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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ㅣ 파랑새 사과문고 64
김소연 지음, 김동성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6월
평점 :
꽃신을 소개받고 이 책을 들여다 본다..
책표지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자아이가 서 있다.
그 치마단 아래 내가 봐도 탐이 나는 비단신이 손끝 하나 건드려
볼 수 없게 곱디 곱게 눈길 위에 있다.
예전에 읽었던 <명혜>와는 너무나 다른 옷차림을 한 선예가 거기에
있는데 왜 나는 명혜가 떠올랐을까??
그리고 살며시 겉표지를 넘겨 저자 김소연을 본다.
하하하 나의 몹쓸 기억력 <꽃신>의 그분이 <명혜>의 그 분이란다..
이젠 작가 이름 안 잊어 먹을 것 같다.
사람은 저마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뭔가가 숨어 있나보다.
한 사람이 여러가지 감정을 가지고는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란건 희안하게도..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그런 느낌이란게 있는가 보다.
이 책은 세 편의 단편 '꽃신', '방물고리', '다홍치마' 가 나온다.
그 것에 얽힌 가슴 따뜻한 보물 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말인데 나에게 보물 같은 이야기가 뭐가 있었더라..
내 지나온 시간들을 되짚어 봤는데 여기서도 몹쓸 기억력이
발동해서는 딱히 떠오르는게 없으니 내 인생도 참 빡빡했구나 싶다.
꾸역꾸역 끄집어 낸 내 이야기..
중학교때 집안 사정으로 엄마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된 때가 있었다.
그러니까 선예,달이, 덕님이 나이와 비슷한 시기였던가 두어살 많은
시기였었고 그리고 나는 표현할 수 없는 사춘기를 앓고 있었을
때였는데, 하루 아침에 사라진 엄마 대신 두 동생들을 돌봐야
했는데, 지금이야 급식을 하지만 그때만 해도 다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때라 경험도 없는 내가 반찬 신경써 가면서
그딴걸 해 볼 엄두나 냈겠는가? 그러나 나는 해야만 했고, 할 수
밖에 없었다..어떻게든...나는 하루 하루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으니까...그렇게 솜씨를 갖추기도 전에 나는 행동으로 옮겨야
했고, 그렇게 무작정 시도한 형편없는 도시락은 곧 나의 수치였다.
그 때 나는 어렸으나 다 커져 있어야 했고, 사춘기 였으나 표를
내서는 안 되었던 그 때 점심시간마다 도시락 꺼내기가 망설여졌던
김치만 싸가지고 갈 때면 꼬르륵 거리는 내 뱃속을 정말 어떻게든
하고 싶었었는데..그 순간 내 도시락 반찬에 서슴없이 젓가락질
해주던 친구가 있었는데..그래 그렇게 빡빡하지만은 않았나보다
그 친구는 알까? 그 때 내가 얼마나 속으로 고마워 했었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지금 보물 같은 이야기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걸 그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걸 그 친구는 알까?
선예에게 달이가 있었듯이 덕님에게 홍석이가 있었듯이
큰돌이에게 선비가 있었듯이 그 때 내게는 네가 있었다는걸..
그래서 나 버틸 수 있었고, 지금은 이렇게 나에게 만족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걸..아마 우리 시누이는 모를게다...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