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가 내게 묻다 - 당신의 삶에 명화가 건네는 23가지 물음표
최혜진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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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최혜진' 이 쓴 저서 "명화가 내게 묻다"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과 저자의 남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글을 통해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그림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알게 해준다.

 

특히, 화려한 예술과 귀족의 삶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고 기록해 온 화가들의 그림들을 통해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일, 관계, 마음 그리고 나에 대한 고민과 화두를 진솔하게 풀어낸 일종의 "그림 에세이" 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일상속 순간들을 담아낸 그림에 저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 본 문화, 예술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가 더해져 마치 그림 속 인물들과 마주하면서 그림속에 담겨진 의미를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총 4장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 , 관계, 마음" 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생각풀기, Q&A, 에세이, 그림" 순으로 전개된다. 우선 "생각풀기" 에서는 공통점을 가진 서로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Q&A" 에서는 만일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며 주어진 상황을 상상해 보거나, "에세이" 를 통해 나를 설명하는 단어들을 나열해 보기도 하는 등 기존 명화를 소재로 한 책들과는 차별화된 구성으로 전개된다.

 

 

그럼, 이 책의 특징을 몇가지로 요약해 소개하면

"차별화된 구성" "화가들" 그리고 "그림 에세이" 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먼저 "차별화된 구성"

앞서 간략하게 소개한대로 각각의 챕터 속에서 "생각풀기, Q&A, 에세이, 그림" 순으로 전개되면서 기존 명화를 소재로 한 책들과는 차별화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 , 관계, 마음" 이라는 키워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데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인터뷰해왔던 저자가 풀어내는 새로운 시각의 그림 이야기들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늘 호기심을 가졌고, 그림 속 인물들에 주목하고 소통을 시도할수록 미술을 대하는 방식뿐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방식까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저자가 풀어놓은 그림 속 인물들이 던져온 물음표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들여다보고 곱씹어볼 수 있도록 반문하게 만든다.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대답이 있을 뿐.

이어서, "화가들"

우리가 흔히 아는 유명화가들이 아니라 알지 못했던 화가들의 그림이 눈에 띄는데 개인적으론 영국 출신의 '존 앳킨슨 그림쇼' 덴마크 출신의 '빌헬름 하메르쇠이' 그리고 스페인 출신의 '라몬 카사스 이카르보' 뿐만 아니라 프랑스 출신의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 의 그림들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특히, 달빛이 비치는 적막한 도시의 거리와 비가 오는 부둣가의 밤 풍경을 주제로 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였던 일명 "달빛 화가" 로 불리웠던 '존 앳킨슨 그림쇼' 의 달 풍경화 중 "Reflection on the Thames Westminister"

 

회색을 사용한 단색 화면과 거의 드러나지 않는 붓터치를 통해 침묵과 신비감이 감도는 실내 공간을 묘사하였고, 등을 보인 채 앉아 있는 여인 즉 화가의 아내 '이다' 의 뒷모습을 그려진 일명 "실내 풍경화의 대가" 라 불리웠던 '빌헬름 하메르쇠이' 의 실내 풍경화 중 "Interior with Young Woman Seen From the Back"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한, '라몬 카사스 이카르보' "After the Ball" 그리고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 "A Flower Seller on Les Grands Boulevards Paris" 등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 하겠다.

 

내가 미술관에서 얻고 싶은 것은 교양이 아니라 관계이고, 원하는 것은 감상이 아니라 대화였다.

 

 

아울러, "그림 에세이"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저자가 던진 말들은 긴 울림 끝에 묵직한 무언가를 던져주는데

"내가 나에 대해 설명하는 말들이 정말 나인지, 아니면 내가 되고 싶어하는 나인지, 내가 원하는 어떤 것이 정말 내가 좋아하기 때문인지, 다들 좋다고 하니까 그것을 원하는 것인지... 뿌리를 의심하니 모든 것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라는 부분에선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봤을만한 것들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특히, 자기 고백적인 문장들에 이어 경험담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쁜 일이 늘 나만 피해가란 법은 없다. 그러나 그 일이 실제 벌어지더라도 그 결과가 내가 지금 두려워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는 저자의 스스로 다짐하는 메시지처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어쩌면 그림을 '지식' 으로 중무장해 공부하듯이 감상해왔던 사람들에게 저자는 그림을 그린 화가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고, 화가들의 생활 역시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삶이 흔들릴 때 그림이 말을 걸어왔다.

 

 

끝으로 이 책을 읽은 후 느낌을 담은 곡은

'윤종신' "뒷모습" 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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