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2부 세트 - 전2권 (스페셜 리허설 에디션 대본)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잭 손.존 티퍼니 원작, 잭 손 각색,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점수 : 6.5 / 10

2011년에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죽음의 성물 2편)가 개봉했다. 개봉 소식을 들은 나는 자연스럽게 영화관에 갔다. 무언가 해야할 일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영화 막바지, 재가 되어 사라지는 볼드모트를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아, ‘자식 떠나보내는 심정‘이 이런 마음이구나.
그게 끝인줄 알았다. 해리포터와 마법 세계는 이제 추억의 저편으로 넘어가서 과거의 콘텐츠로만 회자되리라고 생각했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이 그랬던 것처럼, 아느냐 모르느냐로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7권 출판 후, 어느 인터뷰에서 조앤 롤링 본인도 그랬다. 당분간 마법세계 이야기는 쓰고싶지 않다고(실제로 그녀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물을 몇 편 썼다. 개중에 한 편은 필명으로 썼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해리포터와 마법세계가 스멀스멀 돌아오고 있다. 스핀오프인 <신비한 동물 사전>이 개봉했다. 5편까지 구상한 시리즈물이라고 한다(1편은 2016년에 개봉했는데, 2편이 2018년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5편까지 다 보고 나면 마흔이 코앞일 게다). 그러면서 동시에 해리포터의 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대본까지 출판되었다. 기분이 묘하다. 어릴 때 읽은 독자들이 어른이 되어 돈이 되니까 팔아먹으려고 돌아왔나 하는 삐딱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좋아했던 케릭터가 다시 말을 하고 사랑했던 세계가 더 확장되는 것을 보니 마음이 뭔가 애틋하다. 아무래도 아직 추억의 저편으로 가지 않았었나 보다. 혹은 님은 갔지마는 아아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던가.

어쨌든, 이 책은 기존 해리포터 시리즈의 속편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와 배경도 과거의 사건들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사실 좀 이상하다. 주인공은 해리포터의 아들인데, 그 아들이 과거로 가서 해리포터의 삶을 바꾸는 게 골자다. 이쯤되면 주인공도 사실상 해리포터인 셈이다. 완연한 속편이다. 기존 해리포터 시리즈를 아는 독자는 즐겁게 읽겠지만, 신규 독자에게는 장벽이 너무 높다. 어디까지나 기존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고 느꼈다. 물론, 기존 팬인 나는 즐겁게 읽었다.
각색도 참 잘 되었다. 소설과 연극(혹은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묘사다. 소설은 (배경이든 인물이든) 서술적인 묘사를 통해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한다. 그러나 연극에는 묘사가 없기 때문에, 인물의 대사나 몸짓 그리고 무대 연출에서 그 성패가 갈린다. 영화화된 후 원작 소설만 못하다는 평을 받는 작품들은 대개 이런 이유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연극 형식에도 잘 정착했다. 읽으면서 자연스레 연극 장면을 상상하게 되는데, 흐름이 부드러우면서도 장면은 극적이고 전개는 흡인력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연극으로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정도다.

마음 같아서는 8점(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책)을 주고 싶지만, 앞서 말한듯이, 기존 팬이 아니면 진입장벽이 높다(사실상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권함 영역의 최하점(6점)을 주되 개인적인 호감으로 반점을 더 한다(+0.5점). 해리포터시리즈의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펼쳐봄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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