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푸코다. 현대의 전통과 규범을 뒤집기 위해, 고대의 전통과 규범을 샅샅히 뒤지는 모습은 광적이기까지 하다. 전작 '성의 역사2 - 쾌락의 활용'은 고대 양생술과 관련된 자기절제적 성행위를 탐구했다. 반면 이 책은 보다 넓은 맥락에서, 특히 고대 철학자들의 세계관적 담론 안에 자기절제적 성행위를 위치시킨다. 그래서인지 전자와 후자의 주제가 겹치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확실히 다른점이 있다. 전자는 성행위를 개인의 건강과 덕성을 관리하는 내용에만 할애한다. 이에 반해 후자는 개인 뿐만 아니라 성행위 주체간의 상호성, 공동체와 나아가 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성행위를 어떻게 보았는지 파헤친다.그의 글은 항상 서술적이다. 그리고 전복적이다. 다시 말해, 그의 글에는 가치평가가 없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고나면 가치관이 흔들리고 만다. 자신의 목소리 없이 독자를 뒤흔드는 것. 얼마나 비선동적이면서 선동적인가. 그의 탁월함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