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굿
데이비드 번스 지음, 차익종.이미옥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우울증으로 고민하는 분이 남긴 인터넷 게시물에 어떤 분이 '프로작 한 알 보다 더 낫다는 평을 받는 책입니다. 읽어보세요'란 댓글을 달아놓은 것을 보고 나도 혹해서 구입한 책이다. 이 세상 어떤 책이 약물보다 더 효과적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번즈 박사는 우울증의 원인이 개인의 인지 장애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사망으로 우울증에 걸리게 되었다면 문제의 원인은 배우자의 사망이 아니라 배우자의 사망을 과도하게 비극적이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나의 인지에 있다는 것이다. 슬픔은 우울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별개의 개념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배우자의 사망에 슬픔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부정적이고 왜곡된 인지를 가진 사람은 상황을 왜곡하여 해석하고(남편없이 난 살 수 없을거야. 나는 혼자 아무것도 못해. 세상 사람들이 여자 혼자 산다고 무시할거야 등) 쉽게 우울증에 걸린다. 정상적인 인지를 가진 사람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일정기간의 애도를 마친 다음엔 정상생활로 복귀한다. (남편이 없지만 나에게는 아직 가족들이 있다. 남편의 빈자리가 힘들기는 하지만 나는 혼자서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다. 지금은 직업이 없지만 구직을 하면 적당한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등)


사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좀 긴가민가하였다.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보라는 말이라면 이게 서점에 널린 '정신승리'류의 책과 다를게 무엇인가?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하는 말은 "세상을 밝게 보라"가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비관적으로 보지 말라" 는 것이고 그의 주장은 수십년의 진료경험과 학술적 연구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며 신뢰성도 상당히 갖추고 있다. 또 이 말을 다시 하자면 그냥 간편하게 단행본 한 권 읽어볼까? 라고 이 책을 시작한다면 좀 딱딱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듯 하다. 책을 읽으며 등장하는 수많은 도표들을 보며 왠지 이 책을 학부 1학년 심리학 입문 교양교재로 봤던 것 같은 그런 환상이...!!!(물론 아니다)


정말로 이 책을 프로작만큼 파워풀하게 사용하려면 저자가 제안하는 많은 기법들을 실제로 사용해봐야 할 것이다. 속에서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반대 의견을 써본다던지 등등 (구체적인 방법은 책 속에....) 나는 직접 플랜을 짜고 실천을 해보지는 않았고 그냥 이런것들이 있구나 하며 완독만 하였는데 이것만으로도 우울감이 어느정도 가시는 효과를 보았다. 실제로 책 속의 기법을 따른다면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적절한 정신과 의사의 도움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 나는 이 책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시달리지만 앞으로의 커리어 때문에 공식적인 진료기록이 남는 것을 꺼려하는 20대 젊은이 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살충동을 느낀다거나 하는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가야하겠지만, 경미한 우울감을 느끼고 자력으로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승욱 2017-01-2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을 읽고 많이 와 닿아서 책을 구입했네요. 열심히 읽고 셀프힐링 해 보려구요. 감사합니다~

LAYLA 2017-01-28 10:00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