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서사성 상실 - 18~19세기 유럽의 성경해석학 연구
한스 W.프라이 / 한국장로교출판사(한장사)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8-19세기 성경의 해석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이를 서술하기 앞서, 종교개혁시기까지의 성경해석이 어떠 했는지 먼저 살핀다. 그때까지만해도, 성경의 문자적의미와 비유적의미의 구분은 없었다. 즉, 성경을 문자적-역사적으로 읽었을 때의 의미는 곧 모형론적 의미와 일치했다. 즉 성경은 항상 성경 내적인 서사로 읽혔다.

위 둘 사이의 분화는 요하네스 코게이우스와 요한 알브레이트 벵엘에 의해 이뤄진다. 이는 의아스러운 일이다. 두 학자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보수주의 신봉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보수성이 분화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그들은 성경의 내적인 서사를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역사와 직접 연결했다. 이제 성경해석의 적절성은 성경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의해 결정된다. 이들의 작업이 결국 역사-비평적인 성경해석의 문을 열어 젖히게 한 것이다. 이후 성경해석은 내적인 서사보다는, 역사적 사실이냐 아니냐,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냐 등에 국한되어 버리고 만다.

저자 한스 프라이는 위와 같은 성경해석에 관한 평가를 가급적 삼간다. 그러나 곳곳에 그의 비판이 스며들어 있다. 그가 비판하려는 지점은 대강 이렇다.

"성경해석의 발전은 주석(문자-역사적 의미)와 해설(적용적 의미)을 분리만 시켜놨다. 그리하여 성경의 통합적인 의미를 발견하는데 실패했다".

실로 그렇다. 작금에도 성서학자의 주석과 목회자 (혹은 일반교인)의 설교적 적용 사이에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특정교파의 교리를 전제로 성경을 읽을수도 없다. 그것은 확증편향적 퇴행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게 참 답답할 노릇이다. 그리고 번역자보단 나의 문해력을 탓해야 함에도, 역자가 쓰는 온갖 비문 덕에 이해하기 한층 어려웠던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별하나 뺐다. 솔직히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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