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존재의 목소리 배반인문학
김석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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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대한 기본 개념과 이론을 심리와 철학으로 잘 조합해 놓은 책이다.
좀더 깊이 있는 내용을 원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책이다.

자아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직결되는 관계다. 인간이란 하나의 유한과 무한의 종합, 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의 종합, 자유와 필연의 종합, 요컨대 하나의 종합이다. 종합이란 두 개의 첫 사이의 관계다. 이런식으로 본다면 이른바 인간이란 아직 자기는 아니다." (키르케고르) - P77

자아가 불안을 느끼는 것은 도덕 형태로 강요되는 초자아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동시에 이드의 강력한 욕망에도 어느 정도 끌리고 동조하기 때문이다. 보통 신경증불안을 이드의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해 처벌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해석하지만 자아의 무의식적 욕망 때문에발생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프로이트에 따르면자아는 이드로부터 발생한 것이며, 이드를 통제하고 억압하기보다는 이드에 무의식적으로 동조하고 도와주는 속성을 갖는다. 신경증불안은 초자아로부터 처벌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라기보다는 이드에 동조하는 자아가 초자아에 대해 갖는 죄책가이나 이와 연관된 복합적 심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드와 자아의 욕망을 부추기면서도 그것에 죄책감을 주는 초자아가 무엇인지 규명해야 신경증불안의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초자아는 양심처럼 억제하고 처벌하는 인격의 부분이며서 부, 명예, 권력 등 자아가 좆는 사회적 이상을 대변하는 모든 것이다. - P94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와 관계를 맺는 것은 내 욕망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라캉에 따르면 욕망은 탐욕이 아니라 존재를 향한 순수정념passion이다. 주체적 치료란 소외된 욕망에서 벗어나 내 욕망을 찾는 것이다. 자존감의강조는 자칫 자신의 욕망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치에 맞춘 이상화된 자아를 원하는 소외된 욕망으로변질될 수 있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보고 욕망을 배우기 때문에, 자기 욕망의 의미를 알려면 타인의 인정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가 타자에게 매달릴수록 타자의 욕망은 우리를 억압하고 소외시키기 쉽다."
진정한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나 사회에 맞추지 않고나의 고유한 존재being를 찾고, 그것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 존재가 본래 실체가 아니라 완벽히 채워지지 않는 무nothing이자 순수한 가능성으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욕망이란 존재의 텅 비어있음을 받아들이고 지금 이 존재에 충실하려는 윤리적 태도이기에 괴로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능동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며 내 욕망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주체는 불안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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