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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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 고전인 《채근담》을 우리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마음 공부 에세이 책으로 인간의 도리와 삶의 지혜에 대해 다룬다. 


《채근담》은 일곱 파트로 구성되어 356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채근담》의 원문을 살리되, 짧은 격언과 철학적인 명언들로 구성해 400년이란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세월의 격차가 느껴지지 않았다. 



part.1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 - 절제의 길  

part. 2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 처세의 이치

part. 3 운명과 시련을 대하는 자세 - 역경 속의 도 

part. 4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 세상을 초월한 미학 

part. 5 마음을 비우는 공부 - 백지의 여백에서 

part.6 세상을 비추는 눈 - 속세를 초월한 관조 

part.7 자연과 하나 된 삶 - 삶의 해탈 

  


첫 번째 메시지는 '잠깐의 외로움이 들려준 평온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시작한다. 

잠깐의 외로움이 들려준 평온의 비밀 


<채근담 원문>

도덕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한때 외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에 기대어 사는 사람은 영원히 씁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은 눈앞의 이익 너머를 바라보고, 죽은 뒤의 삶까지 생각합니다. 차라리 잠깐의 외로움을 감수할지언정, 영원한 씁쓸함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주 선택의 갈림길에 놓입니다. 지금 당장의 편안함을 좇을 것인가. 아니면 오래도록 지킬 수 있는 가치를 따를 것인가. 권세를 좇는 삶은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지만, 그것이 사라진 뒤엔 허무와 후회만이 남습니다. 


반면, 도덕과 원칙을 지키는 삶은 처음엔 외롭고 때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흔들림 없는 평온과 존경이 따라옵니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순간의 외로움에 굴복하지 않고, 긴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삶의 진정한 무게는 겉이 아니라 내면에서 드러나는 법입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너무 마음에 든다. 화려한 겉모습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 것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임을 담담하게 전한다. 



하늘과 땅은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 듯하지만, 그 안의 기운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흐르고 있다고. 하여 현인은 한가할 때도 긴장을 잃지 말아야 하고, 바쁠 때도 여유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채근담>의 내용에서 '진정한 평정심'은 한가함 속에 깃든 긴장감과 바쁨 속에 숨겨진 여유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짚어준다. 



또한 덜어냄은 비움이 아니라 깊어짐이고, 놓아버림은 포기가 아니라 자유라고. 내면을 정리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가장 고귀한 성취에 이르게 될 것이란다. 



고전을 읽다 보면, 지금 우리가 몇 백년의 시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채근담》 역시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할 고전으로 손꼽히는데, 개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하는 이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삶을 강조함으로써, 급변하는 복잡한 세상에서도 자연의 이치처럼 방향성을 잃지 않게 한다. 그리고 회사가 힘든 이유가 일 때문이라기보다 사람 때문이듯, 대인관계의 기본은 상호 존중과 배려에 있음을 자각하게 한다. 또한 성공은 꾸준한 인내의 결과물이며, 행복은 외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만족에서 시작하는 진리라는 사실을 읽으면서 스며들게 한다. 



나의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면,  《채근담》 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비록 세상은 우리를 고요하게 가만 놔두지 않을지라도,  천재지변에도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하늘과 땅처럼, 우리도 그 어떠한 흔들림에도 꿋꿋하게 나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는 듯 다가온다. 아마도 나는 이 매력에 빠져든 것 같다.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은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는 책이지만, 한 번에 많이 읽기 보다, 하루에 2 ~ 3 페이지 읽기를 추천한다.



최근 1주일 정도 저녁에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2~3 페이지씩 읽었는데, 왠지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고 다독여주는 기분이 들었고, 마음이 차분해져서인지 잠도 솔솔 잘 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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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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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무기력증의 대안으로 뇌 에너지 회복 솔루션 멘탈 피트니스 전략을 제안한다. 


뇌 회복 안내서 《뇌가 지쳤을 뿐이에요》는 우선, 자신이 사고방식이 성장형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고정형 사고방식 유형인지 자가 진단해보고, 현재 자신의 모드가 브레인 온/ 오프 상태인지 점검해 본다. 


다음으로 멘탈 트레이너를 자청한 저자는 뇌를 더 영리하게 활용하는 뇌 훈련을 통해 브레인 온! 상태로 에너자이저 모드에 도달해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에너지가 충분한 '브레인 온!' 상태가 되면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향상되어 성취감 등 긍정적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하며 나아가 행복감도 더 많이 느끼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팀을 위한 브레인 온 가이드북을 통해 개인을 넘어서 팀원들 모두 브레인 온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론을 다룬다. 


저자는 우리가 극도로 복잡하고 감정적 변화가 극심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조용한 환경이 아닌 칸막이로 자리를 구분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멀티태스킹을 강요하는 사무실 구조는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일정 시간 동안만 집중할 수 있으며, 이후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저자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포모도로 기법 Pomodoro Technique을 활용한다고 한다. 포모도로 기법이란, 25분 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한 후 5분간 휴식을 취하는 시간관리 방법론으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유명하다. 



바쁜 현대인에게 뇌의 휴식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우리는 뇌를 과부하 상태로 괴롭히고 있다. 저자는 뇌를 적절히 휴식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브레인 온 상태로 만들기 위해 브레인 부스터 11가지를 소개한다. 


성공을 위해 휴식으로 컨디션을 회복하고, 몸을 자주 움직여서 사고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며, 타인과 소통하면 뇌 신경 회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더 많이 놀고, 많이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것을 당부하는가 하면, 반드시 재충전 시간을 계획해 짧은 시간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등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에너자이저 상태 유지하는 6가지 방법★


하나, 성공하는 사고방식으로 시작하라

둘, 긍정적인 의도를 가져라.

셋, 어려운 일을 먼저 해결하라. 

넷, 휴식을 계획하라.

다섯, 동기를 부여하라.

여섯,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라.




현재 아침부터 브레인 포그 증상에 멍하고, 무력감을 느낀다면, 브레인 오프 상태일 확률이 높다. 



진정한 웰빙은 강하고 건강하며, 회복 탄력성이 높은 마음을 함양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브레인 부스터 11가지를 일상에 적용해 브레인 온! 상태를 만들어 보자.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휴식하는 삶의 습관으로 거듭나 자신을 돌보면서 나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에너지 충만한 하루하루가 될 테니까.


★멘탈 피트니스 추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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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 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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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대한민국이 자주권을 갖고 살게 된 지 100년이 채 안 되었지만, 전 세계에 K-POP, K-뷰티, K-컬처가 뻗어가며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강대국들의 여러 압박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는 대한민국 역사와 문화의 이슈 10가지 키워드로 알아본다. 

독도, 임시정부, 강제 동원, 일본군 '위안부', 동해, 동북공정, 김치, 한복, 한글과 한국어, 한류 

 


서경덕 교수는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를 우리나라의 독립과 자주의 상징인 독도로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끈질기게도 자기네 땅이라 우기더니 이제는 자신의 땅인데 우리나라가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가 제작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생존자가 점점 줄어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사과할 마음도 없고, 우리나라를 침탈했을 때 동해를 일본해로 바꿨던 탓에 구글 지도에는 우리나라 접속을 제외하고 독도가 우리의 영토로 표기되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일본의 국제 분쟁을 야기하는 몰염치한 행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이웃 국가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 부여, 발해 등 중국 동북 지역인 만주 땅의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는 연구  '동북공정'으로 한국의 기원을 흔들며 자부심을 흔들어 놓았고, 우리의 전통 의상인 한복 한국의 고유 음식인 김치마저 조선족의 문화라며 자신의 전통이라 선전한다. 



가까운 듯 먼 나라인 일본과 중국의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침탈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예인들을 일본으로 데려가 도자기 문화를 발전시킨 일본, 김치를 자신들의 문화로 주장하려는 일본과 중국, 돌솥비빔밥을 중국 성급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부채춤을 중국의 민간 전통 무용으로 표기하는 등 역사와 문화 왜곡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진다. 



'위안부 할머니' 에피소드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먹먹하면서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은 치욕스러운 고통의 순간들을 공개하는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는 세계 곳곳에서 숨죽이고 있던 피해자들의 마음을 동하게 했고, 인도네시아에서 피해를 겪은 네덜란드인 할머니는 자신도 위안부라 증언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 '위안부 여성'들을 도와달라 청원하는 등 국제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우리 정부의 대처는 한숨만 나온다. 피해자들이 스스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 사건으로 마음에 또 한 번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제 생존자가 1자리 수에 불과한데, 일본의 바람대로 끌려가고 말 것인지,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을 받아낼 수 있을지 안타깝다. 



설령 사과를 받는다 할지라도 이 할머니들의 꽃다운 시절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평화의 소녀상을 보면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참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줘야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 · 태평양 전역에서 여성을 성 노예로 강제동원했다. 이러한 전쟁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싸워온 생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소녀상 비문 



일본의 역사 왜곡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 군함도 』, 한국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가 잘 녹아있는『 말모이 』,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다룬 『암살』처럼 역사를 고증한 콘텐츠가 꾸준히 나와 K-컬처의 흐름을 타고 전 세계에 우리의 아픈 역사를 널리 알려주기를 바라본다. 



서경덕 교수가 "알아야 사랑하고, 알아야 지킨다!""라고 말했듯,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왜곡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지켜나갈지. 

광복절을 앞두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안온한 삶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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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손님들 마티니클럽 2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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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설원의 《스파이 코스트》로 스파이 스릴러의 묘미를 맛보게 한 스릴러의 여왕 테스 게리첸이 신작 《여름 손님들》로 돌아왔다. 

'여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독이 서려있는 메이든 호숫가의 이 집은 피비린내 나는 피할 수 없는 최후를 맞이하게 될 곳이다.' 



수잔은 시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에단이 어린 시절 여름을 보내던 별장 메인주 퓨리티에 딸 조이와 방문한다. 



수영을 좋아하는 조이 코노버가 저녁 시간이 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 조이의 엄마 수잔만은 이상함을 감지하고 실종 신고를 한다. 수잔은 남편 에단이 집필하던 소설 원고의 꺼림직한 내용에 호수 건너편 남자가 남긴 말이 더해져 깊은 불안을 느끼는데... 



 《여름 손님들》은 《스파이 코스트》에 이은 마티니 클럽의 두 번째 이야기로 <스파이 코스트>의 배경인 메인 주를 배경과 은퇴한 전직 스파이 5인조의 마티니 클럽 그리고 조 티보듀가 그대로 등장인물로 나온다. 



실종된 조이의 행방을 찾아 호숫가를 수색하던 중 호수 아래에 묻혀있던 신원 미상의 백골 사체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여

름철 별장을 찾아 쉬러 오는 한적한 동네 메인주 퓨리티의 민낯이 드러난다.  



여름에만 찾아오는 여름 손님들 (메인 주 호숫가의 별장 주인들)과 메인주 원주민들과의 갈등, 백골 사체의 수사가 진행되며 밝혀지는 비밀리에 진행된 인체 실험, 외적으로 대단한 이 가족이 숨겨온 추악한 민낯까지 촘촘한 플롯은 테스 케리첸의 소설의 진가를 보여준다. 



한층 더 견고해진 마티니 클럽과 경찰 조 티보듀의 공조 관계는 사건 흐름의 속도감을 높이는 동시에 또 다른 재미를 자아낸다.   《스파이 코스트》에 이은  《여름 손님들》에서도 여전히 경찰보다 한발 앞선 마티니 클럽의 활약이 돋보이지만, 조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며 스릴러 소설에 따스함을 더한다. 



어느 완벽한 여름 저녁, 수십년 지기인 마티니클럽 멤버들은 여전히 마티니를 마시며 평온하기 그지없는 비밀스러운 독서 모임을 즐긴다. 매기는 '캠프 피어리'에서 시작된 멤버들의 첫인상을 회상에 잠긴다.


벤 다이아몬드. 짧고 굵은 목에 근육질 체격으로 범인을 얼어붙게 할 정도의 눈빛을 가진 남자

잉그리드 슬로컴. 독수리의 눈 가진, 어떤 폐쇄된 장소에서도 가장 빨리 탈출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여자. 

데클란 로즈. 미소만으로도 낯선 사람의 경계를 허물어뜨릴 수 있는 믿음직한 외교관이 아들. 


매기의 회상으로 드러난 마티니 클럽 멤버의 윤곽, 실력만큼 녹슬지 않은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마티니 클럽의 활약을 계속 보고 싶다. 



2025년 봄 최고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로 꼽히면서, 아마존 Amazon MGM Studios '마티니 클럽' TV 시리즈로 제작된다는 희소식이 전해지는데, 머지않아 마티니 클럽 시리즈 세 번째 도서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테스 게리첸의 마니 티 클럽 시리즈 《스파이 코스트》,  《여름 손님들》. 심리 스릴러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에게 페이지 터너 소설로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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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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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n 번째 읽은 문학 작품인데, 읽을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이번 데미안은 전혜린 역자의 타계 60주기 기념 복원본이라한다. 그래서인지 문체가 다소 예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헤르만헤세 <데미안> 중 p.158



《데미안》은 한 소년이 친구, 사랑, 죽음에 이르기까지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성장하는 고뇌의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선한 누나들의 세계에 살다가 학교에서 만난 프란츠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악의 세계에 대해 눈을 뜬다. 데미안을 만나면서 카인과 아벨에 대해 이야기하며 선과 악에 대한 세계관이 확장된다. 한 소녀에게 마음이 빼앗기지만, 이루지 못할 사랑이기에 베아트리체라 이름 짓고 혼자 사모하는 소극적인 사춘기 소년의 면모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 날 데미안이 떠나고 방황하던 중 피스토리우스를 만나면서 '아프락사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꿈속에서 본 데미안을 닮은 여인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 떠난 길에서 만난 데미안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말한다. 싱클레어는 자신이 고대하던 에바 부인을 만나 '사랑'에 대해 갈망하던 중, 데미안이 전쟁에 출정하자 자신도 전쟁터로 나간다. 그는 마지막으로 눈을 감기 전에 가질 수 없는 사랑 에바 부인을 느끼고, 자신의 분신 같은 데미안을 다시 만나며 눈을 감는다. 


소설의 전반부는 싱클레어가 외부에 의해 끌려가는 형국이었다면, 후반부는 아프락사스를 향해 나아가며 진취적인 모습으로 변한 싱클레어를 보게 된다. 헤세는 철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명암의 대비를 통해 자신의 영혼의 소리에 집중하며 운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데미안》에는 주인공 싱클레어가 꿈속에서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자신이 그린 그림에서 옛 친구 데미안의 얼굴을 발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헤세는 싱클레어로 하여금 '노발리스의 책을 떠올리며 '운명과 감정이란 같은 개념의 다른 명칭이다.' 그 말을 나는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라며 풀어 나간다. 


싱클레어가 막스 데미안을 떠올리는 장면에 '그리움'의 상징적 의미인 노발리스의 '푸른 꽃'을 연상시키는 헤르만 헤세. 순간 전율이 일었다. 낭만주의의 대표작인 노발리스의 <푸른 꽃>에서도 주인공 하인리히가 꿈속에서 환상과 현실의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비슷한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단편적인 문장들도,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엮여 있는 문장들을 알아차리는 재미가 있다. 명작들은 연령과 경험에 따라 작품 이해도가 달라진다는 말을 다시금 와닿았다. 머잖아 <푸른 꽃>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인간의 숙명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한발 한발 내딛는 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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