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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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와 함께 알게 된 책이었는데 읽고 나서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로맨스라기보단 멜로였던,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
그 기억을 떠올리고 조조 모예스라는 이름이 반가워 덥썩 이벤트에 응모를 했었다.
운이라곤 다 갖다 줘버린 인생 어차피 안될 거 아니까 기대를 버리고.

이 작가의 책은 읽은 게 <미 비포 유>밖에 없으니 자연스레 비교를 하게 됐는데,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거기선 여주인공이 간병인이었는데, 여기선 청소부다.
그것도 애 딸린 싱글맘.
남자가 부자인데 문제가 있다는 점 또한 같다.
그리고 척을 지던 둘이 친해지는 과정, 갑작스레 떠나는 여행, 다 끝난 것처럼 비춰지는 관계같은 점 역시 그렇다.
그래도 이건 제목만큼 해피엔딩이다.
가족이라는 기적.

아무튼 그 이벤트가 당첨이 된 거다.
이십년하고도 반 넘게 살면서 경품 당첨은 정말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내가.
공짜책은 어떻게 읽어볼까 고민하면서 며칠을 흘리는데 글쎄 출판사에서 택배가 또 왔다.
뭔가 잘못됐나 싶어 연락했더니 착오라고 그냥 가지란다.
그렇게 받은 책이 <원 플러스 원>이라는 우스갯소리,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참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있다.
이 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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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거리 추정 고전부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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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고전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
비몽사몽 제정신이 아니라 저 숫자의 의미를 쓰고서도 모르겠다.
별점을 왜 4.7로 했을까.
1부터 5까지, 그리고 0.0에서 0.9까지 그 중에 왜 4.7이어야 하지.

이제 지탄다의 신경쓰여요도 애교로 보이고 이바라의 틱틱거림도 밉지 않고 사토시도 괜찮아 보인다.
호타로는 늘 옳다.
읽으면서 왜 이렇게 익숙한지.
분명 읽어본 것 같은데 읽은 적은 없고.
뭘까 이 기시감은.

두 사람의 거리 추정, 거리 어림이라는 말이 좋다.
거리가 맞지 않다.
거리, 속도, 마라톤, 이어지는 소재였구나.

거울 이야기가 얼른 등장했으면 좋겠다.
빙과 2기도 보고 싶고 다음 시리즈도 얼른 나왔으면 좋겠고.
머리가 띵하다.
얼른 자야겠다.
내일 병원 갔다 와서 도서관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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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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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잘못 봤나 싶어 뽑아 들었다.
`뭐 이런 완벽한 제목이 다 있어, 제길.`
이라는 식의 번역투 문장이 나오는 이유를 알게 된 느낌.

작가 소개가 재밌다.
작가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농사나 원예에 소질이 없는 사람은 공부를 해야만 하는 곳`에서 태어났단다.
<할 수 있는 만큼 해야지>
<그걸 겪어 봐야지>
<뭘 또 원해>로 이어지는 연작 장편과,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악마도 때로는 인간일 뿐>으로 이어지는 연작 장편을 발표.
어마어마한 예감이 든다.

실패한 심리 치료사 야콥 야코비 박사에게 어느 날 찾아 온 신.
신은 어느덧 자신을 초월해버린 인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며 망가져버린 상태.
신의 존재와 더불어 눈앞에 서있는 남자가 하는 말의 진위 여부를 밝히고, 그의 원론적이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기로 한 야콥은 자신의 마지막 환자가 되어버린 자칭 신, 아벨과 동행하기로 한다.
놀랍게도 신에게는 고민 뿐만 아니라 수도자 아들이 있고, 더 놀랍게도 그 아들의 부모는 성불구로 오해받는 요셉과 세 번의 이혼으로 세 명의 자녀를 둔 마리아이며, 경악스럽게도 아들 크리스티안은 아벨이 아닌, 신을 믿는다.

책은 아벨이 신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아들조차 믿지 않는 신, 아벨만이 자신이 신이라 주장할 뿐이다.
정말 세기의 마술사거나 혹은 자만에 빠진 정체성 장애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남을 사칭하길 좋아하는 그 인물이 신이고 아니고를 떠나 이야기는 달려나가며 그 과정에서 책은 어떻게든 신을 생각하게 만든다.
신의 존재를, 의미를.

애초에 나는 신과 무관한 사람이기에 신에 대해 생각할 일이 별로 없다.
신, 천국, 진화론, 사후 세계 등등 어쩌면 죽어서도 모를 일에는 꼭 이성이 앞선다.
신이 있다면 도대체 무엇을 시험하고자 함인지 도통 짐작도 못할 세상에선 책대로 고장나버린 신이 딱 맞는 상황 아닐까.
책을 정리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다 읽은 책을 바닥에 깔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을 위로 올리는 거, 샤워하러 갈 땐 까먹지 않게 꼭 양치 먼저 하는 거, 외출 준비할 땐 귀걸이는 마지막에, 가방은 늘 왼쪽에, 같은 습관들은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무의식을 바탕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행동도 결국은 의지를 띠고 있는 것이며, 그 결론은 과거, 현재, 미래, 어느 시점에서건 그렇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기에, 라는 말 뒤에 따라올 문장은 불경이려나.

믿음이라는 게 어떤 형태인지 궁금해졌다.
신에게 기댈 일이 없다는 이 무례함으로선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곳.
더 생각은 많지만 적지는 않아야지.
아무튼 신을 믿지 않는 입장에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무신론자라면 위트로 넘길 수 있을 얘기라도 유신론자에겐 불순하게 여겨질 문장이 곳곳에 등장하므로 주의 바람.
매력적인 인물들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나는 그거면 됐다.
후속 <악마도 때로는 인간일 뿐>이 읽고 싶다.
왠지 이 책에 등장하지 못한 카인이 나올 것만 같은 기분.
기다림이 늘겠다.


할 수만 있다면 기도라도 하고 싶지만 이제 누구한테 기도를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내가 신 바로 옆에 있던 무신론자였다면 이제는 신이 없는 유신론자가 되었다. -p.278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수백만 명을 희생시키는 신이 과연 인간에게 필요할까?"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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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아키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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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고미네 가 네 자매의 마지막 이야기.
앞선 세 권에선 이름을 건 제목대로 권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졌는데, <사계 아키코>는 완결편이기 때문인지 모두의 이야기가 종합되어 버렸다.
가장 베일에 싸여있던 인물이라 아키코에 대해 많이 궁금했었는데 아쉽다.
실은 전체적으로 아쉬운 이야기였다.
나츠코, 하루코, 후유코로 이어지는 이야기에 아키코가 더해졌다면 완벽하진 않아도 그 자체로 완성되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아키코의 차례에서 정작 아키코는 그 매력을 뽐내지 못했다.
결말 또한 그간의 인물을 모두 불러 모으듯 뜬금없는 전개가 이어져서 세 권 동안 이어진 흐름이 뚝 끊긴 느낌.
개성 넘치던 네 자매 역시 마지막 권에 이르러선 결국 비슷해져버린 것 같다.

변화에 관한 이야기.
변화가 늘 그렇게 좋은 결과로 이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계 시리즈가 결국 내게 와닿지 못한 건 내가 그들의 삶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인가 보다.
그들의 삶은 그저 그럴 뿐, 내 삶과 맞닿은 부분이 없었던 것 같다.
역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란 존재할 수 없는 걸까.
요즘 들어선 그런 생각도 든다.
이전에 한 번 읽어보고 취향이 아니라며 저 멀리 던져두었던 책들 과연 지금 봐도 여전히 그럴까.
반대로 고이 모셔둔 책들이 싫어진다면.
역시 난 변할 수 없는 사람인가.
내게 있어 변화는 참 버거운 말인데 결국 내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 책을, 네 자매를 온전히 만날 수 없는 거다.
도대체 세상엔 왜 그렇게 오롯이 하나로 정의내려지는 게 없는 걸까.
이 무슨 투정인지.
하루에 한 권씩 만난 네 자매, 끝맛은 별로였지만 괜찮은 이야기였다.
이제 이만큼 책을 읽을 시간도 없어질 테니 앞으로 한 달, 정말 읽고 싶은 책들로만 채워야지.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가네코 씨는 말씀하셨어. 백만 명이 있다면 백만 가지의 인생이 있다. 그러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 아무리 괴상한 인생이라도 그건 그 사람의 인생이니까 누가 무슨 말을 하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라고.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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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후유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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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4.4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후유코.
하루코의 이야기에서 점점 상태가 나아진 후유코는 퇴원했고, 자동차 면허도 땄으며 스스로 병원으로 돌아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듣게 된 라디오의 목소리가 언젠가 언니 나츠코에게 바람을 불어넣은 그 비오는 밤의 카메라맨임을 기억하고 팬레터를 쓰기 시작한다.
편지를 계기로 후유코는 도쿄로 올라와 라디오에 참여하며 점차 세상을 넓혀가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적응하고 배워나간다.
문득 문득 우울감이 찾아올 때도 있지만 도망치지 않고 견뎌내리라 다짐하는 후유코, 변화를 겪은 자매 중 가장 전진한 인물인 듯하다.

특이하게 후유코의 시점이 아닌 타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꽤 있다.
그 내용은 전혀 후유코와 관련이 없어서 조금 애매한 느낌.
후유코의 성격이나 이야기 자체는 사실 단조롭기에 그녀의 취미인 자동차 이야기나, 조금은 철학적이며 근본적인 현상에 대한 대화가 자주 등장하는데 오히려 후유코에 대해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것 같아 나쁘지 않았다.
앞의 두 언니들의 이야기에서 후유코는 아프기 때문인지 조금은 불안해보이면서도 어딘가 기묘하게 예리한 부분이 있었는데, 역시 예사 인물은 아니었는지 도쿄에 오자마자 이런 저런 일들에 금방 익숙해져간다.
신념과 의지가 확고한 점이 네 자매 중 가장 강한 인물일 지도 모른다.
그래도 현실과 큰 괴리가 없는 것과 사소한 부분에서의 고민들이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같다.
개인적으론 실컷 아프고 나서 후유코를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이제 마지막 미지의 인물 아키코 차례.
후유코의 이야기에 의하면 정치 관련 문제로 교도소에 갔던 아키코는, 집행유예 상태로 도쿄의 한 슈퍼마켓에서 일하다가 최근엔 지구의 재앙 같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네 자매를 모두 끌어들이려는 모양.
생각보단 어렵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다.
내일 마지막권 읽어야지.
じゃ,また明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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