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명문장 67선 - 원문으로 보는 역사하는 신문 2
김흥식 엮음 / 그림씨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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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단순히 궁금해서 읽고 싶었다.얼마나 글을 잘들 썼는지도 궁금했고 그들의 논리도 궁금 했으니.

책에는 유명한 친일파들이 일제시대 전반을 통틀어 관보였던 매일신보에 수록한 시대 순으로 67개의 글이 실려있다.

처음엔 호기심이 었는데 읽을수록 울분이 쌓였다. 다들 심오하게 논리적이고 짐짓 이성적으로 일본이 “미영”침략자를 응징하는 전쟁에 애국 적으로 참여하고 물자도 아끼는 모범국민이 되자고 이야기 하고 있었으니.
이완용은 정말 놀랍도록 논리적으로 3.1 운동이라는 폭력행위에 대해 협박하며 비난 했고 서정주는 한국인 가미가제 특공대원의 죽음에 대하서 얼마나 서정적으로 슬퍼했던가. 뿐만 아니라 글을 쓴 이들의 대부분은 어쩌면 정말 저렇게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지하게 씌여져 있었다.

각 글의 마지막엔 이 글을 쓴 사람들의 연혁이 있었는데 대부분 일제 시대에서도 잘 살고 해방후에도 그 지위 무탈 하게 잘 보전한 사람들이 상당했다.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음 을 알기는 알았으나 이렇게 또 발견하니 다시 허탈해지고. 해방후가 어땠기에 이런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커리어를 쌓을수 있었던 것 일까.

다시는 이런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했다는걸 잊지는 말아야 하겠다 싶은생각, 단죄 까지는 불가 하더라도 친일을 누가 했는지 정도는 명백히 후대에도 알려줘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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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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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의 저자인 로버트 풀검이 2007년도에 출간한 에세이집.

로버트 풀검의 글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섬세한 눈으로 들여다 보며 그리듯 묘사해 준다. 물론 작가가 관찰만 하는건 아니다. 살짝 그 상황에 끼어들어 운을 떠 보기도 하고,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여타 에세이나 산문집이랑 다를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로버트 풀검의 글이 가장 다른점은 그 관점이 너무 따뜻하다고 할까.

그는 인생의 진리가 대단한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상황에 대하여 서로 토론하는 모습에도 자기집에 피해를 주고 있는 수달들 에게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위트있게 알려 준다. 그 진리의 순간은 항상 따뜻하고 다정하고 재미있고 , 그래서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다.

이책의 아쉬움 이라면 기존에 글들 이랑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점이고 좋은점은 이 책을 읽으면서 기대하고 예상 내용이 잘 들어가 있다는점. 다시 말하면 로버트 풀검의 글을 읽고 싶다면 어느 책을 읽어도 무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왕이면 가장 최근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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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지음, 이강훈 그림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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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인 곽재식 작가가 오랜기간 문헌을 조사하여 만들어낸 한국의 괴물들의 백과사전.우리의 고유한 이(異)생물 따위는 없지 않을까 하는 선입관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선입관이 약간은 맞고 나머지는 틀렸다.아니 조선 반도에 뭐 이상한 생명체가 이리 많았단 말인가.

지적인 충족이나 한국형 크리쳐(?)가 등장하는 창작물을 생각해보고계시는 분이 있다면 읽어보시는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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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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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의 작가 정세랑의 단편 작품집 .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작품이 표제작을 포함해서 9작품이 들어있다.

정세랑 작가를 처음 만난건 이 작품집의 처음 작품인 웨딩드레스 44였는데, 그 단편을 읽고는 정말 홀딱 반해서 이 작가의작품은 그냥 뭐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세랑 작가의 작품은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다. 재미있지만 그렇다고 코믹한건 아니고. 이야기의 배경이나 인물들은 어쩐지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너무 구구절절 현실만 반영한것은 아니다.

정세랑작가가 묘사하는 여성들이나 그녀들은, 우리가 어쩐지 다들 한자락 겪었던 그런 현실속에 서 있다. 그리고 그녀들은 지난한 현실속에서 나름의 새로운 방식으로 상황을 비틀어 스스로 나아간다. 옥상에서 만나요, 에서는 애써 찾아낸 남편이라는 존재가 다른식으로 비틀려 구원이 되기도하고, ‘효진‘ 이라는 단편속의 화자 효진은 이땅에 딸이라면 한번이상은 느꼈을법한 현실에서 스스로 도망가서 자신의 현실을 이루고, 갑자기 음침한 우범지대에서 언데드가 되어버린 ‘영원히 77 사이즈‘ 속의 그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간직했다. 언니의 돌연사로 고통받았던 ‘보늬‘의 보윤도 친구들이랑다양한 방식의 돌연사에 대한 정보를 모으면서 언니와 작별하는 방법을 찾았고 ‘알다시피 은열‘의 화자도 조금은 다른 형태의 공동체속에서 자신의 위안과 위치를 찾는다.조금 결이 다른건 환타지인 ( 물론 다른 작품들 모두 어떤식으로든 환타지스럽다 ) 이마와 모래 정도일까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이야기속의 인물들은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나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뭔가 안심감 같은 것을 느꼈다. 이언희 영화감독이 정세랑 작가의 글에 위로를 받게 된다고 언급했었는데, 아마도 비슷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은 인자하지 않아 사람따위는 우습게 여기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세랑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사람은 웃을수는 있어도 우습지는 않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허망한 현실에 위로가 된다.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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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급행열차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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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의 단편집. 순서적으로 최초의 단편집.

영미 작가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아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시작했다. 표제작 포함하여 11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작품은 서로간에 (당연하지만)관련성은 없다

각 작품은 상당히 낯설다.일단 단편이라면 있을법한 극적인 사건 같은 것도 거의 없다.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은 평범하거나 그 이하다. 서사도 친절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읽고 나면 그 평범한 사람들의 그저 그런 일상과 그 속의 감정들의 묘사가 너무 우리의 일상 같다. 그래서 마치 내 하루 언저리에서 내속내를 들킨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읽는데도 마음이 불편하고 읽고 나서고 찜찜하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엄청난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되는 것일지도.
좋은 소설집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내 속내를 들키는 불편한 경험을 이겨낼 자신이있다면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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