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 앞전에 읽었던 책에서 '나사의 회전'이 잠깐 언급되길래 겁없이 턱하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겁없이 집어든 댓가를 톡톡히 치뤘다고 할까나.. 역시나 좋은평에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겨지는 데는 무리가 따르는 책읽기였다. 너무 많은 복선으로 내용에 푹 빠지기에는 내 생각들이 이리저리 갈팡질팡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 복선에 대한 확실한 결과물이 없다는 것도 내 모자라는 머리로는 작가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었음을 밝힌다. 유령이야기? 아니면 심리적 불안을 나타내는 이야기? 유령이야기인가 싶으면 가정부의 심리싸움이고 심리적 불안이라고 하기엔 미스테리 하지만 사실적인 묘사들.. 결국은 유령이 있다는 걸까? 어느 곳에서든 귀신이야기 하나쯤 없는 곳은 없으리라 생각되는데.. 특히 인적이 드문 시골은 두 말할 것도 없다. 내가 자란 곳은 강원도 영월이다. 말그대로 두메산골 같은 곳이였으며 버스도 드문 곳이였다..그나마 내가 자랄때는 한창 활발한 활동을 뽐내던 풍경이였음에도 아침 저녁을 제외하곤 한시간에 한대정도 였던걸로 기억하는데..그 사이 버스를 놓친 바쁜 사람들은 걸어서 다닐 수 밖에 없었고, 그 길에서 보았다던 귀신이 소문에 소문을 낳았다.. 어린나이에 어찌나 그 많고 다양한 귀신들 때문에 길이 무서웠던지.. 총각귀신,처녀귀신은 말할것도 없고 물귀신 달걀귀신 참 귀신 종류도 참으로 많았던 시절..늦은 저녁 해가 뉘엿뉘엿한 시간에 숨바꼭질이라도 하게 되면 머리카락 보이는 것 보다도 홀로 숨은 그 자리에 귀신이라도 나타날까 겁나 스스로 들키기도 하고..그런데 왜 그렇게 무서우면서 화장실 근처에 숨어들었을까? 빨간휴지 파란휴지귀신이 있으니 안 잡힐 요량으로 꾀를 내었던 것일테지..역시 어린시절은 귀신이 나와도 낭만적으로 기억되나보다...하하하 그냥 그 시절 생각을 하니 미소가 떠오르고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어린이가 아니라 그런가..그만큼 세월을 보낸 탓인지 이젠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 많은 사람을 겪은건 아니지만, 살면서 나름 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특히 험난한 세상의 모습을 뉴스에서 비춰주면 역시 제일 섬뜩하고 무서운건 눈에 안 보이는 귀신보다 눈에 버젓이 보이면서도 막을 수 없는 사람들인것 같다. 얼마전 살아있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동영상을 보고 난 뒤로는 더욱더 무서움이 짙어져 버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사람이 좋다. 화면속 그들보다 주위에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아직은 사람이 더 좋을 수 있는 마음을 내게 주는 그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