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과 거북선 논쟁의 새로운 패러다임 - 민족의식을 탄생시킨 임진왜란 거북선 구조 논쟁의 새로운 가설, 도(櫂) 젓기
김평원 지음 / 책바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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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과 거북선 논쟁의 새로운 패러다임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개봉을 앞두고, 다시금 이순신 장군과 조선 최고의 전투선이었던 거북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것 같다.

한산도대첩, 명량대첩 등 위기의 순간마다 왜적과의 해전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의 업적은 과연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전에서 연전연승한 배경에는 이순신의 뛰어난 지략과 전략도 한 몫을 톡톡히 했지만, 역시 조선 최고의 돌격선인 거북선과 전함인 판옥선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순신과 거북선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관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이순신이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거북선이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만들어 졌고, 전투에서는 또 어떻게 활용되었으며, 거북선의 용두는 일자형인지, 기역자인지, 거북선의 내부 구조는 2층인지 3층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고 오리무중이다.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최고의 전투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년이 흐른 지금까지 거북선의 온전한 형태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답답하다.

 

이충무공전서는 왕명에 의해 이순신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 편찬한 관찬 사료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발견된 사료 중 이순신과 거북선과 관련한 가장 공신력 있는 사료이다. 1975(정조 19) 규장각에서 펴낸 간접 사료인 이충무공전서의 귀선지제의 기록과 도면을 근거로 추정 재현이 가능한다.(~73)

이순신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멋진 돌격 전함을 설계하고 직접 만들 수 있었을까?

거북선, 귀선(龜船), 우린 지금까지 숱한 거북선을 접했지만,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진짜 모습, 실체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다들 알다시피 임진왜란 당시 망국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건 이순신 장군의 조선 수군과 전투선인 판옥선 그리고 돌격선인 거북선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난의 위기를 극복한 전투선(戰鬪線)인 거북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정확한 모습을 복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이 나라는 국난의 위기를 구한 조선 수군 최고의 돌격선이자 전투선인 거북선을 도대체 어떻게 관리하고 보존한 것일까?

조선은 세계 최고, 최강의 수군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종전과 함께 그 능력 또한 상실해 버렸다. 반대로 일본은 임진왜란 침략 전쟁의 실패를 딛고, 개방을 통해 서구 열강의 선진문물을 배우고 익혀, 19세기 조선을 재침략하여 마침내 식민화하는데 성공하였다.

조선은 임진왜란을 끝으로 더 이상 전쟁에 관해 신경을 쓰지 않았고, 일본은 조선 수군의 활약으로 조선침략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절치부심 하여 후대에 다시 조선을 침략하여 조선들의 뜻을 이루었다. 이른바 불과 200년만에 사무라이 선조들의 뜻을 이룬 것이다.

일본의 조선 침략 야욕을 잠재운 조선 수군의 돌격선 거북선은 세계 최고의 전투선이다. 만약에 이런 능력과 기술이 잘 보존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왔더라면, 지금 우리의 해군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세계 최강의 막강한 해군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영화와 드라마 책을 통해 숱한 거북선을 봐 와서 거북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만이었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거북선은 기껏 정말 이름 석자에 불과할 뿐이었고 정작 중요한 거북선의 내부 특성이나 기능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한개도 없었던 거 같다.

우리는 거북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거북선의 다양한 내부 구조와 그 속에 도를 젓는 격군과 포수와 사수 어떻게 배치되었으며, 2, 3층 구조의 거북선 내부 구조일 때 격군와 사수, 포수는 어떻게 배치 되었는지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들을 통해 보여준다. 사진과 그림, 설명들이 잘 어우러져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을 통해 거북선의 진정한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거북선 패러다임 논란 외에도 임진왜란 당시 통쾌한 적퇴치담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예컨대, 전라북도 김제시 제월동의 전설, 보물 상자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이야기인데, 정평구란 이가 임진왜란 당시 무주, 진안, 장수 지역을 공격해 오는 왜적을 보물상자와 벌통으로 속여 통쾌하게 물리친 이야기이다.

곧 영화 한산이 개봉하는데, 그 전에 이 책을 통해 거북선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나서 영화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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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 책과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스물두 개의 일본 문화 & 여행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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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문화 이야기 2

일본 문화 여행,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차를 타고 다니는 우리나라 여행도 즐겁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제주도 여행도 즐겁다. 여유와 시간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벗어나 외국으로 떠나는 여행은 더 즐겁다. 혹자는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고!! 여행을 통해 얻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다. 한동안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제일 하기 힘든 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답답해 했었는데,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이제 서서히 모든 일상이 정상화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독서와 여행만큼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는 것이 있을까?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와 독서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즐거움과 깨달음!!

책과 여행으로 만난 두 번째 일본 문화 이야기

내심 기대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너무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

일본의 국민 작가 아사다 지로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이는 굉장히 우직하고 한결같은 사람이에요. 소설가가 되고 싶다. 소설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생각만으로 살고 있는 사림이니까요.

소설 철도원으로 유명한 작가 아사다 지로의 부인이 한 말입니다. 하도 긴 시간 책상다리를 하고 한 곳에만 앉는 바람에 그가 앉았던 자리가 움푹 패어 있었던 것입니다.(~53)

이 책은 일본 여행 에세이인데, 문체가 간결하고 내용이 사실적이어서 좋았다. 저자가 자료와 상상을 통해 쓴 이야기가 아니고, 직접 일본을 여행하고 다녀온 경험과 소감을 사실 그대로 서술하였기 때문이다. 왠지 비밀이야기인 일기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미야자키는 습도가 별로 높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과 같은 온도라도 별로 안 덥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다섯 번째 가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날 우리가 향한 곳은 다카치호 협곡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다카치호 협곡으로 가는 여정은 길었지만 여행지에서는 버스 타는 일도 즐겁기만 합니다. 가는 길에 만나는 일본 풍경도 재미있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일상의 한조각이지만 흔한 풍경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면 신선하고 즐거움이 가득합니다.(188)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도 앞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그날 그날 본 것과 느낌들을 기록으로 남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외가 아니어도 국내 여행지나 출장으로 간 다른 지역의 명소, 방문한 곳, 찾아간 맛 집 등등 일기 형태로 기록하여 간 곳마다 기록하고 모아두면 훗날 훌룡한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 2부 형태로 되어 있는데, 1부는 책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이며, 2부는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이다.

1부 책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편에는 저자가 읽는 책을 통해 우리와 다른 일본의 이질적인 문화를 자신의 경험과 적절히 배합하여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매우 재밌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출장, 여행을 통해 일본을 방문해 보고 듣고 맛보고 느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일본을 여행하며 명소를 찾아다니고 그 곳의 문화와 맛집들을 탐방 다니는 모습이 무척이나 재밌게 다가왔다.

사실 일반인들은 일본어를 못 하기 때문에 자유여행이 쉽지 않다. 대부분 패키지 여행 상품을 통해 일본이나 다른 나라를 여행한다. 하지만 저자는 일본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하며 산 경험이 있고, 일본어에도 능하다. 일본어가 되기에 자유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책의 내용을 읽고 나면 책 속에 나왔던 내용들을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책 내용 속에 사진이나 그림 등을 삽입하는데, 이 책은 에피소드가 끝나는 마지막에 이런 사진들을 한꺼번에 수록해 놓았다. 이렇게 해 놓으니, 책 내용이 어지럽지 않아 읽는데 방해되지 않을뿐더러, 뒤에 사진만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도 이 책의 시리즈는 꾸준히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과연 다음은 일본 어느 지역의 문화 이야기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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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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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오페라 극장에서 처음으로 크리스턴을 봤을 때, 라울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예전의 감미로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그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러 다시 극장에 갔다. 그러던 중 특별 공연 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늘이 갈라지면서 지상에 내려온 천사의 목소리가 사람들을 황홀경에 빠뜨리고 라울의 가슴을 온통 뒤흔들어 놓고 말았다. 그리고 크리스턴의 의상실 문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여왔다.

나를 사랑해야 해!” 하지만 의상실에는 아무도 없었다.(117)

 

소설, 원작이 있는 줄 몰랐다. 이 작품은 세계 4대 뮤지컬 가운데 한 작품이라서 영화와 뮤지컬로 먼저 만났다. 음악이 아름답고, 작품성이 뛰어나며, 명배우들이 열연한 작품이다 보니, 아마도 오페라의 유령이란 작품의 제목을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이 영화는 뮤지컬 공연 당시, 주위에 사람들이 하두 입에 달고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하기에 어떤 작품이지 하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물론 나도 뮤지컬로 보고 싶었지만,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는 작품을 고가의 비용의 들여 뮤지컬로 보기에는 좀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영화였다. 처음에는 별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냥 유명한 작품이니깐 봐두면 좋을 것 같아서 본 작품이다. 그러나 보면서 깜짝 놀랐다.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영화 <투모로우>에서 좋은 연기, 너무 아름다웠던 에미로섬이 여주인공 크리스틴으로 나와서 영화를 재미를 배가 시켜 주었다. 사실 뮤지컬은 관람료가 워낙에 비싸서 한번 보기도 쉽지 않지만 영화는 수차례 계속 반복해서 볼 수 있기에 영화로만 한 5번 정도는 보았던 것 같다. 앞서의 언급처럼 주인공 여배우가 너무 예뻤고, 음악이 너무 좋았으며, 무엇보다도 뮤지컬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디테일한 부분들을 영화를 통해 보다 자세하게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소설을 읽는 내내 뮤지컬과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많이 겹쳐졌다. 영화로 봤을 때, 일반 영화에 비해 런닝타임이 길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소설의 분량이 엄청났다. 이 소설을 영화로 옮긴 감독과 뮤지컬 연출자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소설과 영화, 뮤지컬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오페라의 유령은 음악이 한 몫을 톡톡히 하는 작품이다.

크리스틴과 팬텀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하모니는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이건 소설에서는 전혀 느낄 수가 없기 때문에 영화나 뮤지컬을 봐야 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오페라의 유령 ost를 감상하였다.

"생각해줘요"를 부르던 크리스틴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목소리와 팬텀의 웅장하면서 터프한 목소리, 그리고 크리스틴을 부르며 절규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 지는 듯 하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이젠 내 맘 속에....

 

오페라 극장의 지하세계. 유령이 아무도 모르게 이 통로를 직접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페르시아인의 말이 떠올랐다. 호수로 갑시다. 우리가 호수에 이르면 나는 크리스틴의 이름을 부르고 벽을 흔들며 소리를 지를 겁니다. 우리는 결코 호수를 통해 그의 거처로 들어가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크리스틴 다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입니다. 그건 괴물이 모르게 그의 거처로 잠입하는 겁니다.(413)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영화를 꼭 보시기 바란다. 그래야만 이 작품의 진정한 진면목을 다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책 표지의 유령 가면이 나를 책 속으로 인도하는 것 같다. 크리스틴과 팬텀이 함께 부르는 노래가 자꾸만 귓가에 맴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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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볼 수 없는 책 - 귀중본이란 무엇인가
장유승 지음 / 파이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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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볼 수 없는 책

 

()한문의 시대, 한문책 이야기

고서, 고서라 하면 오래된 옛날 책을 일컫는다. 오래된 물건은 유물이라 하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지금 고서라 불리우는 옛날 책을 보려면, 박물관 같은 곳에 가야만 볼 수 있다.

가끔 진품명품 프로에 고서가 나오기라도 하면 그 귀하고 희귀한 정도에 따라 책값의 편차가 엄청남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서라고 해서 다 귀하고 가격이 비쌀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 종종 고서점에 고서를 보러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 10권정도 되는 통감 책 값이 권당 100,000원이었던 게 기억 난다. 10권의 가격이 100만원이었다. 소장용으로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형편이 어려울 때라 감히 군침만 삼키고 구입하지 못했다.

귀중본, 희귀본은 어떤 책인가?

이 책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 되어 있는 귀중본 26종에 관한 고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만나볼 아무나 볼 수 없는 책은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나는 오래전에 해인사 장경판전에 들어가 이 목판들을 실재로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뭘 모를 때라, 유심히 보지 못한 게 지금에 와서 후회가 된다. 대장경 판목을 보관한 장경판전의 면적은 300평에 가까우나 이것으로 찍어 낸 인쇄물은 2평이면 충분히 보관이 가능하며, 그 마저도 파일로 만들면, 노트북으로 카페에 앉아서도 팔만대장경의 내용을 다 열람할 수 있는 시대가 요즘 세상이다. 고서도 더 이상 종이책으로 보지 않고, 고서 열람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다. 이건 여담인데, 해인사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라질 뻔 하였다고 한다. 그 때 만약 폭격을 당했다면, 팔만대장경 판목을 우린 지금 보지 못했을 것이다. 1951년 미 공군본부는 장지량 작전참모에게 인민군이 숨어 있는 해인사를 폭격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장지량 참모는 해인사 폭격 명령에 불복종한다. 이유는 그가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의 가치를 알고 있는 지식인 군인이었기 때문이다. 미군에게 한국의 문화유산들은 별 가치가 없었지만, 팔만대장경이 어떤 문화재인데 인민군 몇 명 잡자고 해인사를 폭격하겠는가'.라는 것이 명령 불복종의 이유였던 것이다. 미군은 이승만대통령에게 장지량이 명령을 어긴 것을 항의하였고, 이승만은 사살 명령을 내린다. 장지량 참모는 오로지 천년고찰과 팔만대장경을 지키기 위해 이처럼 목숨을 걸고 명령을 거부하였던 것이다. 그의 희생과 판단으로 오늘날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순간의 오판으로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은 아무나 볼 수 없는 책이 아닌 영원히 볼 수 없는 책이 될 번 하였다.

 

1478년판 한국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은 요즘도 여전히 인기다. 문학동네, 민음사, 열린책들을 비롯한 여러 출판사가 꾸준히 펴내고 있다. 반면 한국문학전집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듯 하다. 한국문학전집의 역사가 일제 강점기에 시작되었다지만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에게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지는 유구한 문학전집의 전통의 있다. 바로 1478<동문선>의 편찬에 이르러 그 규모와 수준에서 정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동문선>은 신라와 고려, 조선 초기의 명문을 모은 책이다.(220)

 

한문은 과연 우리의 문자인가?

온통 한자, 한문으로 된 책을 읽고 그 뜻을 이해하고 풀이하는 이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

다른 언어, 문자와 달리, 한문으로 된 글은 한자만 많이 안다고 해서 그 문맥을 쉬이 파악해서 그 속에 담긴 의미와 내용을 쉽사리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글이 아니다.

사서와 통감 등 기본이 되는 텍스트들을 수십, 수백번 읽어 한문 문장의 문맥과 문리를 깨우쳐야만 읽을 수 있다. 하여 문리를 트는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배우기가 결코 쉽지 않는 학문이 바로 한문학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지금 이 학문은 상당히 외면을 받고 있다. 관련 학문을 전공해도 쉽게 취업을 할 곳이 마땅치 않고 보니, 전공으로 공부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에서도 이런 한문을 공부하고 고서를 연구하는 인문학 관련 학과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한문학, 고서, 고문 연구가 미래 사회에 얼마나 더 지속될지 의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 각종 동영상이 난무하는 시대

아무도 보지 않는 고서, 한자로 된 한문 책이야기

 

불과 100년 만에 세상이 급속도로 변해 버렸다.

사실 100전인 1922년대 전후만 하더라도 여전히 한문책이 발간되고, 한문책들이 읽혔다.

그리고 책은 과거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에 과거 지식인들은 이 책들을 애지중지 애물단지 여기듯 하였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변했다. 오래된 책들은 고서라는 이름으로 도서관의 깊숙한 서고에 묻혀져 있고, 훼손된다는 이유 하에 일반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되어 버렸다. 대신 이들 자료들이 사진으로 촬영되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이들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은 손으로 넘겨보는 재미가 있는데,

전자책은 손으로 책의 감촉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비 한문의 시대,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이런 한문책들이 외면 받는 시대임에도 이 학문을 꾸준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한편 다행이다 싶다.

<아무나 볼 수 없는 책> 속에는 정말 처음 접하는 제목의 고서들도 상당 수 있었는데, 정말 가질 수만 있다면 소장하고 싶은 고서들도 여럿 있었다. <난여>, <남화경주해산보>, <명산기> 등은 영인된 한문 책으로 책장을 손으로 넘겨가며 보고 싶은 책이었다. 주말 쯤해서 어디 고서를 판매하는 곳을 찾아 고서 나들이를 한번 나가볼까 싶다. 혹시 마음에 드는 고서를 만나면 나도 한 권쯤 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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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박주희.전혼잎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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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첫 장부터 분노가 치밀었다.

착취와 잔인함이 어떻게 대등한 단어가 될 수 있는가?

용역업체 소속으로 은행 경비원 일을 하는 강지선씨, 입사 초기 그의 아침 첫 업무는 지점장님 차 세차였다. 매일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여름에는 아침부터 온몸이 땀으로 젖고 겨울에는 물걸레질을 하면 살얼음이 얼어 입김을 불어가며 입김 세차를 했다. 세차를 마친 후에는 은행원들의 책상을 정리하고, 연로한 청소 이모를 도와 쓰레기도 같이 버렸다. 은행원들의 마트 심부름을 하고 아침부터 온갖 허드렛일에 시달리다가 오후 늦게 지점 문이 닫히면 그때부터 은행원이 되어 함께 정산 업무를 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에 돈을 채웠다. 고장 난 출금기 수리도 그의 몫이었다. 그가 그렇게 일하는 받는 한 달 월급은 세후 132만원, 은행은 용역업체에 지선씨의 경비원 인건비로 240만원을 지급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240원이 용역업체를 거치면서 132만원으로 줄었다. 업체가 세금 명목으로 월급에 버금가는 100만원 가량 되는 돈을 착취한 것이다.

 

근로자라고 해서 다 같은 근로자가 아니다.

지금 세상에 근로자는 두 종류가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소속은 같지만 일의 업무량은 차이가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조건에서 일을 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는 두 배에서 세 배다.

문제는 이들의 착취가 공공연하게 정당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근로기준법 제9, (중간착취의 배제)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은 마치 아무런 효력이 없는 무효한 법처럼 용역업체들은 영리상의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고 중간에서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었다. 고령 경비원들의 노동력 착취로 용역업체가 남기는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수당 줬다 빼앗기, 월급 줬다 빼앗기

차마 누군가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급여 명세서

휴게 시간에 하는 봉사

 

비정규직의 다른 이름은 계약직이다. 이런 계약직에는 용역업체 소속의 직원도 있고, 파견회사 직원도 있으며, 정규직이 아닌 단순 계약직원도 있다. 이들은 정규직원의 업무와 대등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훨씬 강도 높은 업무를 행하면서도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고 일한다. 이들이 받아야 할 중간 착취금은 당연히 사장이나 회사 대표자들의 주머니 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회사가 공개하지 않는 정규직과 계약직의 급여 내역서나 명세서를 보면, 기가 막힐 것이다. 정규직은 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혜택을 다 누리고 받는데, 계약직은 계약직이란 이유만으로 그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한다.

중간착취의 지옥도, 비정규직, 계약직, 단순 노무자들이 바로 중간착취의 지옥도란 그물에 걸려 혹은 함정에 빠져 부당한 대우와 부당한 임금을 받으면서도 계약직이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불공정하다는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숨죽이며 알게 모르게 착취를 당하고 있다.

어떤 노동자는 자신이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착취를 당하지만, 어떤 노동자는 자신이 임금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른 채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에서 부당한 임금을 받고, 그 얼토당토 않은 최저임금에서 또 다시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떼이고 나면, 정말 손에 떨어지는 임금은 생활고의 늪을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는, 벗어날 수 없는 돈만 남게 된다.

빈익빈 부익부에서 빈익빈은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중간착취의 지옥도 이 책은 한국 사회 노동 현장의 어두운 민낯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정말 이게 맞나 하고 의문을 가질지 모르지만,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모자라지는 않는 것이다.

한국의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이건 도저히 임금이라도 할 수 없는 임금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텨 나가고 있다.

학교에서 기계, 자동차, 전기 등의 전문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해서 산업체에 취업을 하는 것이 목적인 특성화고 학생들의 경우,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힘들게 공부해서 자격증 같은 것을 취득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특성화고 학생들의 원하는 직업 1위는 오토바이 배달업이라고 한다. 실제로 다수의 특성화고 학생들은 정규 수업 후 늦은 밤까지 배달업을 한다고 한다. 우리가 도로에서 흔히 마주하는 헬멧을 쓴 배달부 중에는 어린 학생들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배달 업종에도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직고용 라이더와 간접고용 라이더.

직고용은 특정 회사에 계약직으로 고용된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받지만 배달 1건당 400원의 더 받는다고 한다. 물론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눈비가 오면 추가로 100원이 더 지급된다고 한다. 헬멧, 보호대 등 최소한의 안전장구를 회사가 지급하지만 식대는 지급하지 않는다. 해달대행 라이더들은 고용 계약이 없는 말 그대로 개인사업자들이다. 고정급, 시간급은 없고 1건당 3,000원 정도를 받는다. 이 라이더들은 회사로부터 아무것도 지급받지 못한다. 배달에 소요되는 모든 걸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노동자이면서 경영자인 셈이다. 그런데 이 배달업 라이더들이 한 달에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번다고 한다. 당장에 보기에는 취업 보다 나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된 데에는 역시 부당한 임금 구조와 임금착취 등의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잊을만하면 특성화고 학생들이 부당 업무와 위험한 일을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하는 일이 간간히 보도되기 때문이다. 들은 이야기로 특성화고 학생들은 실습이나 취업 현장에 나가자마자 모르고 어리다는 이유로 굉장히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베테랑 직원 중 누구도 들어가지 않으려 했던 고장 난 기계에 고이민호 군은 생수 컨베이어 벨트와 적재 기계 사이로 들어갔다. 심지어 민호 군은 갈비뼈 골절 치료를 받고 회복하던 중이었다. 회사는 아파서 휴가 낸 고등학생 아이를 구태여 불러 기계를 고치도록 했다. 특성화고 아이들은 이게 부당한 상황인 줄도, 노동력 착취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젠 특성화고 학생들이 제일 먼저 안다. 그래서 위험하고 힘들 일은 하지 않으려 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만 한다. 사회가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간착취의 수법도 날이 갈수록 교묘하게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어 착취 당하는 당사자가 자신이 착취를 당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정당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부정과 부당함, 노동력 착취와 임금 착취라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착취가 사회 곳곳에서 만연했는지,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 책임인지 묻고 싶다.

김훈 작가의 말처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마치 동물의 왕국, 약육강식의 세계인 것만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 빨리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 계약직이 없는 누구나 정규직으로 정당하게 회사에 소속이 되어 자신이 일한 만큼 월급을 받고, 중간에서 부당한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가 없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앞서 착취잔인함이 어떻게 대등한 단어가 될 수 있는가라고 물었는데, 책을 읽고나면 이 말의 의미를 단박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는 내내 통탄과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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