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뭔지 모를 때가 있다.
아니, 모른다기보다 너무 잘 알면서도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 허둥댄다는 표현이 옳겠다.
한 편의 글도 마찬가지다. 마구 엉겨있는 문장의 실타래에서
가장 적절한 첫 문장을 골라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중요'는 항상 '어려움'을 끌고 다닌다.
그리고 그들은 지칠줄 모르고 시간을 집어 삼킨다.
오늘도 나는 무력하게 시간을 빼앗겨버리고, 대신
시간이 있던 자리를 ‘갈증’과 ‘조바심’으로 바꾸고 만 꼴이 되었다.
‘갈증’과 ‘조바심’은 유쾌하지도 않을뿐더러 절대로 무익하다.
하물며 그것들과 바꿔버린 시간은 한 무더기의 폐지가 되어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말았으니…
죽을 맛이다!
이럴 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기껏 한 행위는, 숨 한 번 크게 쉬고 책을 한 보따리 주문한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