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 -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입문서
조이현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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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 최고의 지혜의 서인 성경을 기반으로 풀어나가는 《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은 인간의 본성은 위대함이 아닌 연약한 것이며, 찬란함이 아닌 허무함이 인생의 본질이라 강조한다.

 

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 1부에서는 행복과 불행, 웃음과 눈물, 겸손과 교만 그리고 부모와 자식 등 어둠에서 빛에 이르는 50가지를 비교하고, 2부에서는 채움과 비움의 키워드로 육체와 정신, 생각과 마음, 성공과 실패, 사람과 본성 등 50가지 이야기를 담아 인생사 전반에 대한 100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저자는 깨달음이 많아도 돌이킴이 없으면 가치 없는 존재가 되고, 고귀한 생각을 품고도 행하지 않으면 저속한 삶을 산다며 페이지를 연다. 감사하는 사람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는 언제나 하늘의 주어짐이 있으며 마음이 유순해도 분별력이 결여되면 기만의 희생양이 된다고 분별력을 지닐 것을 당부한다. 또한 허영은 꽃을 피울 수 있을지언정 열매를 맺지 못하고, 혀는 나에게 속한 최고의 우군이자 최악의 적이라며 인생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태도와 습관을 강조한다. 인간의 운명은 습관을 어떻게 들이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역경을 겪지 않은 삶은 지극히 평범하다.

오랜 세월을 살아도 삶의 일부밖에 모른다.

즐거움의 값어치는 매길 줄 알아도

괴로움 가치는 가늠할 줄 모른다.

역경은 피해 가면 더 큰 시련과 맞닥뜨린다.

심지어 역경이 없으면 나태를 넘어 타락의 길로 들어선다.

역경 없이 찾아온 성취의 기쁨은 그 농도가 턱없이 낮아

거머쥔 성취는 행운에 불과하다. p. 189

 

역경 없이 평범하고 순탄한 삶을 살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인생사 내 맘대로 돌아가지 않고, 아파야 성장하는 것이 인생이다. 고난을 통해 인격이 연단되고 삶은 정련되어 불순물이 제거된 순금 같은 존재가 된다고 한들, 역경은 최대한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나이 들수록 인생은 패러독스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저자는 삶의 무너짐은 비움 없는 채움에서 오기에 소망과 욕심의 공존 속에서 비움에 마음을 더 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상을 좇지 않음에 다행이라 여기지만 제아무리 인생무상이라 한들 소유욕을 비워내기에는 아직 한없이 부족한 연약한 인간임을 다시금 느낀다.

 

비록 고난이 축복의 통로라는 말에 공감하지 못하지만, 역경을 겪지 않은 삶은 지극히 평범하고, 삶의 일부밖에 모른다는 말은 담담한 위로로 다가온다. 일찍이 고난을 겪고 극복한 이들은 그만큼 빨리 성숙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며 긍휼의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다. 시련 앞에 낙심하기 보다 당장은 고되더라도 의연함으로 이겨낼 때 비로소 열매 맺을 수 있음을 기억하고, 그 고통 안에서 감사할 거리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삶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 인문학적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면 《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을 펼쳐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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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 - 그리스신화에서 그리스도교까지
안계환 지음 / nobook(노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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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가면 그리스 신화와 종교화가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유럽을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 저자는 유럽을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하여 그리스 신화 그리스도교로 해석해나간다.

 

유럽 러버의 한 사람으로서 유럽의 기원이 황소를 타고 크레타로 건너왔다는 페니키아 공주 에우로파 이름에서 시작되었듯, 유럽은 그리스 신화와 떼어놓을 수 있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를 이해할수록 유럽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해도 깊어지게 되는 동시에 유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신화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저자는 그리스 신화를 시작으로 신화가 유럽에 미친 영향들을 소개하면서 유럽의 역사를 짚어본다. 헬라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철학과 문화를 거쳐 그리스도교의 탄생으로 이어져 중세 시대를 거쳐 종교 개혁에 이른다. 그리고 오늘날의 종교문화를 둘러보며 신화와 그리스도교와 함께해 온 유럽을 살펴본다.

 

그리스 신화는 헬라 문화 기반에서 탄생한 그리스도교로 이어진다. 제우스는 야훼로, 동방의 여신 숭배 문화는 마리아 존숭 사상으로 이어지고, 천상과 지상을 오기는 헤르메스는 대천사 가브리엘 천사와 닮았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헬라인은 인간을 세상의 중심에 두기에 신의 모습과 본성도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에 그리스도교는 절대적 창조주라는 점이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도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주장한다.

 

그래서일까 막장의 전형이라 느껴지는 그리스 신화를 읽다 보면 인간보다 잔혹한 신들의 질투에 묘하게 빠져들게 되지만,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대해서는 종교를 지니지 않는 한 어렵게 느껴진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서양 철학을 배울 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은 건 그 배경에 담긴 그리스도교를 다루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럽 문화의 거의 모든 것이 신화와 그리스도교를 기반으로 하고 철학도 이를 기반으로 성장 발전했기에 유럽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리스도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역사와 문화이듯, 유럽 문화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늘길이 열렸으니 로마나 그리스를 비롯해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유럽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유럽을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를 정독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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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 분석과 감정 치유법
장신웨 지음, 고보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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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의 강도는 어느 때보다 더 강해졌다.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는 다양한 불안에 대해서 이해하고 평정심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내용을 담았다.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에 서는 인간들이 느끼는 불안에 대한 시선이 시대에 따라서 점차 바뀌었다고 한다. 1940년대에는 산업혁명에 의한 세상의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며 불안의 시대가 왔다고 느꼈다. 유명한 작품인 뭉크의 절규에서도 불안감이 그 시대의 상징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 이후에 불안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1980년대 후반에는 불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흐름의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각적으로 접근은 불안에 대해 인간들이 대처하는 지혜를 가지게 했다고 한다.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저자는 불안에 대해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글쓰기를 제안하고 있다. 글쓰기라고 하면 광범위하게 들릴 수 있으나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는 나의 감정을 쓰는 것을 뜻한다. 일기 같은 거라고 생각해도 좋다. 글쓰기는 최소한의 비용과 편리한 방식으로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으며 글쓰기를 통한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는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사회적으로 쌓인 불안을 스스로 해소하는 과정에서 내적 성장을 이끌어서 정서적으로 놀라운 회복력을 지닌다고 한다.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불안함을 느낄 때 글쓰기로 평정심을 되찾는 팁들을 알려주고 있다.

 

스트레스는 많은 병의 원인으로 뽑힌다. 스트레스의 근원은 사람의 마음이 불안함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제목처럼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면서 불안으로부터 벗어난 편안함과 자유를 느끼면서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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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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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수상 스티브 하퍼에게 격주로 책과 편지를 선물로 보낸 얀 마텔의 단란한 북클럽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는 문학이 우리 삶에서 왜 필요한지 이야기하며 성공을 바란다면 책을 광범위하게 읽으라 권한다.

 

맨부커 상을 수상한 <파이 이야기>와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접했던 저자 얀 마텔은 101편의 편지에 100여 권이 넘는 도서를 소개한다. 그중 내가 읽은 책은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조지 오웰이 <동물 농장>,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등 고작 20여 권에 불과했다. 나름 문학을 즐겨있는다고 자부했지만 너무나도 초라했던 성적표다.

 

아무튼 얀 마텔은 우리가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고양이 보다 더 많은 삶을 살게 해준다는 것이라 말한다. 고양이의 목숨이 아홉 개라지만, 책을 읽는 이는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한 번의 삶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삶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문학 작품은 무척 풍요롭고 다양해서 우리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삶에 깊은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복잡한 21세기에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공감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한 논픽션보다 문학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 주장한다.

 

그래서인지 영미권 작가 외에도 러시아, 인도, 중국, 체코, 콜롬비아 등 국적을 초월한 것은 물론이고 소설, 시집, 희곡, 논픽션, 아동 서적, 그래픽 노블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 작품을 소개한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외에도 <고도를 기다리며>를 소개하며 비록 지루하게 느껴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희곡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존재에서 덧없는 허영을 벗겨내고 기본적인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대를 초월해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위대한 작품이라 덧붙인다.

 

책은 과거에 꿈꾸었지만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다시 되새기게 해주는 타임캡슐이고 순간적인 장면이며,

오랜 꿈이 저장된 박물관입니다. p.126

 

사적인 칼럼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드는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는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무엇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고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하는지 전하는 북 캠페인으로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얀 마텔의 정성이 깃든 편지 한 통 한 통은 읽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얀 마텔의 사색은 어떠했는지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는 책장이 잘 넘어가지만 좋아하는 차 한 잔과 함께 느긋하게 음미하며 사색에 빠지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그가 추천하는 책으로 자신만의 책 리스트를 만들게 될 것이다. 나 역시 눈길을 끄는 책을 적다 보니 어느덧 수십 권에 달하는 리스트가 생겨버렸다. 공부하려는 사람에게는 평생 공부해야할 것이 끊이지 않는다듯 독서 리스트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언젠가는 그의 추천 도서 리스트를 정복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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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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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여름휴가에 읽으면 좋을 힐링 소설 <하쿠다 사진관>은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을 어루만진다.

 

서울로 돌아가려다 바닷물에 폰이 빠져 우연히 방문하게 된 하쿠다 사진관. 유아교육과 전공에 어린이집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제비가 시간을 물어보러 들른 하쿠다 사진관에 아이와 사진촬영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던 석영을 도우면서 뜻밖에 일터가 된다. 제비의 하쿠다 사진관 이야기는 이렇게 우연에서 시작된다.

 

'하쿠다'

제주도 방언으로 '하겠습니다'라는 뜻.

 

아버지가 가정을 잃은 섬에서 튼튼한 가정을 만들어 뿌리내리겠다는 꿈을 안고 야심 차게 오픈한 <하쿠다 사진관>.그러나 좀처럼 손님이 없어 고생하던 차에 제비의 등장으로 인스타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힙한 사진관으로 소문나며 웨딩 스냅 촬영, 프리다이빙 체험, 라이더 등 여행객의 방문이 이어진다. 하쿠다 사진관은 사진 촬영하러 왔다가 삶을 나누는 장으로 이어지며 석영의 바람대로 사진 관람을 하면서 삶을 나누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시간이 제주의 따뜻한 정서와 어우러진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p. 200

 

"자기 결핍을 메꾸려는 똑똑이들처럼 무서운 인간도 없어. 이걸 기억해.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 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p.266

 

저자가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 하쿠다 사진관의 배경인 '대왕 물꾸럭 마을'에서 제주 토박이가 아닌 석영과 제비의 제주 정착기는 다소 외로워 보이지만 무심한 듯 챙겨주는 따뜻한 정서가 그들의 삶을 감싸고 있다. 하쿠다 사진관을 방문한 손님들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아픔을 마주하며 치유하기도 하고, 감동과 행복이 이어진다. <하쿠다 사진관>은 제비를 통해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지만, 때때로 서로를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제비와 석영의 로맨스로 이어질지, 양희와 석영의 로맨스로 이어질지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석영이 잃어버린 동생의 이름도 제비였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아직 다 못 풀어낸 이야기들이 많이 남은 듯 여운이 남는다.

 

책장을 펼치면서부터 얼마 전 정주행했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계속 오버랩되었다. 제주도 해녀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배경도 비슷한 데다 제주도 방언이 난무하는 드라마였던 터라 제주 방언이 귀에 익어 드라마 주인공들의 육성이 들리는 듯 덕분에 책장도 잘 넘어갔다.

 

제주도의 파란 바다에 반가운 소식의 대명사 제비로 주인공 이름을 설정한 것도 우연일까. <플라멩코 추는 남자>에서 저자의 필체에 반했었는데, 하쿠다 사진관은 여러 등장인물들의 삶을 다루며 감동을 선사하기에 주변에 추천하기 좋은 책이다. 우연의 연속인 한번 뿐인 인생, 좋은 추억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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