공을 거둔다.
아메리카나는 그와 같이 미국물이 든 사람을 나이지리아에서 부르는 말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사는 듯하다.
나이지리아 영화가 유명한가보다.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가진 영화산업을 갖고 있다고 한다(날리우드). 이페멜루는 과장되고 연극적인 연기와 개연성 없는 구성을 가졌다고 평함.
라고스 - 팜스몰(거대한 현대식 쇼핑몰)
내부전쟁이 있었고, 부족간 갈등이 있는 듯하다. 요루바 / 이보(좀 더 하얀 편)
이민문제
- 시민권을 갖는 문제가 중요하다.
- 이민자들도 저마다 입장이 다르다. 이페멜루와 같은 유학생. 택시기사. "미국의 나이지리아인 택시 기사들은 다들 자기가 진정한 의미에서 택시 기사는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 미국에는 여러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이 있고, 특히 유색인종들은 쉽게 눈에 띈다.
이 소설에서도 여러 이민자들이 등장하고 서로 악센트로 구분을 하기도 한다.
- 하지만 같은 나이지리아라도 부족이 다르면 또 서로 다르다 여긴다. 마치 우리나라의 출신지역과 같은 것인지.
- 나이지리아, 말리, 세네갈, / 카리브해 출신 / 프랑스어, 월로프어, 말링케어
- 서아프리카의 프랑스어 사용국가(코트디부아르), 영어 사용국가(나이지리아), 기니
흑인머리의 문제
- 릴랙서를 쓰는 문제.
나의 감상
나는 이 이야기가 이페멜루와 오빈제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페멜루가 만나고 헤어진 모든 사람이 다 이야기가 있었고, 이페멜루와 오빈제가 결국 재회해서 사랑을 하는 것도 자극적이지만 아름답게만 그려지지는 않았다.
이페멜루는 주인공이지만 불완전한 인물이다. 미국 내에서 경제적 문제로 비참한 생활을 하다가 블로그의 성공과 학교(프린스턴)의 인정, 시민권 취득으로 계급이 올라가자 자신보다 낮은 계급을 가진 다른 이민자들(아프리카 출신)을 무시하기도 하고, 유학경험을 토대로 잘난 척하고, 귀국해서는 동포 사람들에게 위세를 부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미국에 이민해서 정착한 사람들이 많고 단기유학을 가는 사람도 많다. 저마다 처한 입장이 다를 것임에도, 미국 내부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보면 동일한 집단으로 묶여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한 점에서 친근함을 느끼며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이민진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을 읽어보며 문화충돌을 또다시 느껴본다.
그냥 나라 이름을 말하면 되지 왜 아프리카라고 하는 거예요? 이페멜루가 물었다. 아이샤가 혀를 찼다. "당신 미국 몰라요. 내가 세네갈 말하면 미국 사람들 말해요. 그게 어디예요?"
그녀는 미국의 나이지리아인들 사이에서, 아니 미국의 아프리카인들 사이에서, 아니, 미국의 이민자들 사이에서 존중을 받으려면 좀 더 긴 시간(미국에서 지낸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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