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후에
누군가의 부고장
다시 한번 말해 봐
넌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나한테 그러는데?
네가 여자한테 원래 그렇게 친절한 스타일이었나 해서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인가 싶었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아직 안 갔나 보네
출근하려면 꺠워야 하나
이 상황에서도 신체적인 반응은 정직했다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웠어?
편의점 라면이랑은 비교도 안 될 거다
그는 이 시간이 꿈만 같았다
저를 쫓아내기 위해 다른 걸 내줄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이 제 몸이라 할 지라도
본 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혼자 흥분하면서 가버릴 거야?
처음이니까 아플 거다
이제 와서 나보고 멈추라고?
계속 이렇게 해?
눈 뜨고 날 보면서 말해
눈 감고도 했는데 눈 뜨고 못 할 건 또 뭐야
계속 이러고 싶어서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건가?
딱 한번만 해 봐, 내 눈 보면서
내가 빨리 끝내고 가는 게 싫은가 봐?
끝내는 방법은 이미 내가 말했어
내가 이걸 더 원한다면 취향 존중해 줄 수 있어
너무 그렇게 빤히 바라보지 마세요
그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어쩔 수 없이 그가 시키는 말을 제 입으로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눈가를 타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이렇게 저 자신이 꺠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보여준다고 안 닳아
네 얼굴 좀 제대로 보고 싶다는데, 그게 어려워?
하여간 고집은...
더는 못 참겠어
별짓을 다 시키지
그는 그녀를 안은 채 눈을 감았다
가슴이 답답했고 허벅지도 무거웠다
정수리를 스치는 숨결을 느끼고서야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을 봤다
그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서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아프면 말을 해. 멍청하게 굴지 말고
늘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렀던 남자였다
군림이 당연한 사람이었고...
그가 아무리 나쁜 놈이라 해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값은 치러야 했다
이제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