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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만드는 뇌 - 인간은 사소한 일조차 뇌가 시켜서 한다
양은우 지음 / 웨일북 / 2020년 12월
평점 :
인간은 사소한 일조차 뇌가 시켜서 한다고 한다. 저자는 뇌가 생각하는 방식만 깨달아도 행동과 감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습관을 만드는 뇌>를 통해.
새해를 시작하며 수많은 계획을 세우지만 연말 무렵에 어느새 계획은 흐지부지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뇌에 한 번 각인된 패턴을 재조립하려면 뇌에 많은 움직임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습관을 만드는 뇌>에서는 마음속으로 행위를 그려보면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심적 시연'을 통해 뇌에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누군가 도와줄 거라 생각하면 빈둥거리며 일을 미루게 되고,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운이 좋아지듯 무의식을 의식화하면 운명이 바뀐다. 융 심리학의 창시자 칼 구스타브 융이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삶이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데 이를 '운명'이라고 부른다"라고 했듯이, 메타 무의식이 현실을 바꾼다는 것이다. 작은 인식의 변화가 삶을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가히 매력적이다. 책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뇌과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일부분임을 알려준다.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인 원인은 생체시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오래된 시계가 종종 느리게 가는 것처럼 몸 안의 생체시계도 느려진다. 이제 겨우 오후가 되었는가 하는데 물리적 시간으로 보면 저녁때가 된 식이다. 여기에 10년마다 뇌세포의 2%가 사멸한다고도 하니 뇌의 감각이 더뎌지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은 '시계 시간'과 마음으로 느끼는 '마음 시간'이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음 시간은 물리적 시간과 달리 일련의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 이미지들은 감각기관의 자극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신체가 노화하면 모든 기능이 저하하다 보니 뇌도 이미지를 습득하고 처리하는 속도가 늦어지게 되면서 이미지 변화 속도 또한 느려지는 것이다.
게다가 신경망이 성숙해지면 신경망의 크기와 복잡성이 커져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가 더 길어지는 반면에 나이가 들면서 신호전달 경로의 활력이 떨어져 신호 흐름은 둔해진다. 신호의 변화는 새로운 이미지를 습득하고 처리하는 속도를 떨어뜨린다. 인간의 마음은 자신이 인지한 이미지가 바뀔 때 시간 변화를 감지하기 때문에 이미지 변화가 적은 노인은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나이 들면 이타심이 적어지는 이유도, 나이 든 사람일수록 말이 안 통하는 이유도 그 사람의 고집도 있겠지만, 뇌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한다. 심술궂은 노인이 되지 않는 방법은 뇌의 노화를 늦추기 위해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우리 신체의 2% 남짓 차지하는 뇌가 우리 신체 대사는 물론 정신과 습관마저 관장한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다. 뇌과학의 발전으로 인체의 신비를 하나하나 풀린다면 우리의 인식 전환과 더불어 우리의 삶에 불어올 변화가 기대된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뇌가 쉴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중요한 습관이니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