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 7 / 10 사회과학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다. 사회과학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혹은 비전공자)이 펼쳐보기에 좋을 것 같다. ‘방법론 강의‘라고 부제에 적어놓기는 했지만 실제로 본격적인 방법론(methodology)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방법론은 논문을 쓰는데나 필요한 테크닉이니까. 대신에, 이 책이 소개하는 것은 사회과학의 목적과 효용 그리고 의미다. 나아가서 사회과학을 더 수월하게 이해하도록 사전지식을 주는 거다. 사회과학이 취하는 관점들, 사회과학 흐름의 분류법, 사회과학을 하는 태도, 사회과학이 나아갈 길 등. 사회과학의 대중화·보편화에 대한 저자의 염원이 돋보인다. 어느 순간부터 사회과학은 전공자만의 학문이 되었다. 80년대까지는 보통 사람도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세상을 배우고 어떻게 바꿀지 고민했는데, 이제는 그런 이들을 찾을 수 없다. 다시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고 종국엔 자기만의 사회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저자가 많아지길 염원하는 게다. 사회과학의 실용적 측면을 최대한 부각하는 방식이다. 물론 나도 거기에 동의하고. 사회를 더 좋게 만들려면 모두가 ‘착해지는 것‘보다 모두가 ‘똑똑해지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또 소박하고 담담한 문체로 쓰여져 있지만 언급하는 학자나 다루는 내용 하나하나가 묵직하다. 저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두 가지에 특히 놀랐는데, 하나는 사상사와 학술적 논쟁의 계보 그리고 일선 학계의 연구성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 복잡한 내용을 옆집 아저씨가 말을 걸듯이 쉽게 풀어낸 것이었다([6장. 설명과 이해]가 가장 감명깊었다. 그 지난한 논쟁을 키워드 두 개로 압축하다니!). 다루고 있는 내용에 비해서 서술의 깊이가 가벼운 것이 약간 아쉽지만 전적으로 내 입장이다. 더 많은 일반인이 사회과학에 접근하고 사회과학을 이해하게 되기를 바라는 목적에는 맞춤한 분량과 깊이와 수준이다. 누구든지 읽으면 좋을 양서(7점)다.ps. 다만 사회과학 전공자가 읽는 것은 다소 조심스럽게 권한다. 일전에 차동엽 신부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책을 딱 한권만 읽은 사람이랬다. 이 책은 사회과학에 대한 훌륭한 입문서다. 그러나 전공자라면 이것보다 더 전문적인 책을 함께 읽어야 한다. 이 한 권을 읽고나서 ‘나는 이제 방법론을 알아‘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식으로 면죄부를 주는 용도로 오독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