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가 잠긴 방
기시 유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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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무더운 한 여름보다 오히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이 계절이야말로 공포와 추리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사실 추리소설은 내게 있어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고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런 장르이다. 가끔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작품이 있지 않고서는 왠만해서는 잘 보지 않는데, 최근에 재밌게 본 추리소설을 꼽아보라면 마쓰모토 세이초의 <잠복>이 무지 좋았다. 

  꽤나 시간이 흘렀는데, 아마도 작년 이 맘때쯤 일거다.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악의 교전>,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베스트셀러이기에 서점 입구에 떡 하니 책을 쌓아두고 판매를 하는 것일까? 어떤 책이지? 작가가 누구지? 궁금증과 호기심에 책을 들고 이러저리 살폈다. 기시유스케란 작가의 이름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때만 해도 추리소설에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무심코 지나쳤는데, 나중에 악의 교전 서평을 보고는 "아! 이 책이 그 때 그 책이었구나!" 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꼈다. <악의 교전>은 출간 당시부터 대단히 화제작이었었는데, 지금까지도 읽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의 단편집 모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또다른 화제작 <자물쇠가 잠긴 방>이었다. 이 작품은 2012년 일본 후지tv에서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악의 교전>은 장편이라 우선은  <자물쇠가 잠긴 방>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을 통해 기스유스케를 먼저 만나보고  나서 장편에 도전해 볼 작정이다.

 

‘호러의 거장’,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발간되기 무섭게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기스유스케의 단편 <자물쇠가 잠긴 방>에는 비슷한 이야기인 듯 하지만 다른 이야기 '서 있는 남자, 자물쇠가 잠긴 방, 비뚤어진 상자, 밀실극장' 등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했다는 거예요?" 

준코는 말문이 막혔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범인은 해냈어요. 범죄를 실행하는 것보다는 그 수법을 추측하는 편이 훨씬 쉬울 텐데."

에노모토는 분한 듯이 말했다.

"뭔가 다른 발상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검토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발상이."

                                                                     [서 있는 남자] 중에서....

 

아오토 준코는 동정심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저한테 뭘 의뢰하고 싶으신 거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히로키 군은 틀림없이 자살한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히로키는……절대로 자살한 게 아닙니다.”

아이다의 말에 준코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자살이 아니라고요? 무슨 근거라도 있나요?”

“히로키에게는 죽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아오토 선생님. 애당초 경찰이 히로키 군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한 건 현장이 밀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밀실이 깨진다면 180도 바뀌어 살인일 가능성이 농후해지겠죠.”

                                                                    [자물쇠가 잠긴 방] 중에서...  

 

이 자식 도대체 뭐야. 어떻게 그걸 모조리 꿰뚫어 본 거지.

스기사키는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다리에 힘을 주어 겨우 버텼다.

"제가 그런 짓을 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정황상 증거는 죄다 당신이 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에노모토는 조용하게 말했다.

스기사키는 에노모토를 노려봤다.

                                                                    [비뚤어진 상자] 중에서.

 

추리소설의 매력은 작품 속의 상황과 사건이 얼마든지 실제 내 주변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은 예감에 있을 것이다. 잠복도 그렇고, 악의교전도 그렇고, 이 작품 역시도 그렇다. 밀실살인의 범인을 잡으려면 밀실을 깨뜨려라. 『자물쇠가 잠긴 방』은 밀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다. 이 책 속에는 네 개의 단편,  네 개의 밀실이 나오는데, 밀실을 깨뜨려야만 범인이 나타나게끔 되어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밀실을 잠그려는 자와 열리는 자 사이에서 고도의 두뇌게임이 펼쳐진다. 기스유스케의 책은 표지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렬한 것 같다. <악의교전>도 그렇고, <자물쇠가 잠긴 방>도 한 번 보면 기억될 정도로 책 표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리고 표지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어떻다 하는 걸 은근히 암시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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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리더 시진핑
가오샤오 지음, 하진이 옮김 / 삼호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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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 수 천년동안 대제국으로서 천하를 호령했던 중국은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 내분과 분열, 열강들의 침략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심지어는 일본과의 전쟁에서도 패배하여 일본으로부터 동아병부(東亞病夫:아시아의 병든 늙은이)라고 조롱을 받았었고, 아편전쟁 때에는 프랑스와 영국에 패배하여 홍콩과 광동을 영국에 떼어주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독일, 미국, 러시아 등의 나라에게도 영토를 떼어내 주면서 과거 거대했던 중국은 더 이상 옛 명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듯 여겨졌었다. 그런데 그 중국이 어느 순간부터 다시금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점차 세상을 향해 포호하기 시작했다. 모택동 사후 등소평의 주도아래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80년대와 1989년 천안문 사건의 여파를 딛고 본격적으로 세계 경제에 뛰어들기 시작하여 2000년대에 들어와 베이징 올림픽 개최와 상하기 세계 박람회 등으로 단숨에 세계 선두에 뛰어올랐고, 드디어 2010년에 와서는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올라선 것이다.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듯 오랜 문명을 지닌 이 대륙은 젊어지는 주사라도 맞은 듯 원기를 회복하여 다시 미래를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대국의 자부심을 되찾았다.

 

모택동(毛澤東: 마오쩌둥, 1965~1976)

등소평(登小平: 등샤오핑, 1978~1992)

강택민(江澤民: 짱쩌민, 1992~2002)

호금도(胡錦濤: 후진타오, 2002~현재 )

습근평(習近平: 시진핑, ? ~ ? )

 

GDP, 국민총생산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2위에까지 오른 거대 중국의 지도자였던 후진타오에 이어 차기 국가주석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진핑, 그는 과연 거대 중국의 지도자가 되어 세계를 호령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과거 중국의 화려했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시진핑 시대의 중국, 과연 어떤 모습일지?

대적불가(對敵不可) 시진핑, 천하무적(天下無敵) 시진핑, 후진타오에 이어 거대(巨大)한 중국대국(中國大陸)의 제5세대 새로운 지도자로 떠오른 시진핑, 그의 이야기를 담은 <대륙의 리더 시진핑>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국의 정치사와 근현대사 그리고 G2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국 발전의 원동력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2012년 11월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서 새로운 지도자의 선출이 있었다.

11월 6일 미국은 대통령 선거, 이틀 뒤에 8일 중국에서는 당대회가 있었다.

미국과 중국 G2 국가의 새로운 권력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미국의 경우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의 재당선이냐? 아니면 새로운 대통령 후보인 론리냐?

두 후보 간의 초박빙의 승부, 과연 누가 화이트 하우스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인가?

그리고 불과 30년이란 짧은 시간 만에 기적 같은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어내 초강대국 G2의 반열에 올랐으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세계 초일류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 2012년 11월 8일 중국의 제18대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를 앞두고 현재 전 세계 초미의 관심이 중국으로 모아지고 있다. 후진타오에 이어 중국의 제5대 지도자를 선출하려는 작업은 이제 거의 마무리되었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현재 중국의 국가 부주석인 시진핑이 주석 위치에 오르게 될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대륙의 리더 시진핑. 2012년 11월 8일, 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중국은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이익에 부응하는 강한군대를 건설할 것이라고 천명했는데, 바로 시진핑시대 중국의 목표가 될 것이다.

 

인구 13억 거대 중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은 사실 권력의 요직인 상하이시 서기로 부임한 2007년 이전까지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지방 행정직을 맡아오던 그가 한순간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지도자로 내정되자 세계는 깜짝 놀랐다. 중국 권력의 중심인 공산당 · 행정 · 군 모두에게 인정받은 시진핑.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유방(劉邦, 한고조), 유수(劉秀, 후한 광무제), 유비(劉備, 촉의 황제) 등 이른바 ‘3유’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고 무능하다는 인상까지 줬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추대했습니다. ‘3유’에게는 사람들을 단결하게 만드는 특출한 능력이 있었죠 단결은 실패하거나 패배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전제입니다.”

 

복건성(福建城) 성장(城長)으로 재직할 당시 “중화자녀”라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한 말이다. 시진핑 자신은 물론,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관료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단순히 고위 관료가 아닌 지도자로 급부상했던 것이다. 시진핑에게는 바로 ‘3유’가 가지고 있었던 그 리더쉽이 있었던 것이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조직의 단결과 화합을 중시하는 리더쉽.

 

“당 중앙은 시진핑 동지가 상하이시위원회 서기를 맡을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2007년 3월 24일 상하이시가 소집한 당정책임간부회의에서 중앙조직 부장 허궈창은 이와 같이 강조했다. 모든 일은 아무런 예고없이 갑자기 일어났다. 시진핑의 부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시진핑의 상하이시위원회 서기직 임명은 매우 파격적인 인사였다. 지난 20년 동안 상하이시위원회 서기직은 상하이시 출신의 고위급 간부가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어떻게 해서 상하이시위원회의 서기직을 꿰찰 수 있었을까? ……시진핑은 상하이시 고위직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단호하게 척결하여 관료 사회를 정돈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었다.(387~391면)

 

그 리더쉽은 2007년 위기에 빠진 상하이을 안정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 개국 원로의 아들이었던 시진핑은 아버지의 정치적 숙청으로 집안이 풍비박산되면서 산촌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 곳에는 그는 촌의 관리직을 맡게 되는데 이후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은 당시 차기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던 리커창을 누르고 중국 공산당 제5세대 지도자로 우뚝 서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는 커녕 일개 관료조차 꿈꾸지 않았던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의 비밀스러운 인사 정책에 따라 일찌감치 차기 지도자로 지명 되었던 것이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한마디로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 추세라면 앞으로 8년 후 쯤인 2020년쯤엔 미국을 넘어 G1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대해 덤핑판정을 하면서 혹은 중국산 물건에 불매운동을 하면서 중국 경제를 위협해 보지만 이는 계란으로 바위을 치는 격이다. 중국은 콧 방귀를 뀌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끄떡도 없다. 13억에 이르는 든든한 내수시장이 있는데 도대체 무엇에 겁을 먹고 걱정을 한단 말인가?

 

세계 초일류 강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급부상한 시진핑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새로운 통치자로 거대 중국을 이끌 시진핑

중국 권력의 근원인 당·정·군 모두로부터 지도자로 인정받은 인물

 

박혁명분자 숙청 과정에서 시중쉰은 주변의 동지들이 하나둘씩 억울하게 체포되자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시중쉰의 안위를 염려하던 류징판은 잠시 몸을 숨기라고 충고했지만 시중쉰은 이렇게 말하면서 단호히 거절했다.

“난 갈 수 없네. 설사 나를 죽인다고 해도 가지 않겠네. 지금 체포된 동지들은 모두 나를 믿고 이곳 소비에트 정부로 온 사람인데 어떻게 나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겠나?”(64~5면)

 

시중쉰을 만난 마오쩌둥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중쉰, 자네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야. 제갈량은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풀어주지 않았나? 자네는 제갈량보다 더 큰 인내심과 지략을 가진 사람일세, 그려!”(78면)

 

근 700페이지의 방대한 양에 달하는 <대륙의 리더 시진핑>은 시진핑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아버지 시중쉰의 일대기는 물론 지방 행정직을 맡아오던 그가 한순간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지도자로 내정될 수 있었던 이유부터 시진핑의 출생, 성장, 행정 경력, 중국의 지도자가 되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시진핑이 중국 최고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과 정치인생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중국 권력의 중심인 시진핑의 삶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초기 활약상과 상산하향, 문화대혁명과 같은 중국의 현대사까지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 정치현대사의 핵심에 있었기 때문에 이는 단순히 개인의 역사가 아니라 중국 발전의 현대사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급부상한 시진핑의 일대기를 통해서 향후 중국의 발전방향과 대외정세, 미래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굉장히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그다지 지루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글이 수월하게 잘 읽힌다. 중국이라는 나라, 그 나라의 새로운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시진핑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조그마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라도 손쉽게 이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너무 글만 있다는 점이다. 차즘 변화하면서 성장하는 중국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시진핑과 관련된 사진들을 넣었더라면 독자들이 책을 읽는데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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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4-06 0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주말엔 캠핑 - 최강 캠퍼 11인이 말하는
성재희.윤영주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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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뜯고 무심코 책장을 펼쳤는데 거기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텐트를 4~5개 가지고 있어요.”

 

일반 가정에 하나도 있기 힘든 텐트를 4~5개씩이나... 부럽부럽!!

하긴 이쯤 되어야 캠핑족 또는 캠핑 매니아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을테니!! 캠퍼들이 텐트 4~5개씩을 가지고 있는 것도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닌 셈이다.

 

캠핑하면 떠오르는 필수품이 하나 있다. 바로 텐트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텐트로 이야기의 말문을 열었다. 텐트는 나에게도 어렸을 적에 집에 꼭 있었으면 하는 물건이었다. 여름 휴가 시즌이 되어 바다나 들로 놀러 나갔을 때,

그늘 막과 텐트 속에서 취사를 하고 쉬는 사람들이 너무 재밌어 보였고, 부러워 보였다.

그래서 아빠에게 우리도 텐트를 사자고 졸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나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텐트는 야외에서의 ‘내 집’이면서 동시에 워낙에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다른 것 다 체쳐놓고 가장 먼저, 가장 신중하게 고민해서 장만해야 할 장비이다.

 

겨울을 뺀 나머지 계절용 돔 텐트

동계용에서 사계절용으로 진화한 거실텐트

돔 텐트가 방 하나를 꾸리는 것이라면 거실텐트는 집을 짓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서 거실 텐트가 빛을 발하는 건 역시, 한 겨울이다. 텐트 안에 난로를 켜놓고 테이블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는 게 동계 캠핑의 일반적인 모습인데, 거실텐트가 있기에 이게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텐트와 그늘막의 일체형인 캐빈텐트와 비주얼 최고라 알려진 티피 텐트가 있다.

 

중학교 때 학교에서 첫 야영(캠핑)을 갔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나의 텐트에서의 낭만과 추억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막상 캠핑을 가서 텐트에서 자 보니 잠자리부터 취사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불편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리고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야외에서 밤은 너무 추웠다.

나는 꿈에 그러던 첫 캠핑에서 오뉴월 강아지도 걸리지 않는다는 감기까지 걸리면서 야영은 나랑 맞지 않는다고 이젠 안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교의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입학해서 그 해 여름 바닷가로 MT를 가게 되었는데, 이 때도 캠핑이었다.

텐트를 가지고 가서 바닷가 모래사장에 설치하고 물놀이를 하고, 취사를 해서 놀았다. 너무 재밌었다. 캠핑을 진정한 즐거움을 맛 본 것이다. 하지만 이 즐거움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영영 멀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에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캠핑들을 떠났다. 우리 바로 이웃에도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가족이 있다. 캠핑이 뜨거운 국민 레저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여기에 덩달아 나 역시도 캠핑에 대해서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중학교 때 학교에서 간 것과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 여럿이 함께 준비해서 간 것 외에는 캠핑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해야 되는지 막막했다. ‘나 홀로 캠핑 어떻게 준비하지?’ 하는 찰나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주말엔 캠핑>이란 책이다.

 

도박의 꽃이 설계자라면, 캠핑의 꽃은 랜턴이다.

캠퍼들 중에 랜턴 마니아가 많아요.

랜턴마다 가지고 있는 불빛의 느낌이 달라요.

 

바비큐 외에도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더치오븐.

물을 넣지 않고 꽃게를 쪄도 굉장히 맛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웃도어용으로만 쓰지만 유럽에서는 가정에서도 많이 사용한다고……

 

장비 중심의 잘못된 캠핑 문화

‘옆 텐트에서 좋은 걸 쓰니까 나도 따라 사겠다.’

나에게 맞는 캠핑 장비 중고장터를 이용하라.

 

들어는 봤나? 캠핑레시피.

캠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한 끼 식사가 바로 라면이다.

집에서 먹으면 맛이 없는 라면도 밖에서 먹으면 더 맛있다.

? 라면죽. 먹어는 봤나? 꼬신내 솔솔 라맨죽

냄비에 라면을 넣고 끓인다. 라면과 국물을 덜어 먹고, 국물은 반쯤 남겨둔다.

남은 국물에 찬밥을 넣고 자작해질 때까지 저어가며 끓인다. 완성된 죽에 참기름, 깨를 뿌린다. 기호에 따라 김 가루를 뿌려도 맛있을 것 같다. 와우~~

 

주말엔 캠핑족, 캠퍼가 되어 대한민국 방방곡곡으로 캠핑 떠날 준비 완료!!

이 책에는 캠핑 고수님들의 캠핑의 경험과 노하우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캠핑 초보들에게는 입문서로서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떤 텐트를 구입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필수 장비, 캠핑 요령, 안전수칙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디로 갈 것인가? 좋은 장소에 대한 소개 등등 캠핑에 대해 무지하고 갑갑한 게 많았는데, 이 책을 접하고 나서 눈 앞이 환하게 밝아진 느낌이다. 캠핑에 대한 알찬 정보들이 가득가득 들어 있어 캠핑 초보, 입문자들 뿐 만 아니라 캠핑 마니아들에게도 좋은 안내서 또는 길잡이 역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엔 캠핑>에는 볼거리, 읽을거리 외에도 캠핑 전반에 관한 일반상식과 지식들이 그야말로 가득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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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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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초의 점과 선

범인들은 완전 범죄를 꿈꾸지만, 세상에 완전 범죄는 없다.

일본 규슈의 가시이 해안에 남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여 지는 사체(死體)가 발견된다.

현장에 있던 대다수의 경찰과 형사, 감식관, 수사관들은 남녀의 동반자살로 추정하지만,

도리카이 주타로라는 중년 형사는 이 사체(死體)에 대해 의문을 갖고 수사를 하기 시작하는데……

마쓰모토 세이초, 그와 처음 인연이 되었던 작품은 <잠복>이었다. <잠복>은 정말 대단한 책이었다. 읽는 순간 빠져들었고, 책에 실려 있는 모든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대단한 추리력과 놀라운 필력이었다. 세이초의 단편 작품들은 어느 작품 할 것 없이 별 다섯 개 만점에 별 열개를 주고 싶었다. 그의 다음 작품들이 몹시 기다려졌다. <잠복>이후 두 번째로 만난 그의 작품이 <점과 선>이었다. 주말 내내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을 읽었다. 도입 부분부터 끌려서 몰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점과 선>은 <잠복>과는 달리, 이 작품은 장편이었는데, 솔직히 <잠복>만큼의 강한 매력과 흡입력은 다소 부족했던 듯 싶다. 세이초의 단편 작품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 중의 하나가 내용 전개에 있어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점을 꼽을 수 있는데, 역시 장편이라서 그런지 <점과 선>에서는 중간 중간 이 부분이 꼭 필요한가 싶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서 좀 지루한 듯 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소설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삽화>

 

그리고 <점과 선>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작품은 꽤나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작품의 내용이 숫자와 시간 외에도 전 일본을 무대로 하기 때문에 지명과 역, 철도와 공항 등 머리속에 기억해둬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꼼꼼하게 정독을 하지 않거나 읽는 도중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할라치면, 금방 갈팡질팡 헤매이게 된다. 소설에 몰입하지 못하고 줄거리의 맥락을 놓치게 되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져 버린다. 이 작품은 다른 소설과 달리 대충 훑어보듯이 읽거나, 한 번 읽어서도 내용 속에 담겨 있는 미세한 복선들을 놓치기가 쉽다. 구절 하나 하나, 글자 한자 한자 놓칠세라 꼼꼼하게 정독을 요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문제는 ‘재미’에 있다. 재미와 흥미가 빠진 상태에서 몰입은 독자로 하여금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이랄 수 있는 미하라의 사건해결에 대한 집념과 끈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져서 그나마 소설을 읽어 나갈 수가 있다. 그리고 이 소설 결말에 가면 마지막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세이초는 배치를 정말 잘 하는 작가인 것 같다. 그래서 작품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장소, 날짜 등을 어느 정도 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세이초 소설의 특징은 단편, 장편을 막론하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독자들이 품었을 모든 궁금증과 호기심, 의문 등을 속 시원하게 다 보여준다는데 있을 것이다.

세이초의 단편과 장편을 각각 한 편씩 읽어 본 결과 장편보다는 단편에 보다 큰 재미와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단순하게 단편집 <잠복>과 장편소설 <점과 선>만을 두고 비교해 본다면, 단편에서는 장편에서의 지루함을 느낄 사이 없이 굉장히 속도감 있게 내용과 사건이 전개되는데 비해서, 장편에서는 더딘 감이 없잖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조만간 읽어볼 그의 장편 <일본의 검은 안개>는 몹시 기대 중이다. 그리고 또 한편의 단편 모음집인 <역로> 또한 내용이 몹시 궁금하고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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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 미식쇼
김용철 글 사진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음식은 맛있게 먹으면 뭐든지 맛있고, 맛없게 먹으면 산해진미(山海珍味), 고량진미(膏粱珍味)을 갖추어 놓더라도 또한 맛이 없다. 먹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마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가리지 않고 모두 다 좋아한다. 미꾸라지 튀김, 꼬릿꼬릿한 냄새가 자극적인 홍어, 남들이 싫어하는 비릿한 내음이 오히려 매력적이고 일품인 과메기에 이르기까지...

먹는 것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 계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흔히들 말하는 수확의 계절, 결실의 계절 바로 가을이다. 이 맘 때 먹으면 좋은 생선이 전어이다. 전어회는 뼈째 막 썰어서 초장, 간장이 아닌 된장에 푹 찍어 먹으면 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연탄불이나 숯불 위에 구웠을 때 나는 고소한 향은 집나간 며느리조차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알았다. 고등어도 가을이 제 맛이란다.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은 고등어 회초밥!!

가을철 고등어는 지방이 풍부하게 올라 부드럽게 녹는 농후함과 고기 씹는 식감이 절대적이다. 고등어는 국민대표 서민 음식으로 예로부터 친숙한 식용고기였다. 값이 싸면서 맛과 영양 도 풍부, 거기다 어획량까지 좋아서 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생선이다.(56~7면)

 

 

또 가을 하면 속이 꽉 찬 노란빛을 내는 국민대표 먹거리 가을배추를 빼 놓을 수 없다. 밭에서 막 뽑아낸 배추 가운데를 칼로 두 동강 내어 흐르는 물에 대충 헹궈서 마늘, 참기름, 풋고추 대충 썰어 비벼 만든 쌈장에 푹 찍어 먹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달고 고소한 배추의 풋풋한 맛은 다른 반찬 없이도 밥 두 그릇정도는 그냥 뚝딱하고 비울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별미, 가을의 향기로 불리우는 송이버섯이다.

 

 

자연의 맛 그대로를 즐기는 산사의 스님들은 송이에 소금만 살짝 뿌려서 호박잎에 싸서 구워먹기도 한다. 숯불 속에 묻어 둔 호박잎을 꺼내서 버리면 송이향에 정신을 홀린다.(36면)

 

송이는 집중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솔잎과 하나가 되어 있다. 그렇기에 일반인들은 송이를 바로 코 앞에 두고도 그냥 쓱 밟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송이의 향이 얼마나 대단하냐 하면, 막 캔 송이를 조금 떼서 입에 넣어 깨물어보면, 입 안 가득 솔향이... 이는 입안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송이 하나에 소나무 한 그루, 송이가 새삼 왜 귀한 대접을 받는지 이해가 갈 것도 같다.

 

갯벌 - 생명의 땅 - 순천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에 보면 ‘벌교서는 주먹자랑, 여수서는 돈 자랑, 순천서는 인물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순천은 예로부터 인물이 많았었나보다. 아무튼 이 책은 시작은 순천에서부터 시작되어 8도의 뭍과 제주, 울릉 등의 섬 지역들도 가리지 않고 건강한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갔다. 울릉도는 5월과 10월이 관광하기에 좋다. 봄에는 나물천지고, 가을은 단풍과 바다의 미각이 자극을 하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원래 무인도였는데, 사람들이 들어와 개척한지는 이제 약 100년쯤 되었다고 한다. 울릉도 나물이 유명하고 맛있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환경이다. 울릉도는 연 평균기온이 22~23도에 머물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울릉도 섬 자체가 나물밭, 약초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650종에 이르는 식물 중에서 부지갱이, 미역취, 산마늘 등은 울릉도를 대표하는 나물이다. 그 외 섬바디라는 약초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인데 소의 먹이로 쓰인다. 울릉도 소를 약소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울릉도에는 다양한 해산물들이 많이 날 것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울릉도는 생각만큼 해산물이 풍부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갯벌이 없고 바다가 깊기 때문에 다양한 생물류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지니, 바로 오징어이다. 오징어도 버릴 것이 없는 것 같다. 내장도 먹는다고 하니, 그래서 울릉도에 가게 되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으니, 바로 호박잎을 넣고서 끓인 오징어내장탕이다. 그리고 또 울릉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하나의 별미 방어대가리 소금구이...

 

표고버섯은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35면)

 

몰랐다. 돼지고기는 새우젓하고만 잘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표고버섯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니, 앞으로 삼겹살 구워먹을 때 표고버섯도 함께 자주 먹어야줘야겠다. 표고버섯이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이유는 표고가 돼지고기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기 때문이란다.

 

죽은 음식과 산 음식 중에서 과연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미식이란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있다. 어두육미(魚頭肉尾)라고 생선의 경우는 머리 부분이 맛있다고 했는데, 참돔의 경우가 그렇다. 꽁치는 뱃살에 살이 많은 생선인데, 요 꽁치는 내장까지 다 먹을 수 있어 사실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미식은 재료가 지닌 특성을 이해하고 제대로 먹는 것, 이것이 바로 맛객 미식가 김용철이 말하는 진정한 미식이다. 미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이다.

 

 

채소, 과일, 생선 등은 제철에 나는 것이 몸에도 좋고 맛도 제일이다. 어떤 특이한 이들은 반대로 먹는다. 겨울에 수박을 먹고, 여름에 귤을 먹는 격이다. <맛객 미식쇼>에는 참 구수하고, 고소한 대한민국의 산해진미(山海珍味)와 고량진미(膏粱珍味)들이 넘쳐난다. 눈으로 실컷 보았으니, 이젠 입으로 체험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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