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태어나 죽음으로 향하고 있기에, 사랑하는 이와 언젠가 이별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며 84일간의 기적을 다룬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감동 판타지 소설이다.

 

벚꽃이 피던 3월의 어느 날, 뜻밖의 급행열차가 탈선하며 절벽 탈선 사고로 68명이 사망했다. 갑작스레 사랑하는 이들을 잃을 이들은 망연자실한 슬픔에 잠겨 작별하지 못한다.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다시 만나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은 걸까?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면 유령이 나타나 사고 난 열차에 탑승하도록 도와준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약혼자를 잃은 여인, 아버지를 잃은 아들, 짝사랑한 첫사랑을 잃은 소년, 사고 열차 기관사의 아내의 시선으로 전개하는 총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각각의 독립적인 스토리라인 같지만, 옴니버스식 구성 덕분에 안타까운 사고를 함께 겪어내는 이들의 얽히고설킨 인연들로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 힘을 내는 모습이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에 잠기는 한편, 떠나는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 똑같았다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결말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가볍게 읽히는 소설이지만, 사랑하는 이들과의 시간이 영원할 수 없음을, 현재에 충실할 것을 되새겨주는 울림 있는 이야기다.

 

지금껏 죽은 자가 저승에 가기 전까지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는 꽤 많았던 것 같다. 대부분 사자의 입장에서 접근이지 남겨진 이 중심의 서사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으면서 영상화해도 충분히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제 그대로 살려도 좋겠고, 『84일간의 기적』, 『마지막 기회』같은 제목의 드라마로 연출돼도 재밌을 것 같다.

 

무라세 다케시의 소설은 처음 접하는데 마지막 반전에 눈물을 훔치며 책장을 덮게 하는 첫인상이 꽤 이상적이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가급적 집에서 읽기를 추천하며 최소한 마지막 장은 꼭 집에서 읽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서 시작하는 마지막 논어 공부
조형권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천 년을 지나도 삶의 질문이 가득할 때 인생의 지혜를 얻는 최고의 책 중 하나인 논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인 삼성의 수장 故 이건희 회장에게 아버지가 남겨준 단 한 권이기도 했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는 2,500년을 뛰어넘는 최고의 인생 지침서 <논어>에 담긴 삶의 자세에 대해 태도, 배움, 관계, 성찰, 실천 5가지 키워드로 불안을 다스리고 마음의 그릇을 키워 인생을 담대히 살아가라 권한다.

 

 

태도 :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 안의 가치를 따른다.

배움 : 죽을 때까지 배우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관계 : 상처 주기를 일삼는 사람은 버린다.

성찰 : 미련과 반성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안다.

실천 : 깨달은 것은 지금 앉은 자리에서 실천한다.

 

 

평생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지만, 진정한 배움에도 적절한 때가 있다. 나이에 따른 격에 대한 이립, 불혹, 지천명 등은 어린 시절부터 익히 들어 익숙하지만 다시 정리해 본다.

 

 

우선 10 대~ 20 대는 배움에 정진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해 많이 경험해야 한다. 서른은 정신적으로 자립해 내가 진정으로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집중해 보고 자신만의 가치관 세계관을 세우는 이립의 시기다. 마흔 살은 스트레스와 많은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의 길을 잃지 않는 불혹의 시기이며, 쉰 살은 지천명,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로 제2의 인생을 위한 변곡점이다.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지, 어른으로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지 고민하는 시기다. 예순 살은 많이 듣고, 말을 적게 하는 시기인 이순이다. 칠순은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도 법도를 넘지 않는 경지에 이르는 고희로 삶의 품격으로 말하라고 한다.

 

 

즉, 나이에 따른 격을 완성해가는 삶이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삶,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삶을 말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짐을 지고 살아간다. 나이가 들수록 짐은 늘어가고, 소유물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 자신의 짐에 휘둘려 흔들리던 마흔을 넘긴 저자는 <논어>의 문장들을 곱씹어 보면서 중심을 잡고 나아갈 지혜를 얻었다고 한다. 필요 없는 것들을 덜어내면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찾아 오기에 인생에서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별해 나이가 들어도 지켜야 할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기를 권한다.

 

 

논어 마스터하기라는 목표하에 논어를 다루는 도서를 꾸준히 읽고 있다. 처음에는 논어 관련 책은 끝장을 보기 힘들었으나 최근에는 논어에 쉽게 다가가게 만드는 책들이 많아져 완독하는데 무리가 없는것 같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역시 논어를 토대로 한 심리 처세서처럼 가독성이 좋아 '논어'를 접하고 싶지만, 어렵게 느껴졌던 이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논어에서 반복되는 '恕'의 가르침을 새기고, 멈출 때와 나아갈 때를 알고 선을 지키며, 사랑의 마음으로 베푸는 내면이 아름다운 온화한 사람으로 사랑의 흔적을 남기며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로웨이스트 살림법 - 넘치는 세상에서 버리지 않고 가볍게 사는 기술 27 탐탐 6
살림스케치(김향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림 스케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 살림법>에서 넘치는 세상에서 버리지 않고 가볍게 사는 기술 27가지를 소개하며 제로웨이스트 삶에 동참하길 권면한다.

 

물건을 살 때는 좀 게을러도 좋다.

시간을 버는 거니까

 

나의 제로 웨이스트 지수를 알아보고, 제로 웨이스트 기초 상식을 전수하며 탄소 발자국 줄이는 방법을 알아본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강타한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로 버리기에 집중하는 우리네 삶을 지적하며, 짐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물건을 버리기 전에 쓰임새를 고민해 재활용하고,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것을 권한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법으로는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천연 소재의 의류와 친환경 수세미를 사용하고, 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활용하면 보물이 되기에 버리는 물건에 주목하며 살림살이를 할 것을 주문한다. 이를테면, 지퍼가 달린 과자봉지를 사용해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사용하고, 과일 씨앗을 발아시켜 반려 식물로 키우는 등 쓸모를 다한 물건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버리지 않고 응용하면서 나만의 살림 자아를 만들라고 한다.

 

친환경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로즈메리, 바질, 애플 민트 등의 허브를 키워 자급자족 라이프를 하기도 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배출하려는 움직임은 우리 사회에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다만, 지자체마다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배출 기준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정부가 일관된 홍보를 통해 대중 의식 개선을 도모했으면 좋겠다.

 

쓰레기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며 버림이 우선이 되지 않는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것이 제로 웨이스트 살림법이다.

 

미니멀 라이프는 애증의 관계인 것 같다. 애초에 텅 빈 미니멀은 지향하지도 않았지만, 아무리 비워도 금세 채워지는 소비 습관 덕에 미니멀하게 살다가도 맥시멀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쓸모 있는 물건을 버리는 미니멀 라이프보다 물건의 활용으로 쓰레기와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간다.

 

1000개 버리기 챌린지도 시행하며 꾸준히 비워내고는 있으나,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 풍조를 돌아보며 지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살림 경험을 쌓아가자 다짐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 - 예술과 영감 사이의 23가지 단상
이묵돌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밍웨이부터 쳇 베이커 그리고 이창호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위대함에서 솟아난 예술과 영감의 23가지 단상을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에 담아냈다.

 

몇몇 사람이 태어나기에, 지구는

너무 파랗고 차가운 행성일는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걸 실컷 쓰고 싶어 하는 일에 충실한 작가의 거침없는 에피소드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투 머치 라이팅 한 이유는 원고료 때문이었으며, 그를 문학계의 패리스 힐튼이라 칭하고, 빛의 마술사 렘브란트의 인생은 크게 낭만적이지도 세련되지도 않았다고 읊조리기도 한다. 또한 역사상 가장 로맨틱한 작가는 미혼의 제인 오스틴이며, <위대한 개츠비>를 깊게 탐독하기 위해서는 서구 문명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미국으로 간 유럽계 이민자들의 유럽에 대한 향수와 동경 그리고 모순을 시작으로 기독교 신앙의 분리와 아일랜드로 거슬러 올라가면 켈트 계의 인종적 문제와도 연관되기에 배경지식을 쌓을수록 문학적 깊이를 실감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서쪽이 동쪽을 부러워한다.'라는 문장도 조금은 다르게 보이며 여운이 남는 문장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인문학은 철저한 계급사회의 산물이라며 사람들은 글과 행동을 보고 대문호라 판단하는 게 아니라, 대문호라는 이의 글과 행동을 특별하게 여긴다라는 문장에서 뜨끔하고 말았다. 쏟아지는 신간의 홍수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신인 작가의 작품보다 대작가를 선택하고, 믿고 보는 대작가의 작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는 나의 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일 거라 넘기는 나의 독서 습관을 반추해 본다.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에 소개되는 23인의 천재들은 작가, 화가, 뮤지션, 영화감독에 바둑 기사까지 무언가의 연관성이 있다라기 보다 하루키를 경쟁상대로 여긴다는 저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초이스인 것 같다.

 

천재들은 왜 파란색으로 기억될지 호기심을 자아냈으나 저자는 속 시원하게 풀어내지 않아 아쉬웠다. 최고의 상징인 파란 리본에서 유래한 걸까? 우울함에서 가져온 것일까?라는 나의 추측은 아마도 후자가 아닐지 유추해 본다. 위대한 천재들의 이면을 보고 있노라면, 평범한 이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고독한 인생이었음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함을 엇비슷한 눈높이로 마주하는 법이라 이야기했나 보다.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의 원제는 <영원>이었다고 하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어른을 위한 에세이 - 세상의 모든 좋은 어른을 위해 김현주 작가가 알려주는 ‘착한 척’의 기쁨
김현주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한 사람이 호구가 되기 쉬운 세상에서 착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좋은 어른을 위한 에세이>에서 저자는 착한 척하는 데서 오는 기쁨을 전한다.

 

착한 사람과 쉬운 사람은 다르다.

착한 당신이라면,

적어도 착하게 살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호구와 구분되어야 한다.

그냥 막,

무조건 착해서는 안된다.

 

평가가 당연한 시대에 똑똑하게 제대로 착한 사람으로 슬기롭게, 그리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 아닌, 다른 사람 가치관과 상식이 아닌, 하지만 객관적으로 옳음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신만의 올바른 기준이 있고, 시간적, 경제적 그리고 마음의 여유까지 있어야 한다. p.29

 

<좋은 어른을 위한 에세이>에서 저자는 착한 사람과 그냥 쉬운 사람 그들의 차이점은 본인이 자존감을 가지고 중심을 잡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며, 진짜 착한 사람과 좋은 사람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살다 보면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향과 적당한 속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 방향을 존중하고 속도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착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더불어 저자는 이 악물고 세상을 살기보다 힘 좀 빼고 살아가자고 이야기한다. 어떤 인생이 내 앞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느냐가 중요하니까 말이다.

 

애쓰고 살아도 괜찮고,

애쓰지 않고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애쓰고 살면 애쓰면서 한 선택에 맞는

인생이 만들어지고,

애쓰지 않고 내려놓으면서 살면

또 그만큼의 편안한 시간으로

인생이 채워져 있을 테니까. p.207

 

사람마다 행복을 찾는 과정도, 행복의 정의도 행복해지는 속도도 다 다르다. 개인적으로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학창 시절 단짝이 대외적으로는 착하다 평가받지만 정작 곁에 있는 사람에게는 온갖 불평불만을 달고 살며 닦달하는 피곤한 유형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친구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착해 보이고 싶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사람,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은 관계는 자연스레 거리를 두고는 한다.

 

<좋은 어른을 위한 에세이>는 이런저런 것 신경 쓰면서 힘주고 살기보다 나의 기준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 요소를 적절하게 제거하고,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아는 진심으로 따스하게 응원해 주는 좋은 사람이 되기를 권한다. 그냥 아무나가 아닌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나 역시 타인의 시선에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기 보다 가끔은 한 걸음 떨어져 인생을 바라보는 여유를 지닌 다양한 경험에서 오는 지혜로운 사람, 힘들고 어려울 때 기대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아울러 내 곁에도 좋은 사람들로 채워지기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