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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해신 서의 창해 ㅣ 십이국기 3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평점 :
4.7
500년 이상 안국을 통치하며 태평성대를 이루어낸 연왕과 그의 태보 엔키의 이야기다.
연왕인 쇼류와 기린 로쿠타는 둘 다 태과이다.
인간 세상에서 왕을 찾아내 폐허가 된 안국으로 돌아왔지만 로쿠타는 늘 정사를 소홀히 하며 밖으로 도는 쇼류가 영 미덥지 않다.(그러는 본인도 일을 내팽겨친 건 마찬가지)
왕이 바뀌고 20년, 여전히 나라는 바로 세워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로쿠타는 예전에 알던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다.
요마에게서 키워져 사람들에게 배척당한 인간, 그 아이에게 로쿠타는 고야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무슨 일이 있거든 궁으로 와 자신의 이름을 대라고 했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고야를 따라 밖으로 향하던 로쿠타는 고야가 갓난아이를 걸고 하는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 원주로 가게 된다.
뿔을 봉인당하며 갇힌 로쿠타는 원주의 군주인 아쓰유의 반역 주장에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한다.
자신의 눈에 비친 쇼류는 생각없는 바보같은 왕이 맞았기에 아쓰유가 왕 위의 상제가 되겠다는 말에도 맞서지 못한다.
로쿠타는 인간세계에서 버림받고 죽을 뻔 했을 때 봉산으로 돌아와 기린으로 자랐다.
왕을 믿지 못해 왕을 선택하지 않고 도망친 로쿠타는 봉래를 떠돌다 왕을 만났다.
빛을 따라가던 로쿠타 앞에 해적들의 왕인 쇼류가 있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자신에게 딸린 국민들이 있고 도련님이라 불리며 살아가던 쇼류는 로쿠타가 묻는 말에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라는 태도를 보였고 로쿠타는 그런 쇼류를 믿지 못하며 왕으로 받들기를 미룬다.
그러나 적군이 쳐들어와 마을이 위험에 빠진 순간 쇼류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어떻게든 국민을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상처를 입고 죽어가는 쇼류에게 로쿠타는 묻는다.
한편 태보가 납치된 걸 알게 된 쇼류는 원주의 요구사항을 거절하며 군을 모은다.
태보가 납치되었다는 소문을 퍼트려 군을 모으고, 군을 보내 원주를 포위하라는 명을 내리며, 주변 주후를 견제하는 군 또한 궁내에 배치한 채 쇼류 본인은 적군에 가담한다.
주변의 도움으로 도망치게 된 로쿠타는 깊숙한 감옥에서 혀가 잘린 채 사슬로 묶여 있는 노인을 보게 되고 얼마 안가 병에 걸렸다던 아쓰유의 아버지인 겐 가이도 만나게 된다.
겐 가이는 로쿠타를 시종으로 생각해 아쓰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자신이 전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저지른 일에 반발하며 국민을 지킨다는 이유로 자신을 밀어낸,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아들.
그 이야기를 전부 들은 로쿠타는 감옥 속 노인이 겐 가이의 대역임을 알아채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민을 궁지에 모는 아쓰유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피에 취해 열에 들뜬 로쿠타 앞에 고야가 보낸 시종들이 다가오고 로쿠타는 반가운 목소리에 안심하며 자신을 알리고 등을 맡긴다.
돌아온 로쿠타 앞에 나타난 고야에게 피냄새가 난다며 로쿠타는 너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아쓰유에게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야가 너 또한 쇼류가 시킨다면 해야 할 일이라 말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쇼류는 자신은 로쿠타에게 그런 일을 시키지 않는다고 말하며 자신을 드러낸다.
한편 아쓰유는 역적으로 몰린 처지와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쫓겨 왕군이 쌓아놓은 댐을 무너뜨려 승리를 취하려 한다.
댐을 무너뜨리러 간 군사와 국민들이 싸우게 되며 원주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자 아쓰유는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부하들의 탓으로 넘기기 시작한다.
로쿠타가 그런 아쓰유에게 너는 왕이 될 인물이 아니라 말하자 아쓰유는 그 말 또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앞에 쇼류가 나서 결투를 신청하자 아쓰유는 결국 무릎을 꿇는 듯 하다가 방심한 순간 뒤에서 쇼류에게 칼을 겨눈다.
로쿠타의 사령인 리카쿠가 아쓰유의 목을 물어뜯고 아쓰유는 쇼류에 의해 죽는다.
아쓰유가 죽으면 요마를 부릴 것이라 경고했던 고야에게 쇼류가 미안함을 전하자 고야는 여전히 자신은 갈 곳이 없고 남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신의 백성인 고야를 위해 쇼류는 인간과 요마가 함께 살 수 있는 땅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고 고야는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다고 한다.
오래 전 쇼류가 죽어가던 날 로쿠타는 그를 살리기 위해 쇼류에게 나라를 원하냐고 물었다.
쇼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지키지 못한 나라와 국민이 있고 자신은 그들을 따라 죽어야 마땅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맡겨진 나라가 더 있다는 말에 바다를 넘어왔다.
피폐하고 작은 나라이지만 왕이 되기로 했다.
그렇게 500년이 지났고 연왕은 태평성대를 이루어냈다.
흥왕이나 멸왕, 둘 다 되지 않겠다던 왕은 성군이었다.
0,1,2,3, 4권을 다 읽고 보니 연왕이 주인공인가 안 등장하는 곳이 없다.
사실 0권 마지막에 연왕이 오면 해일이 일어난다고 하길래 연왕이 싸우러 오나보다 했는데 전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3권에도 적혀있듯 그냥 왕이 봉래로 건너가게되면 식이 일어나는 것뿐.
세계관이며 스토리도 그렇지만 캐릭터 또한 살아있음을 느끼는데 캐릭터성만 따지만 쇼류가 제일이 아닐까 싶다.
능글맞으면서 하는 것 없어보이는데 허를 찌르는 지략가, 악역과 종이 한 장 차이 이런 캐릭 좋다.
<판도라하츠>의 브레이크나 <아이실드21>의 히루마 같은. (히루마는 조금 다른가)
엔키는 <블리치>의 토시로?
개인적으로 위에 적은 캐릭들을 정말 좋아해서 비슷한 쇼류의 이야기를 아주 아주 재밌게 읽었다.
적군으로 갈 때나 정체를 드러낼 때는 절로 웃음이 튀어나옴.
뭐 아무튼 이제 겨우 3권이다.
십이국 중 경국, 대국, 안국 세 나라의 세 왕과 세 기린 밖에 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렇게 나라와 시점을 마구 뛰넘는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너무 재밌어서 그런 걸 신경쓰지 못할 정도.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를 이야기를 이렇게 덜컥 시작하는 게 아니었는데.
이런 류의 방대한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판타지는 무조건 완결을 봐야 한다.
언제쯤 완결이 날까.
언제 다음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