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범우문고 71
A.까뮈 지음 / 범우사 / 198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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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신념이란 모두 여자의 머리카락 하나의 가치도 없다. 그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없다. 그러나 나는 빈손인 것처럼 보이나 확신이 있다. 나 자신에 대해서, 모든 것에 대해서, 내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다가올 그 죽음에 대해서 신부보다 더 확신이 있다. 그렇다, 내게는 이것밖에 없다. 그러나 어쨌든 이 진리가 나를 붙잡고 있는 한 나도 이 진리를 붙잡고 있다. 나는 옳았고, 지금도 또 옳다. 그리고 영원히 옳을 것이다. -147쪽

아주 오랜만에 처음으로 나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나는 어머니가 생의 종말에서 왜 '약혼자'를 가졌었는지, 왜 생을 다시 시작하는 놀이를 생각하였는지 알 것 같았다. 저기, 저기 역시, 생명이 스러져가는 그 양로원 주위에서도 저녁은 우울한 휴식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게도 죽음에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어머니는 거기에서 해방된 자신을 느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려는 준비를 했었던 게 틀림없다. 아무도, 그 아무도 어머니에 대해서 눈물을 흘릴 권리가 없는 것이다.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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