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 - 육지, 바다, 하늘을 지배한 힘의 연대기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박연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는 세계사를 공간을 장악한 패권 쟁탈의 흐름 순으로 구성하여 신선하게 다가온다. 지난 5,000년 동안 세계사의 주요 무대는 육지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하늘로 변화해왔다. 유라시아에서 오래 지속된 '육지'의 역사,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이 다섯 대륙을 연결한 '바다'의 역사, 항공망이 연결하는 '하늘'과 인터넷의 가상공간으로 이루어진 '하늘'의 역사 순으로 크게 바뀌어온 것이다.
건조 지대에서 시작된 '육지 세계'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곡물의 순환과 연계하여 유목민과 다른 부족의 연합하면서 문명이 탄생했다.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제국이 3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문명 지역을 통합한 이후 몽골 제국이 유라시아에서의 대제국을 형성할 때까지 육지 세계에서는 여러 제국이 약 1750년 동안 흥망을 반복했다. 그중 지중해, 서아시아, 인도, 중국에서 제국이 탄생한 배경에는 곡물 순환에 필요한 대규모 생산지가 있었다.
스페인, 포르투갈의 활약이 두드러진 대항해 시대는 신대륙을 식민지화하며 역사적으로 공간 혁명을 이루어 낸 시기이다. 이어서 17세기 네덜란드, 영국에 의해 바다 세계가 육지의 세계를 재편했는데, 바다의 세계인 영국은 철도 건설을 통해 세계 각지의 식민지 자원을 유럽으로 모으는 구조를 완성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른 영국은 막대한 군사비에 의해 쇠락했고, 패권은 신대륙인 미국으로 옮겨갔다. 항공망과 과학 기술 진보를 촉진한 미국은 글로벌 경제화와 IT 기업의 약진을 힘입어 인터넷으로 전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일대 일로를 외치며 미국의 뒤를 전력을 다해 바짝 쫓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역사>는 번역투 같은 편집이 초반에 몰입감을 조금 떨어뜨렸으나, 세계사를 사건별로 역사적 변동 과정에 대해 요약하고 있어 흐름을 정리하기 좋았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 방식도 바뀐다.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국가들을 보면 거대한 국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지에 따라 국가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위기가 기회이듯, 패권의 흐름을 우리나라가 거머쥘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앞선 의료기술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듯이 경제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잘 대응하여 강대국들 사이에서 늘 위축되었던 설움을 떨쳐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