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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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위로해줬던 아몬드. 아직 읽진 못했지만 새로운 내용도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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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양장) 소설Y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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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와 현실을 이어주는 책의 특성이 반영된 탓도 있겠지만 도서관은 뭇 이야기속에서 종종 어딘가로 향하는 문이 되곤 한다.
그 때문인지 어린 시절 학교 도서관은 특별한 것 없이도 신비로운 공간으로 느껴졌다.
왠진 몰라도 그곳이 책 속이든 혹은 전혀 모르는 곳이든 현실에서 벗어난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일부러인지 도서부의 종이접기 클럽 외의 정보는 꽁꽁 감추어 놓은 듯한 소개글에도 선뜻 서평단을 신청한 것도 배경이 도서부였기 때문이었다.
현실에 묻혀진 이 나이에도 여전히 학교 도서관은 너무나 설레는 장소니까.

초반 아이들이 종이 접기를 하며 배경을 조금씩 그려가는 과정은 어리게만 느껴졌다.
또래 친구에게 숨기고픈 비밀 한 가지 씩은 가지고 있을 그 나이대의 고민과 멋진 친구를 향한 선망 같은 중학생의 페이지가 이어지는 동안 독자의 시선 역시 조금씩 낮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종이학 귀신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즈음엔 어느샌가 어른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아이들의 행동을 무리 없이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종착점에 가닿게 되면 이래서 모든 정보가 꽁꽁 감춰졌구나 하는 깨달음을 만난다.
약간의 예측 가능함을 넘어선 그 마주침의 순간이 꽤 신선한 것이라 이 책을 읽을 모든 독자들이 꼭 스포일러를 만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한편 세연이 읽어내는 빨간 기운이나 환경 문제 같은 건 조금 더 펼칠 수 있는 이야기가 남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빙과」의 고전부 시리즈나 「선암여고 탐정단」 처럼 충분히 시리즈로 확장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서 시즌2를 기대하는 마음을 살짝 담으며 책을 덮게 된다.

이제 이 이야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저 읽으면 될 뿐.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가제본을 읽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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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괜찮으면 종이학 하나 접어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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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보다야 비닐이 더 중요하지 아무렴. 새나 거북이나 물고기가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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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라는 게 얼핏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전통은 고리타분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위대한 것도 아니다. 그저 세월이라는 긴 시간이 배어 있는 것이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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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상한 일들을 좇는 게 아니라, 무언가가 저를 자꾸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해결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이상한 일들이 저를 따라올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저는 그래서 비밀을 찾고 있어요. 그러면 이상한 일들도 멈출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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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위험에 달려드는 걸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

📎
우리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의 규칙이 있다.
<절대 대신 접어 주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워도 스스로 끝까지 해내야 한다.

📎
˝그래도 같이 가면 안 돼? 우린 한 팀이잖아.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무모한 일이든 용감한 일이든 셋이서 다 같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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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돌아가고 있어. 너희들 곁으로. 곧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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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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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얻지 못해 평생을 쫓기만 해야 하는 불공평함을.
고통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저마다 다른 크기의 고통이 삶에 어떤 상흔을 남길지를.
세상이 넓어진다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넓지 않은 세상에서는 티끌조차 얼마나 큰 걸림돌일지를.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정말 시간만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있는 게 맞는지를.

어느 순간부터 감정에 매몰될 것 같은 글들은 조금 주저하게 된다.
이야기도 영화도 노래도 슬프지 않고 즐거운 걸로만 찾아 읽다, 이렇게 불쑥 맞닥뜨리면 깊숙이 제쳐놨던 묵은 감정이 몽땅 밀려오는 것 같다.
한참을 여운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더 신나는 노래와 더 웃긴 이야기를 찾아 또 헤매겠지.
그렇게 잊고 살다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면 남몰래 시선을 두다가 또 감정이 밀려올까봐 서둘러 발을 뗄 테지.

옥탑방에서 시작되는 이 책을 덮는 순간 역시 그랬다.
영화 <박화영>이나 <어른들은 몰라요>를 볼 때처럼.
인수의 현재와 과거가 뒤엉켜 머릿 속을 채우며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성연과 이호와 A와 경우가 응어리처럼 몸 어딘가를 꽉 막고 틀어박혀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한동안은 이 모든 일을 홀로 곱씹어야 할 테다.

세상은 어쩌면 그렇게 못 가진 자에게 더 가혹하고, 없는 자에게 더 잔인한지.
작은 것이나마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쓸모를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계에서 덜 자란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사람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의 감정의 크기를 축소시키고, 자신이 겪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처에 널린 악의를 무시한다.
안 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과연 남은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인수는 어떻게 지금까지 자라왔는지.
보기 힘들어도 이들의 결말에 눈 돌리면 안 된다는 건 안다.
어떤 식이든 꿋꿋이 버텨서 스스로 쟁취한 삶일 테니 끝까지 지켜 봐야지.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가제본을 읽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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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따뜻하다고 하니 그런 거겠지. 그렇다면 내 살갗을 에는 듯한 이 한파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언제 끝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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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걸쳐 조금씩 나눠 써야 할 분량의 용기를 나는 그날 어머니를 구하는 데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용기라는 것은 내 삶에서 완전히 고갈된 자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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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은 거절하면서 몰래 천원씩 훔치는 건 어떤 마음일까. 적은 돈, 없어도 티가 나지 않는 돈을 훔칠 때 느끼는 죄책감이 신세를 지면서 느끼는 부채감보다 가벼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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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내가 가진 게 몸뚱이밖에 없는데 누구도 나에게 호의를 베풀 마음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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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 미쳤는데, 사람들이 우리보고 미쳤다고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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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을 하지 않고 다들 어떻게 사는 걸까. 반복되는 일상을 저버리지 않고 평화를 일구는 법은 누가 알려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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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누군가가 묶어줬을 거야. 네가 기억 못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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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지기를. 햇볕을 쬐면 정화되기를.
경우 없는 세상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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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몬스터
이두온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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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외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요. 저도 그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너무나도 강렬한 문장을 도저히 지나치지 못하고 서평단을 신청하고야 말았다.
사실은 저 문장 외에도 이 책을 꼭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건 ‘우리 회사에서 이런 책이 나오다니!‘ 라는 창비 마케터의 한 마디였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기대감으로 충만한 독서의 시작이었다.

이야기는 아침 열시 이십분, 한 구청 주최 소개팅 행사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아무런 배경 지식없이 책장을 넘기던 나는 이내 불쑥 돌진하는 트럭에 경악하고 갑자기 범람하는 수영장에 또 놀라고 만다.
시점과 배경이 휙휙 바뀌면서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그 모든 장소가 눈 앞에 펼쳐질 듯 너무나 선명한 묘사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을 곧 수긍하게 만든다.
엄마의 실종과 불륜과 시한부 선고 등등, 이야기는 도저히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비집고 들어가 자꾸만 어딘가를 향해간다.
영화 <기생충>의 가정부 문광을 떠올리게 만드는 허인회의 빗속 등장씬은 마치 가장 어두운 새벽, 네비 없이 한 치 앞도 모르는 도로에 선 기분을 맛보게 한다.
흡사 실화 탐사를 떠올리게 하는 잠입 취재에 미행까지, 한쪽에선 첩보 영화가 나오는 사이 한쪽에선 혼자만의 격정 멜로가 상영된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인지 감이 안 온다.

‘이게 사랑이 맞나?‘ 혹은 ‘저건 사랑이 아닌 건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자, 이것도 사랑이야?‘, ‘그럼 이것도 사랑이라고 할래?‘ 라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사랑이라는 달콤함으로 숨겨 놓은 게 사실은 몬스터였단 걸 순식간에 드러내며 이야기는 점점 기괴하고 음산하게 뒤틀려간다.
‘그래서 결국 사랑이 뭔데?‘라는 질문이 혀 끝에 걸리려는 순간 나는 다음 페이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한다.
조우경은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엄지민은 무사히 엄마를 찾는지, 허인회는 그래서 사랑을 가지게 될 건지.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에 나만 두고 차가 떠나버린 기분.
이제 막 떨어지기 직전의 롤러코스터 정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
안 탔으면 모를까 발 들인 이상 추락하지 않고는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가제본을 읽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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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다고 자살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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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보라의 기준에서 사랑은 더는 내밀 패가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었다. 패배를 앞둔 염보라의 최후의 패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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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태이가 달리기를 할 때마다 ˝왜 운동장 가운데를 비워놓고 달려야 해? 난 한가운데로 달리고 싶은데˝ 하고 투덜거리며 웃던 모습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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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이 아니야. 그 사람만 보면 심장이 뛰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데. 내 눈에 그 사람밖에 안 보이는데 어째서 이게 사랑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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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넘치지 않도록 애써왔는데, 넘실거리던 마음속 풀장이 넘쳤다. 허인회가 그 안으로 육중하게 뛰어든 탓이다. 풀장의 물이 뜨겁게 달아올라 폭포수처럼 흘러넘치고 있었다. 허인회가 제멋대로 유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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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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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이서는 동생 이지와 함께 도망치고 있다.
그것이 쫓아오기 전에 더 빨리.

사건은 항상 일상을 뒤트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기 이서네 가족이 아빠의 무리한 계획을 따라 산속 수련원에 도착한 것처럼.
사람이 적은 숙소, 멀리서 울리는 개 짖는 소리과 갑작스러운 비, 그리고 밤, 모든 요소들이 갖춰지면서 이야기는 본색을 드러낸다.
외부와의 통신이 단절되며 잠차 고조되는 불안 속에 고립된 주인공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것, 악마와의 조우를 통해 공통된 적에게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주인공 이서와 수하에게는 각자 트라우마가 존재한다.
열일곱 짧은 생에 비해 너무나도 무거운 상흔은 그들이 웃을 수 없게, 마음껏 달릴 수 없게 그들의 삶을 꽁꽁 묶어두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쑥 예고 없이 등장하는 기억은 가장 큰 위기 상황에도 빠지지 않고 나타나 혼란을 가중시킨다.
자신도 모르게 느끼는 강박과 무의식 중에 느껴지는 두려움이 현재를 자꾸 위협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지킬 것이 있고, 되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어쩌면 생의 가장 큰 두려움을 맛보았음에도 둘은 더 이상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제 손으로 싸워 이긴 기억은 어쩌면 이전의 패배마저 위로해주는 지도.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한다지만 어떤 시간을 어떻게 지나오는 지가 더 중요할 테다.
그렇게 앞으로의 모든 순간을 공들여 지나가게 될 이서와 수하를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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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는 알 것만 같았다.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시험해야 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눈앞의 누군가에게 분노를 퍼붓기보다, 눈앞의 누군가를 돕는 게 먼저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부터.
이곳은 시험장이었다.

📎
웃기지 마.
내 잘못은 내가 책임질 거야. 너한테 맡길 몫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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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아야 할 말들이 있었다. 나누어야 할 마음들이 있었다. 하지만 굳이 지금일 필요는 없었다. 지금은, 스스로 삼켜 소화해야 할 각자의 마음들이 먼저였다. 말하지 않아도 둘 다 알았다.

📎
두 손바닥이 청명한 소리를 내며 마주쳤다.
긴 이야기가 이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오늘 날씨는 맑았다. 구름 한 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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