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객 미식쇼
김용철 글 사진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음식은 맛있게 먹으면 뭐든지 맛있고, 맛없게 먹으면 산해진미(山海珍味), 고량진미(膏粱珍味)을 갖추어 놓더라도 또한 맛이 없다. 먹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마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가리지 않고 모두 다 좋아한다. 미꾸라지 튀김, 꼬릿꼬릿한 냄새가 자극적인 홍어, 남들이 싫어하는 비릿한 내음이 오히려 매력적이고 일품인 과메기에 이르기까지...

먹는 것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 계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흔히들 말하는 수확의 계절, 결실의 계절 바로 가을이다. 이 맘 때 먹으면 좋은 생선이 전어이다. 전어회는 뼈째 막 썰어서 초장, 간장이 아닌 된장에 푹 찍어 먹으면 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연탄불이나 숯불 위에 구웠을 때 나는 고소한 향은 집나간 며느리조차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알았다. 고등어도 가을이 제 맛이란다.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은 고등어 회초밥!!

가을철 고등어는 지방이 풍부하게 올라 부드럽게 녹는 농후함과 고기 씹는 식감이 절대적이다. 고등어는 국민대표 서민 음식으로 예로부터 친숙한 식용고기였다. 값이 싸면서 맛과 영양 도 풍부, 거기다 어획량까지 좋아서 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생선이다.(56~7면)

 

 

또 가을 하면 속이 꽉 찬 노란빛을 내는 국민대표 먹거리 가을배추를 빼 놓을 수 없다. 밭에서 막 뽑아낸 배추 가운데를 칼로 두 동강 내어 흐르는 물에 대충 헹궈서 마늘, 참기름, 풋고추 대충 썰어 비벼 만든 쌈장에 푹 찍어 먹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달고 고소한 배추의 풋풋한 맛은 다른 반찬 없이도 밥 두 그릇정도는 그냥 뚝딱하고 비울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별미, 가을의 향기로 불리우는 송이버섯이다.

 

 

자연의 맛 그대로를 즐기는 산사의 스님들은 송이에 소금만 살짝 뿌려서 호박잎에 싸서 구워먹기도 한다. 숯불 속에 묻어 둔 호박잎을 꺼내서 버리면 송이향에 정신을 홀린다.(36면)

 

송이는 집중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솔잎과 하나가 되어 있다. 그렇기에 일반인들은 송이를 바로 코 앞에 두고도 그냥 쓱 밟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송이의 향이 얼마나 대단하냐 하면, 막 캔 송이를 조금 떼서 입에 넣어 깨물어보면, 입 안 가득 솔향이... 이는 입안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송이 하나에 소나무 한 그루, 송이가 새삼 왜 귀한 대접을 받는지 이해가 갈 것도 같다.

 

갯벌 - 생명의 땅 - 순천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에 보면 ‘벌교서는 주먹자랑, 여수서는 돈 자랑, 순천서는 인물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순천은 예로부터 인물이 많았었나보다. 아무튼 이 책은 시작은 순천에서부터 시작되어 8도의 뭍과 제주, 울릉 등의 섬 지역들도 가리지 않고 건강한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갔다. 울릉도는 5월과 10월이 관광하기에 좋다. 봄에는 나물천지고, 가을은 단풍과 바다의 미각이 자극을 하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원래 무인도였는데, 사람들이 들어와 개척한지는 이제 약 100년쯤 되었다고 한다. 울릉도 나물이 유명하고 맛있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환경이다. 울릉도는 연 평균기온이 22~23도에 머물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울릉도 섬 자체가 나물밭, 약초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650종에 이르는 식물 중에서 부지갱이, 미역취, 산마늘 등은 울릉도를 대표하는 나물이다. 그 외 섬바디라는 약초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인데 소의 먹이로 쓰인다. 울릉도 소를 약소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울릉도에는 다양한 해산물들이 많이 날 것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울릉도는 생각만큼 해산물이 풍부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갯벌이 없고 바다가 깊기 때문에 다양한 생물류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지니, 바로 오징어이다. 오징어도 버릴 것이 없는 것 같다. 내장도 먹는다고 하니, 그래서 울릉도에 가게 되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으니, 바로 호박잎을 넣고서 끓인 오징어내장탕이다. 그리고 또 울릉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하나의 별미 방어대가리 소금구이...

 

표고버섯은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35면)

 

몰랐다. 돼지고기는 새우젓하고만 잘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표고버섯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니, 앞으로 삼겹살 구워먹을 때 표고버섯도 함께 자주 먹어야줘야겠다. 표고버섯이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이유는 표고가 돼지고기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기 때문이란다.

 

죽은 음식과 산 음식 중에서 과연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미식이란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있다. 어두육미(魚頭肉尾)라고 생선의 경우는 머리 부분이 맛있다고 했는데, 참돔의 경우가 그렇다. 꽁치는 뱃살에 살이 많은 생선인데, 요 꽁치는 내장까지 다 먹을 수 있어 사실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미식은 재료가 지닌 특성을 이해하고 제대로 먹는 것, 이것이 바로 맛객 미식가 김용철이 말하는 진정한 미식이다. 미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이다.

 

 

채소, 과일, 생선 등은 제철에 나는 것이 몸에도 좋고 맛도 제일이다. 어떤 특이한 이들은 반대로 먹는다. 겨울에 수박을 먹고, 여름에 귤을 먹는 격이다. <맛객 미식쇼>에는 참 구수하고, 고소한 대한민국의 산해진미(山海珍味)와 고량진미(膏粱珍味)들이 넘쳐난다. 눈으로 실컷 보았으니, 이젠 입으로 체험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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