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후끈 고추장 운동회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오드 지음 / 다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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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책은 꼬마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주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신청할 때에도 가끔 호수의 의견을 반영하곤 하는데 #고추장운동회 는 꼬마의 사심을 가득 담았다. 책이 도착하고 열흘쯤 되었는데 하루 몇번씩 꼬박 읽고 있다. 역시나 연령에 맞는 그림책의 역할이 있구나! 하는 순간이다.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고 내게 질문이나 생각을 남겨서 뿌듯한 책이 있다면 아이가 좋아서 계속 찾아 읽는 책이 있다. 내가 선택한 책은 이후에 아이 기억에선 지워지기도 하지만 후자는 절대로 잊혀지는 법이 없다. 잊혀지기는 커녕 작가님의 성함이나 그림체만 봐도 알아 맞추는 경지에 이를만큼 저장된다. 아마 #고추장운동회 는 확실하게 저장이 될 거 같다.

호수는 아직 7살이다. 책 읽는 시간을 맹목적으로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내 목적이 투영된 그림책을 많이 보려고 욕심부렸던 마음을 반성을 하게 됐다. 뭐가 그리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채소들 이름으로 만든 삼행시라고 했다.책 한권으로 쉽사리 변화를 가져올수는 없다. 말하자면 #후끈후끈고추장운동회 를 읽고선 채소를 먹지 않던 아이들이 비빔밥을 비벼먹거나, 고추장을 먹지 않던 꼬마가 먹게 되는 변화는 없을거라는 거다. 하지만 호수 또래의 아이들이 즐겁게 접근하고 스스로 반복하여 찾아보고 싶을 책을 만난 것 같다. 고맙습니다 #다림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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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다는 것 (양장)
김중미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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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나는 김중미 작가님의 #존재,감 이란 책을 #괭이부리말아이들 보다 더 인상 깊게 읽었다. 그도 그럴것이 부모가 되었고 연대에 대한 의식이 싹텄고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존재,감 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를 사각지대의 아이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면 그 조차 나의 오만이였다.

오디오 동화를 듣던 호수가 말했다. "거지가 뭐야? 아! 맞다. 가난한 사람이구나!" 동화를 듣다보니 이야기의 맥락상 거지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거 같다. 가난은 상대적이고 가난한 사람이 거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엄마도 아빠도 열심히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떤 관점에선 가난한 사람일수 있고 원하는걸 가지지 못한다고 해서 가난한것도 아니며 우리는 부자에 속하지도 않는다고 말이다.

'걱정이야, 문제야'라고 일컬어지는 사회현상들은 시대를 반영하는 삶이다. 국한된 부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도 그것과 멀어지고 있다 속단 할 수 없다. 상상이나 했는가 - 항공사가 폐업을 할거라곤 말이다. 우리는 공동체 속에 살고 있고 공동체와 함께 유기적 존재로 살아간다. 자본으로 연결된 물적공동체 역시 공동체이고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사회를 배운다. 동정이나 간섭, 그리고 무관심이 아닌 내게 일어날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연대의식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내가 그림책 이후 아동,청소년문학을 읽게 된 구심점을 들여다본다. 그림책으로 앞으로 던져야할 이야기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글이 해낼 수 있고 글을 읽을수록 깊어지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영유아에서 아동으로 가면서 좁아지고,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갈수록 또 한번 좁아지는 것 같았다. 삶의 대화들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특히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과 함께 읽고 싶다. 고맙습니다 #곁에있다는것 #창비 #호수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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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다. 봄과 고양이가 찰떡처럼 어울렸다. 오빠의 눈두덩이가 부어서 눈알이 안보일 지경인 이유는 봄이 되어서 그렇고 작년 겨울부터 오빠네에서 함께 지내게 된 고양이 때문에 그렇다는 꼬마의 쫑알거림이 맴돌았다. 탁! #봄은고양이 구나.

호수에게 봄은 민들레다. 평소에도 두리번 거리느라 바쁜 녀석인데 봄이 되면 그 집중은 땅으로 쏠린다. 계란꽃도 찾아야 하고 토끼풀도 찾아야 하니 말이다. 그중에 단연은 민들레홀씨다. 홀씨를 동그란 상태로 살포시 걷어낸 다음 손바닥에 올려 손가락을 샤샤샥 비벼 날린다.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후~ 할 수 없으니 생각해낸 방법인거 같았다) 민들레홀씨나 강아지풀 정도는 꺾어도 되지 않나 싶다가도 결말은 버려지는 것이고 집에 두어도 야생만큼 예쁘게 볼수도 없으니 그렇게 하자 약속을 나눴다.

작년 봄은 예고 없이 찾아온 감염병에 서로를 의심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모든 빗장을 걸어잠그고 매일 확진자를 확인하며 야속하고 속절없이 보냈었는데 그런것에 비하면 올해 봄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볼 여유 정도는 생긴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다 녹지 않은 마음에 봄고양이가 내려 앉아 꽃이 되어주길. 바람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날아가 간지럼 태워주고 그 간지럼은 마스크 너머의 얼굴에 함박웃음으로 번지길 바라는 내 마음도 홀씨타고 날려보낸다. 봄볕아래 낮잠처럼 몽글몽글한 그림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봄은고양이 #길벗어린이 #호수네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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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의 정서나 사상과 부딪히는 타인의 행동에 이유가 있겠지- 라는 이해를 기초하는 접근은 쉽지 않다. 그것은 성인이 되고 어른이 되고 그 이상의 어른이 되어도 쉽지 않지만 그것은 성장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알고보면' 이라는 말이 그렇다. 회사 식구들과 그림책테라피를 할 기회가 있었다. 몹시도 차갑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동료의 눈물과 함께 자신을 투명막 안에 가두고 지켜야만 했던 역사를 듣고보니 이해가 될/것도 같았다.

#안녕알래스카 에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두 친구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알래스카라는 매게를 통해 서서히 공감하게 하게 되고 부자연스럽거나 의식하지 않을 정도의 관계로까지 발전하는 책 속의 과정은 내 마음속에 파도나 불을 남기는 타인을 단편적으로 바라보거나 내 기준으로 단정짓지 말아야 할 수십가지 이유를 던져준다.

내 꼬마는 친구와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이야기 하고 상기한다. 오늘 아침에도 지난 가을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호수는 무시하고 우리끼리 놀자" 했던 문장을 떠올리며 - 도대체 왜 그런 문장을 뱉았을까 궁금해했다. 아직도 이상하다고 말이다. 우리는 그 친구가 그런 문장을 하게 된 이유를 나열하며 이불밖으로 나왔다. 결론은 그럼에도 나는 그 친구가 좋고 또 놀이터에서 만나면 함께 놀거라고 했다/#호수네책 #문학과지성사 #청소년문학 #아동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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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이지선 지음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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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운이 나를 그날 그장소에 데려다 놓았나? 싶은 우연들이 겹치는 사이도 있고- 마침 생각이 났지만 연락한번 해보자 해보자 보자보자 해도 연결되지 않은 인연도 있다. 우리는 당연한 인연이나 필연이 아니라 어쩌면 조금의 노력을 통해 이어져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 우리가 그 시간을 함께 보낼수 있는 것은 노력이라고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의 연결고리가 이어져 왔기 때문일거다.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는 것까지는 내 수고로운 품이 들지만 그 이외의 시간을 하늘의 해와 비와 바람에게 맡기면 때에 맞춰 우리가 원하는 꽃을 혹은 작물을 만나는것처럼 말이다. 모든 #때마침 쌓아온 시간의 결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을 맞이 한다면 우리는 그 또한 받아 들여야 하는 #때마침 일거다. 우리는 각자의 때에 따라 내가 해야 할 과업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부모가 된 나도 지금의 과업을 치루고 조금은 어른됨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은 꼬마가 아빠와 등원을 한다며 신나서 현관문을 닫고 나갔고 (남편의 말에 따르면) 선녀들이 눈을 뿌리는 것처럼 아파트 입구에서 눈이 시작됐다고 했다. 우리는 그런 마법과 같은 때마침을 곱씹으며 슬픔의 때마침을 잘 흘러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대교북스주니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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