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단어, 화려한 비유들, 을 나부끼며 춤추는 문장.
‘속죄‘를 아직 꽂아만 둔 채라 이언 매큐언의 책은 처음이였다.
번역가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단어들이 종횡무진하고, 세상에 이렇게 말할 수도 있구나 싶은 낯설고 기묘하고 신선한 비유들이 문장마다 펄럭인다.
분명 통속적이랄 수도 있는 소설인데 읽어낸 내가 대견하리만치 반짝반짝 무겁냐 ㅡㅡㅋ
<탁월하리만큼 아둔하고, 창의력을 넘어설 정도로 따분하며, 블루 오스크의 아라베스크 문양만큼이나 정교하게 진부하다.>
<나쁜 일은 끝이 없을 것이다. 나쁜 끝이 축복처럼 여겨질 때까지.>
<그들 전반의 배부른 나태함은 느긋한 휴양, 공동의 목적, 상호 관용이 있는 사회를 만든다. 이 나른한 비척삭동물은 세상과 하나이며, 부패상태의 풍요로운 삶을 사랑한다. 반면 그들보다 하등한 우리는 공포에 차 있고 늘 불화를 겪는다. 우리는 초조해 하고, 너무 빨리 움직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