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 - 나이 들수록 더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사람들의 32가지 습관
뽀따(김보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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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유튜버 뽀따가 운영하는 '뽀따TV'에 소개된 4060을 위한 피부, 패션, 헤어, 건강, 마음 관리법을 모은 <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는 외모를 가꾸는 법을 넘어 '인상은 부드럽게, 말투는 여유롭게, 태도는 우아하게!' 인생의 선배로서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전해준다.

 

옷집을 운영하는 50대 유튜버가 피부관리숍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중년의 시간을 가꾸며 살아가는 책이겠지 하며 편한 마음으로 읽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락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나의 삶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으른 뇌가 시키는 대로 편안함만 추구하며 살다가 목표 의식도, 삶의 의미도 잃고 몸도 마음도 확 늙어버리는 것이다.' p.18

 

저자는 이젠 편하게 살고 싶다는 하소연은 사실 나 자신을 찾고 싶다는 외침이라며, 세상이 나를 번번이 주저앉힐라도 나만은 마음의 외침을 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평온하고 안락한 삶에서 밀려나 낭떠러지로 떨어진 경험이 있었기에 마음이 풍성한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상처투성이인 손으로 낭떠러지를 기어오른 경험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와 눈물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말이다.

 

"그 시절을 견뎌낸 쉰다섯의 나는 스무 살의 나보다 강하고 서른 살의 나보다 단단하며 마흔 살의 나보다 현명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아니, 지나온 모든 시절의 내가 좋다."p.25

 

나이 감옥에 갇혀있지 말고, 오늘 치의 다정함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환대 받는 사람이 되라고 권한다. 저자는 <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라는 제목답게 4060 피부에 맞는 메이크업 기본 법칙과 메이크업 노하우를 공개한다.

 

★ 4060 피부에 맞는 메이크업 기본 원칙★

첫째, 피부 표현은 최대한 얇고 가볍게 한다. 피부 톤만 정돈한다는 느낌으로!

둘째, 세련되고 기품 있어 보이려면 포인트 메이크업의 색상에 유의한다.

셋째, 파운데이션 21호를 선호하는 한국 여성들의 피부에는 대체로 피치 코럴 색상이 잘 어울린다.

 

★ 4060 메이크업 노하우★

1. 4060일수록 프라이머는 필수다.

2. 파운데이션은 두껍게 바르면 망한다.

3. 잡티 커버는 파운데이션이 아니라 컨실러로

4. 기초 메이크업의 마지막은 파우더 팩트로

5. 블러셔로 10년 더 젊고 생기있게.

6. 노즈 음영은 콧대 바깥쪽으로

7. 아이 메이크업의 기초공사는 아이섀도

8. 아이라인은 눈꼬리 부분만 그려 눈매를 깊이 있게 만든다.

9. 눈썹은 헤어 컬러에 맞춘다.

10. 입술에 생기가 돌아야 젊어 보인다.

 

이외에도 피부 속 노폐물을 정리해 주는 림프마사지 방법, 스페셜 핸드 마사지 방법, 간헐적 단식으로 몸매 유지하는 법 등 평소 그녀가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법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림프마사지는 QR코드가 제공되어 영상을 보며 따라해도 좋을 것같다.

 

<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는 환심을 사려 하지 말고 진심을 전하는 것만이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대화의 센스와 진심을 강조하는 저자의 삶의 철학이 녹아있는 책이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한 살 한 살 나이 먹는 것에 연연하기보다 나이에 맞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삶을 살아가자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세월이 흐르면서 늙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로워지는 것이다'라는 에밀리 디킨스의 말처럼, 오늘 치의 다정함을 내일로 미루지 않으며 나날이 새로워지는 삶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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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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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의 작가 오가와 이토의 신작 소설 <라이온의 간식>은 시한부 말기 암 환자들의 생의 마지막을 추억의 간식과 음식을 먹으면서 온기를 느끼는 따스한 이야기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먹고 싶은 간식은 무엇인가요?"

 

서른셋의 시즈쿠는 암 투병 중 시한부 선고를 받고 레몬 섬에 자리한 '라이온의 집'이라는 호스피스에 입소한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호스피스 라이온의 집은 관리자 마돈나를 주축으로 말기 암 환자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면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는데 주안점을 둔다. 그렇기에 규칙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뿐. 단, 라이온의 집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일요일의 간식 코너로 '라이온의 간식'이라는 책의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대목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간식 시간이 열립니다. 게스트는 한 번 더 먹고 싶은 추억의 간식을 주문할 수 있답니다. 매주 한 분의 사연을 뽑아서 그분의 추억의 간식을 충실히 재현하죠.

어떤 맛이었는지 어떤 모양이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 되도록 구체적으로 추억을 써주시면 됩니다. 그림으로 그려주는 분도 계신답니다."

 

'간식은 몸에는 필요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간식이 있어서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간식은 마음의 영양, 인생의 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온의 집 관리자 마돈나는 맛있는 것 먹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먹으며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세상을 떠나야 후회가 없음을 알았던 것 같다. 간식 앞에 선 누구나 어린아이가 되듯 누군가의 잊히지 않는 추억의 음식을 재현해 냄으로써 잠시나마 추억 여행을 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상해버린 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선택한 자신을 질타하곤 한다.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으려 고통을 참았건만 가혹하게도 치료 전보다 상태가 더 나빠져 차라리 추억거리나 만들 걸 하며 후회하는 이가 적지 않다. '라이온의 집'은 몸과 마음이 다 멍들어버린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호스피스로, 웰빙만큼이나 웰다잉이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두고 자신의 색을 입히며 살아간다. 열심히 살다 보니 마주한 죽음의 문턱에서 감사가 나오기 쉽지 않겠지만, 세상을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지켜주며 어루만져 주는 마돈나의 한 마디 한마디가 따스하게 다가온다.

 

"힘껏 불행을 삼키고, 토하는 숨을 감사로 바꾸면 당신의 인생은 곧 빛이 나겠지요." p.84

 

소설의 주인공 시즈쿠는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친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다. 엄마를 대신해 시즈쿠를 거두어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빠로서 부족함이 없던 삼촌이었지만, 삼촌이 결혼한다고 하자 시즈쿠는 버림받은 것처럼 상처받는다. 혼자라고 느끼던 시즈쿠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엄마의 영을 마주하며 죽어서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왔다는 엄마의 고백에 30여 년간의 설움이 눈 녹듯 사라진다.

 

"무엇이 중요한가 묻는다면 지금을 살아가는 거야. 자기 몸으로 느끼는 것. 눈으로 보고 감동하고 만져보고 냄새를 느끼고, 그런 게 지금 엄마는 너무나 그리워. 몸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으니까. 그런 게 의미가 있었다는 걸 엄마는 죽은 뒤 처음으로 알았단다."p.223

 

이어서 삼촌이 찾아오고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동생이 있다는 말에, 자신은 혼자가 아니라 위로받는다. 라이온의 집은 다양한 연령대의 저마다의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자신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위로가 되어주며 생을 마감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내일이 오는 걸 당연하게 믿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구나.'p.9

 

그 어느 때보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이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평온한 마음으로 다잡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라이온의 간식>에서 저자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은 다 내가 선택한 삶의 결과이기에, 나 스스로가 축복해야 한다며 생사의 기로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다독인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지만 사자가 적이 덮칠 거란 걱정 없이 살아가듯, 하루하루를 두려워하지 말고, 웃는 얼굴로 살아가라고 말이다.

 

'산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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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국의 미래 - 흔들리는 반도체 패권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개정증보판
정인성 지음 / 이레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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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의 근간이 되는 산업섹터 중에 가장 핵심 중의 핵심 산업은 단연 반도체 산업이다.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자율주행, 드론, 5G, 등 4차 산업에서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산업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대국들의 패권전쟁에서 반도체는 단연 우선순위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중심에 반도체가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미래 경제 패권은 반도체에 달려 있는 것이다.

 

<반도체 제국의 미래>는 미래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에 산업의 태동부터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사와 반도체가 가지고 있는 특징, 반도체가 가져온 사회적 혁신과 미래 시대의 변화의 중심을 설명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9년에 나온 개정증보판으로 2년 동안의 빠르게 변한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각국의 정상들을 만나는 것에 앞서 글로벌 반도체 회사 대표들과 회의를 한 것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현시대에서 반도체는 단순히 전자부품이 아닌 가장 중요한 생존 필수 자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반도체 제국의 미래에서는 지금껏 살아남았던 반도체 기업의 승자들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시대를 바꾸는 혁신가와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파트너 기업이 있었다. IBM의 호환 PC가 처음으로 탄생했을 때는 인텔의 CPU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나노를 내놓을 때 삼성전자의 낸드가 있었다. 스마트폰의 혁명인 애플의 아이폰이 나올 때는 웹서핑이 가능한 성능과 인텔칩보다 더 작은 로직 프로세서의 공급이 가능한 삼성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대로 혁신가들의 요구에 충족을 못 시킬 경우 가차 없이 혁신가들은 시장에 새로운 참여자를 찾는다. CPU에서 인텔이 가지고 있는 독과점을 ARM이 깨버린 것이다.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오고 설계 제조 기술의 변화가 와도 시대가 원하는 기술과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생태계와 더불어 반도체 시장이 가지고 있는 파워게임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반도체 공정이나 기술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래에 언젠가는 반도체가 더 이상 세계에서 패권을 다툼 아이템이 아닌 날이 올 것이며 그날을 대비해 제2의 반도체 사업을 이어갈 사업을 찾을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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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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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정>으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조너선 프랜즌의 신작 <크로스로드>는 1970년대의 미국 가정을 그려내며 가장 위대하고 완벽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소설 <크로스로드>는 대림절과 부활절로 구성되어 있다. 대림절은 크리스마스 4주 전 일요일을 시작으로 예수의 성탄과 재림을 기다리는 절기로, 교회력으로 1년의 시작을 알린다. 성도들은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참회와 순종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부활절은 십자가에서 세상을 위해 죽으신 예수가 다시 살아난 날을 기념하는 날로 죽음의 어둠 속에서 그리스도가 부활함으로써 빛의 상징이 되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 중서부 시카고 교외의 한마을에서 부목사로 일하는 러스 힐데브란트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무려 870여 페이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들 셋, 딸 하나를 둔 사모 매리언은 평범해 보이지만 상처 많은 과거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고, 러스는 매리언과의 삶을 무료하게 느끼던 중 미망인 프랜시스 코트렐 부인에게 연모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첫사랑의 경험으로 자신을 마주하고, 아버지의 위선에 치를 떠는 장남 클렘, 이모에게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딸 베키는 예쁜 외모에 학교에서 인기 있는 것은 물론 미래가 유망한 소녀로 동네 밴드 리더 태너와 사랑에 빠지고, 똑똑하지만 누나에게 자격지심이 있는 페리는 엄마의 신경쇠약을 닮아 약에 의존하고, 막내 9살 저드슨까지 얼핏 단란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저자는 힐데브란트 가족의 삶과 심리를 상세하게 묘사하며 붕괴 직전인 가족의 외줄 타기 삶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우리가 과연 이기심에서 탈출할 수 있느냐는 거예요. 하나님을 끌어들이고 그분을 선량함의 척도로 삼는다고 해도, 하나님을 숭배하고 그분께 순종하는 사람을 여전히 자신에게 이로운 무언가를 바라죠. 자기가 정의롭다는 느낌을 즐기고, 영생이든 뭐든 원한다는 거예요. 이런 점을 생각할 만큼 똑똑한 사람이 보기엔, 모든 행동에 늘 이기적인 측면이 보인다는 거죠." p.385

 

 

러스는 목사의 삶을 살아가지만 릭 앰브로즈 전도사에게 질투심을 가지고, 성도에게 흑심을 품으며 위선자의 표본을 보이며 결국 목사도 연약한 인간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남편의 외도에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 매리언, 아버지에 대해 실망하고, 가족에게서 의미를 잃은 클렘, 종교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자신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베키, 천재적이면서도 약물 중독인 페리는 자살을 시도하며 가족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가지만, 이 고난을 겪고 극복하면서 용서와 화해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인생의 목표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이 허영이었다. 성공도 허영, 특권도 허영, 유럽도 허영, 아름다움도 허영이었다. 허영을 벗겨내고 신 앞에 홀로 서면 남는 것이 무엇일까?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것뿐이었다. 이번 일요일에도, 그다음 일요일에도 주님을 섬기는 것뿐이었다. 80년만 산다고 해도, 인생의 지속 시간은 극미했다. 80년 분량의 일요일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인생에는 길이가 없었다. 그저 인생의 깊이에만 구원이 있었을 뿐이다. p.819

 

 

저자는 부활절이 어둠을 밝히는 빛이듯, 신앙심과 구원에 대해 짚어본다. 러스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가족이 이사 가고, 베키의 단란한 가정 그리고 부활절을 맞아 집으로 돌아오는 클렘까지 위태로웠던 가정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며 <크로스로드>는 마무리된다. 엄격하고 보수적인 가정의 표본인 목사관에서 벌어지는 위선과 인간의 연약함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인생이란 무엇인지, 가족의 사랑의 힘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믿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크로스로드>를 벽돌 책이지만 저자의 필력과 역자의 깔끔한 문체 덕분에 몰입해 완독에 성공했다. 처음 책을 받아 펼쳐보면서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오는 주일이 바로 대림절이기 때문이다. 한 주간 나의 삶을 돌아보며 나의 말과 행동은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사랑을 흘려보내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크리스천이라 더 재밌으면서도 탄탄한 스토리가 영상처럼 그려지는 소설인 동시에 신앙에 대한 저자의 일갈에 찔렸던 책이다. 드라마화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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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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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등대지기 실종 사건을 바탕으로 새롭게 쓰인 <등대지기들>은 바다가 비추는 고립된 인간의 민낯을 마주하게 하는 동시에 어둠 뒤에 찾아오는 빛에 대해 이야기한다.

 

1972년 12월 31일

등대를 지키던 세 명의 등대원이 사라졌다.

아서 블랙, 윌리엄 빌 워커, 빈센트 본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일련의 단서들이 남아있었다.

출입문은 안쪽에서 잠겨 있었고, 두 개의 벽 시계는 같은 시각에 멈추어 있었으며, 식탁에는 식사를 앞둔 식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주임 등대원의 기상 일지에는 폭풍이 그 타워를 맴돌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공교롭게도 그날 하늘은 맑았다.

 

실종 사건 발생 20년이 지난 92년 5월, 소설가 댄 샤프는 미궁으로 남은 등대원 실종사건을 소설화하기 위해 실종자의 가족과 연인을 만나면서 등대원 실종 미스터리 사건의 전모를 추적해 나간다다. 대체 이날 등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회사에서는 비밀리에 부치기를 원하는 걸까? 저자는 진실을 숨기려는 자와 진실에 관심을 가지는 자가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하여 심리적 변화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주임 등대원 아서는 뭍으로 나가는 것보다 바다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남편에게 서운한 헬렌,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빌과 제니는 일찍 결혼해 아이 셋을 키우지만, 빌은 헬렌을 보며 다른 마음을 품게 된다. 수감 경력이 있는 빈스와 그의 애인 미셸까지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바다에 고립되는 등대지기가 된 배경과 등대지기의 아내로 살아가는 삶, 그리고 사건 발생 후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들의 삶을 조명하며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말한다.

 

 

책 후반부에 아서가 왜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지, 사건의 전모는 무엇인지 진실의 퍼즐이 맞춰진다.

아서와 헬렌의 아들 토미가 떠난 바다에서 그는 토미를 느끼고 있었으며, 등대가 유일하게 그의 영혼을 구해주는 안식처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그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싶지만 결국 말을 삼킨다.

 

"내가 거기 있으면, 우리 아들은 외롭지 않아. 내가 뭍에 당신과 함께 있으면 토미가 날 기다려. 토미는 내가, 자기 아빠가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했다.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심연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p.443

 

<등대지기들>은 1900년 12월 스코틀랜드 앞바다의 엘런 모어 섬에서 세 명의 등대지기가 사라진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다. 파도는 높이에 따라 우리에게 평온함을 불러오기도 하고,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저자는 미스터리의 진실에 추적하면서도 피해자들의 감정 선과 8주간 등대에서 적막함 속에서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등대지기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긴장감을 높인다. 사건을 추적하면서부터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데, 등대의 불빛이 어두운 바다를 비추는 것처럼, 사람은 아픈 상처를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어둠에서 나와 빛을 밝힐 수 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꼭 끝장까지 읽어봐야 하는 소설이다. 어둠이 지나간 뒤에 희망의 빛을 마주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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