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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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작품중에 읽기가 좀 힘든 책이었다.
정확하게 정리가 안된다.
천천히 다시 생각봐야겠다.

그것이 높은 지혜에서 온 것이건, 아주 단순한 천진함에 불과한 것이건, 그렇게 순간을 사는 법을 아는 사람, 그렇게 현재에 살며 상냥하고 주의 깊게 길가의 작은 꽃 하나하나를, 순간의 작은 유희적가치 하나하나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그런 사람에게 인생은 상처를 줄 수 없는 법이다. - P160

「그럼 내가 당신을 비웃건 말건 그건 상관없다 이거지요. 당신은 정말 겁장이예요! 소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는누구나 비웃음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하는 법이에요. 그러니하리 한번 과감히 해보세요. 최악의 경우라 해봐야 비웃게내버려두면 그만이잖아요. 그래도 당신이 하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이 복종한다는 것을 믿지 않을 거예요」 - P173

인간이 천 개의 영혼을 지닌다는「황야의 이리론」과 헤르미네의 말은 옳았다. 내 마음속에서는 매일 예전의 모든 영혼 곁에 새로운영혼들이 나타나 자기주장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눈앞에 있는 그림을 보듯 지금까지의 나의개성이라는 것이 하나의 망상에 지나지 않음을 똑똑히 보았다. 나는 우연히 잘할 수 있었던 서너 가지 능력과 수양만을 정당화하면서 하리라고 하는 사내의 상(像)을 그려내어 본래 문학,음악, 철학에 지극히 빈틈없는 교양을 갖춘전문가인 그자의 삶을 살아왔던 것이고, 그러면서 내 개성의 나머지 부분, 즉 그 밖의 모든 능력과 충동과 노력의카오스를 부담스럽게 느껴 <황야의 이리>라고 불러왔던 것이다. - P182

그때 나는 생각했다. <아! 이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좋다. 나도 한번 행복해 보았다. 내 자신의 구속에서벗어나 환희에 빛나면서, 파블로의 형제가 되어보았다. 어린아이가 되어보았다고. - P240

이처럼 《황야의 이리》는 허구적인 줄거리와 융의 심층심리학의 기본 사상을 빌려 헤세의 자전적인 체험을 가공한 것이다. 헤세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 이 작품이 갖는 의미를 <카타르시스>라는 말로 요약한다. 이 소설은 자신과세상에 대해 불가능한 이상을 기대했기 때문에 심각한 심리적 동요를 겪는 한 이상주의자가 원형적인 상징 인물과의 대결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새로운 정신적 통일성과 자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도정을 그리고 있다. 이소설을 통해 헤세는 정신적 위기의 시기에 가졌던 비극적세계관을 극복하고 처음으로 최고의 인간성과 생활 능력사이에 화해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이른다. 할러의 정신적발전의 종착점인 파블로와 모차르트와 괴테는 모두 유머를내긍정하는 인물들이고 동시에 극도의 섬세함, 변신 능력면적 조화를 지닌 인물들이다. 인간이 된다는 먼 가능성은<고통>을 통해서가 아니라, <진지함>을 상대화함으로써, 즉<유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작품해설 중]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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