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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2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2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투쟁을 통해 단순한 무리에서 집단으로의 성장이란 말이 가슴에 깊이 남는다.
왜 누구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누구는 저토록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가? 어째서 어떤 사람들은 평생 동안 누군가의 발아래에서만 살아가야 하는가? 그 누군가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 따위는 품어보지도 못한 채? 에티엔이처음으로 거쳐야 할 단계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것이었다. 《제르미날 1》
"아, 이렇게 비참할 데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래도 어떻게든 먹고살 수는 있었어. 비록 맨땅밖에는 먹지 못했지만, 그래도 우린 함께 있을 수 있었다고...... 그런데 맙소사, 대관절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걸까! 우리가 대체 무슨 나쁜짓을 했길래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 거지? 식구들을 땅에 묻고, 살아남은 식구들도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 아무 희망도 없이..... 저들은 마차를 모는 말처럼 우릴 부려먹었어. 이건 너무나 부당한 일이야. 죽도록 일하면서도 채찍질이나 당하는 가축처럼 살아가면서생전 가도 맛난 음식 한번 먹어보지 못하고 부자들의 배만 불려주다가 죽어야 하다니. 희망이 사라지면 더이상 살아갈 낙도 없는 거야. 그래.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었어. 우리에게도 숨을 쉴 권리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될 줄 진작 알았더라면! 단지 정당한 것을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비참해질 수 있는 거냐고!" - P240
사람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복수를 꿈꾸는 검은 군대가 밭고랑에서 서서히 싹을 틔워 다가올 세기의 수확을 위해 자라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그 싹이 대지를 뚫고 나올 것이다.
그가 가진 이론은 비록 모호하지만 그는 광부들의 리더가 되고, 카트린을 통해 감정교육을 경험한다. 또한 광부들은 에티엔을 통해 반항과 투쟁을 차례로 배워나가면서 단순한 ‘무리masse‘에서 진정한 하나의 ‘집단collectif‘으로 성장해나간다. 부르주아들 역시 자신들의 안락한 삶을 위협하는 낯선 세상과 직면하면서 불안한 미래를 예감하게된다는 의미에서 그들 역시 한층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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