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뭐지? 알맹이 그림책 57
제프 맥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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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나를 잠깐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준다. 타임머신이나 순간 이동이 현존한다면 책을 통해서 일 거다. 책을 고르고 사거나 빌려서 집으로 오는 시간은 여행을 떠나기 위해 기차역으로 달려가는 시간만큼이나 설렌다. 책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비행기보다 빨리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 둔다.

꼬마와 좋은 그림책을 공유하고 싶은 다양한 이유 중 하나는 그 기분을 함께 느끼고 싶어서다. 어디든 언제든 떠날 수 있고 만날 수 있다. 같은 책을 두고도 너와 내가 다른 곳을 여행하고 올 수도 있다. 이제는 각자의 책을 골라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와 나는 같은 공간에서 다른 세계를 만나고 온 뒤 나누는 대화의 시간도 여행의 시간만큼 황홀하다.

나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을 캡슐을 타고 무중력 상태를 떠다니는 것에 비유한다. 쉴 새 없이 뭔가 튀어나오는 상황에서도 책만 읽는 책 속 주인공에게 목청 높여 도망가라고 하는 꼬마의 몰입이 귀여운 책을 만났다 #이건또뭐지 #바람의아이들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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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찻집 소원우리숲그림책 8
박종진 지음, 설찌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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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 오늘 아침 등원길에도 10층 할아버지, 13층 할아버지, 경비 아저씨(실은 할아버지)께 인사를 했고 고양이를 두 마리쯤 만났다. 손자 손녀를 대신 봐주시거나 할머니 시장을 대신 봐주시는 할아버지들. 10년 전 내 친정아버지보다도 정정해 보이시는데 은퇴를 하신 것 같다. 애꿎은 담배를 태우러 저 멀리 나갔다 오신다.

*고양이 :: 할아버지만큼 많이 마주치는 길고양이들. 그들을 두고 가타부타 말이 많지만 혐오를 넘어 학대를 하는 것까진 봐줄 수가 없다. 개체 수가 늘어나서 사람의 영역까지 피해를 준다면 안전히 밥을 먹고 안전히 번식할 수 있는 생존권과 더불어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모든 존재가 삶의 온도 속에 실제 한다고 생각한다. 식어버린 것 같다고 하찮게 치부해서도 안된다. 할아버지의 은퇴 이후의 시간도 고양이의 생존권도 말이다. 가장 쓸쓸할 거라 예상되는 존재가 가장 약한 존재를 보다듬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이야기를 만났다. 더하여 고양이의 삶의 터전까지 사람이 보장해주어야 하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고양이찻집 #소원나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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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소란
고정순 지음 / 여섯번째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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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이 쪼매어 넣어둔 검정 봉지를 냉동실에서 발견한 기분이다. 풀어서 열어보면 말짱해 보이는데 요리하려 하니 말짱하지 않은 검정 봉지 속 내용물은 편집되고 소멸됐다고 믿고 있던 내 기억이었고 그것은 많이 부패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과거일 뿐이다.

평범한, 보편적인, 정상적이라 정의하는 가족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몇가지 경솔한 단어를 짜깁기 해서 감히 정의 내릴 수도 없는 것이지만 애초부터 평범하단 것은 가족이란 말에 어울리지 않는 형용일지도 모르겠다. 혈육을 증명하는 것만으로는 가족의 조건에 충분치 않을수 있으니 말이다.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어슷어슷 기대어 지내는 모든 이야기에서 진하게 연대의 소리가 들린다. 유전자가 아닌 공동체로 가정을 꾸린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는 친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을 덮으며 탈가정 청소년들이 들렀다 가는 쉼터에서 생리대 기부가 가장 반가웠다는 피드백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가난을 증명하지 않고도 안전할 권리를 보장 받길 희망하며(*여성환경연대 글 인용) 처지를 비관하지 않아 안심하게 되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고맙습니다 #내안의소란 #노란상상 #여섯번째봄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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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개의 고양이
멜라니 뤼탕 지음, 김이슬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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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당연히 나와 다르고 독립된 개체라지만 인간을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 호수와 나는 교집합이 거의 없는 종류일거다. 흡사 개와 고양이처럼. 내가 저렇게 키웠지- 라는 자책이 될때는 있지만 내가 저렇게 낳았지 라곤 이해가 되지 않아서 자꾸만 궁금한 아이.

나는 그런 아이에게 도대체 왜? 라는 물음을 자주 던졌다. 단순히 왜? 가 아닌 도대체란 부사가 먼저였다. 내 유감스러운 감정이 먼저이고 다음이 궁금함이었다. <아이니까>로 해결되지 않는 물음들이 혼란스러웠다.

그럴 때에 우리는 산책을 하는 것으로 각자의 보폭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비로소 너를 달래고 설득하는 것이 너의 속도를 익혀가는 것임일 알게 되었고 가방 속에 든 과자가 점점 더 달콤해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꼬시는 말에 웃어주는 너를 기꺼이 업어주게 되었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 후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깊숙이 공감하지 않고 다그쳐 혼내는 방법으로 내 깊은 사랑을 표현한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하는 책을 만났다 #같이읽으면함께자랍니다 #우책놀 #개와개의고양이 #미디어창비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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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씨와 뱁새 씨 아기곰과 친구들 2
문종훈 지음 / 늘보의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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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가 제일 좋아!라고 했을 때에 어린이집 선생님과 나는 적잖이 놀랐다. 기관 내에서도 유기적으로 노는 그룹이 형성되기 마련인데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기만 했지 놀이의 종류도 성격도 달라 같이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아이 등하원 때 언뜻봐도! 눈여겨봐도! 그 친구는 내 꼬마에게 인사는커녕 눈길도 주지 않았다.

여섯 살에도 일곱 살에도 여전히 그 친구가 가장 좋다고 했다. 네살 때부터 같은 반에서 지내왔지만 뚜렷한 접점이 없는 친구를 왜 꼽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어느 날 친구를 부르는 별명을 만들었다 알려주었다. 그 이름도 찬란하게 '꽃남' , 꽃처럼 예뻐서 꽃남이고 착해서 꽃남이라고 했다. 급기야 호수는 그 친구가 다니는 태권도장에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친구와 나눈 대화의 토시 하나 빠뜨리지 않고 기억한다. 태권도장에 같이 다녀서 좋냐고 했더니 무엇보다 꽃남과 함께 마주 보고 웃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아마도 녀석의 마음에는 첫사랑 꽃비가 내리고 있나보다 #사슴씨와뱁새씨 #늘보의섬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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