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의 값 : 잎이와 EP 사이 - 백승연 희곡 반올림 42
백승연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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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퀴어진 마음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정처없이 떠돈다. 정녕 정체가 무언지- 내 안에서 요란하게 요동치는 그것은 알 수 없는 채로 흘러간다. 흘러가게 두는 것 말고는 묘책이 없어서 결과값이 명확한 수학으로 풀어보려 하는 접근이 애절하고 통탄스럽다.

순수함이 사라진 나는 내가 도구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랬다. 자꾸만 나를 부풀리고 있었고 그렇게 나를 허상으로 만드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라 믿었다. 자신을 과시하는 것은 결핍의 반증임을 몰랐다.

하지만 원망하고 버텨내기엔 청소년 시기는 더 없이 찬란하고 아름답다. 그러니 마주하는 것이 도망보다는 생산적 선택이리라. 당면한 과제를 해석하고 풀어가는 방법을 찾는 것은 공식만으로는 부족할테니 거기에 마음을 더해보면 좋겠다. 부디 청소년들이 수학을 포기하듯 인생의 문제들을 포기하는 일이 없게 자꾸만 소통하길(책, 친구, 가족, 자신과)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함수의값잎이와ep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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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들려주는 철학 동화 토토 생각날개 45
미리암 다만.오렐리 팔라슈 지음, 마리옹 피파레티 그림, 권지현 옮김,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 토토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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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서 호수는 철학이 뭐야? 하고 묻는다. 그 물음에 나는 "니가 궁금해 하는 모든 것이 철학이야" 라고 답했다. 애초에 어른에게 아이의 질문을 평가할 자격은 주어진 적이 없다. 그러니 개입하는 것 역시 나의 몫이 아니다. 나는 생각의 밭이 되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 생각 밭에서 자라는 모든 작물은 인문학의 기초이고 말이다.

내 아이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에게 오늘 하루를 물어보면 몇가지로 꼽히는 단조로운 문장이 돌아온다. 나는 그 답변만으로는 감질이 나서 상세한 대답을 갈구하며 살을 붙여 거듭 질문한다. 그럼 호수도 포동포동한 문장으로 답해준다. 나는 그 과정의 시간들이 좋다. 오랜 친구와 나누는 공백없는 대화처럼 말 줄임표가 없이 이어지는 수다의 시간이다.

우리는 자꾸만 질문하고 소통해야 하고 소통이야 말로 철학이다. 아이들에게 왜? 라는 질문은 막연 할 수 있다 #고양이가들려주는철학동화 는 왜? 라는 함축적인 질문을 서술형으로 풀어하고 있다. 다각도로 보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열린 질문은 아이들이 다면적으로 답할 수 있게 도움을 줄거라 생각한다. 아이들과 그림책 속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토토북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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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 산책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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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유모차를 밀고 돌아다녔다. 세수는 하지 않을 용기는 있어도 산책하지 않을 용기는 없었다. 정처없이 발길 닿는 곳 어디든 갔다. 그 시간 속의 나를 또렷히 기억하는 두사람은 매일 조금씩 메말라 갔던 나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나는 그 두사람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그 터널을 지나오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잠식되어 있었는지 깨달았고 깨닫고 나니 더욱 두려웠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고 싶었고 그것은 나를 찾아가는 동기가 되었다. 

#선릉산책 은 내 폐부에 박힌 그것을 상기하게 한다. 나만이 아는 그것을 관철시키며 그 속에 있는 내 슬픔과 #선릉산책 속 슬픔은 묘하게 점철된다. 그런데 그것은 성격과 종류가 너무도 다양해서 나의 것과 완벽히 맞취질수 없음에도 책을 덮을 즈음 '그래도 내가 낫네'하는 안도와 책이 전하는 담담한 위로들을 냉큼 받아 먹어본다. 

대화하듯 읽을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책이 자꾸만 말을 걸고 나는 대답을 한다. 맥락없이 흐르다 끊겨 버리는 빈 대화보다 책과 말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짙어진 가을에 슬픔이 아닌 슬픔과 대화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문학동네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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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작가 - 한국과 프랑스의 어린이문학 작가, 편집자, 아트 디렉터, 번역자 들의 생생한 문화 교류 바깥바람 8
최윤정 엮음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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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하면서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면 책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 점이다. 그림책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몇페이지 되지 않는 그림책의 내지를 공개하는 것은 지적 자산을 동의 없이 유출하는 것이며 리뷰라는 명목하에 작가의 소중한 창작물이 침해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감히, 정말 감히 스포일러식의 리뷰를 하는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다.

꼭 한번은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작가나 번역가님들과의 시간에 참여해보시면 좋겠다. 그게 어렵다면 그림책의 만들어 지는 과정 속 역사가 담긴 #책밖의작가 와 같은 책을 읽어보시길 권유하고 싶다. 아동문학을 위해 고찰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며 그 시간이 우리가 아이를 키우데 쏟는 정성에 버금가는 번뇌임을 알게 되면 조금 성실히 리뷰하게 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희망한다.

나 역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손에 꼽게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내게 잘 흡수되지 않거나 내 마음에 자꾸만 무겁게 남는 책들은 작가님 인터뷰를 찾아본다. 그러고 다시 책을 펼쳐보면 어느새 마음의 줄기들이 먼저 나서서 춤을 추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어떻게 꿈틀대고 어떤 싹으로 피어날지 고민하는 흔적들을 가득 채워 만날 수 있는 책 #책밖의작가 고맙습니다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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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 화가 나! 제제의 그림책
티머시 내프먼 지음, 조 버저 그림, 노은정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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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꼬마 호수는 정말 달콤하지만 가끔 살벌하다. 친절하고 다정한 꼬마는 자신의 감정을 조리있게 목소리를 통해 전달하는 능력도 있다. 그런데 그런 호수도 무섭게 화를 낼 때가 있다. 분명히 화를 낼 이유가 차고 넘쳤을텐데 나는 호수의 화가 증폭되는 것이 두려워서 공감보다는 회피를 선택하는 쪽이다. 화가 나면 화를 내는 것이 건강한거라고 생각하고 나는 호수에게도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하면서 나는 호수가 화를 내면 무슨 이유에서 인지 도망가고 싶다. 이런 모순투성이인 나의 잔소리만으로도 충분히 화낼 조건이 갖추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호수가 화를 내면 나는 일단 거리를 둔다.

오늘 저녁만 해도 그랬다. 잔뜩 화가 나서는 바닥에 뒹굴고 있는 쇼핑백을 걷어차길래 그렇게 화를 낼거면 침실로 가서 잠을 자는게 좋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울면서도 자기가 한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했다. 생명도 아니고 그냥 쇼핑백을 걷어찬 것과 잠을 자야하는 것과의 상관관계를 따져물었다. 호수의 말이 맞다. 그냥 호수가 쇼핑백을 찬 이후 보여줄 행동들을 보고 싶지 않은건 나였다.

다행히 오늘은 온전히 공감하려 노력하는 아빠가 있었던 상황이라 쉽게 흘러갔다. 아빠에게 안겨 엄마밉다는 하소연과 함께 감정을 펑펑 쏟아냈기 때문에 우리 둘만 있었다면 꽉 막혔을 정체가 해소됐다. 하지만 내가 사과하지 않고 합당한 논리로 설득시키지 못한것은 꺼지지 않는 불씨로 호수 마음에 남아있을거다. 내일 호수가 눈을 뜨면 사과해야겠다. 어제 너가 쇼핑백을 찬것과 자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고 소통하려는 준비가 부족했던 나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제제의숲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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