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포식자들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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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도 강한자만 살아남는다는 정글의 법칙은 적용된다. 오히려 정글보다도 더 철저하고 무자비하다. 다수의 금융시장 거래가 상대방을 알지도 못하며 볼 수도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니 자비라는 감정이 발동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아 금융시장 생태계를 평정하고 있는 피라미드 상단에 위치하는 상위 포식자들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할까?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은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포식자들의 마인드와 그들의 먹잇감이 되는 피식자들의 마인드를 과거 실제 사례들을 통해 비교하여 개인투자자가 금융시장의 포식자 마인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들로 담겨있다.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은 포식자 대기업, 포식자 행세하는 피식자 노조, 포식자 기관, 포식자 글로벌 기업, 포식자 이웃나라와 일본과 중국으로 다섯 챕터로 구분돼 있다.

 

포식자 대기업 편에서 한국 대기업의 승계 과정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에 대해서 포식자와 피식자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부분이 신선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속법상 상속가액의 절반을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하게 되어있다. 3대가 가업을 승계하려면 반의반을 납부하게 되는 구조인데 지분 50% 이상 확보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서 기업의 경영권 승계가 어렵다. 한마디로 3대가 기업을 승계 받으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힘든 구조인 것이다. 그렇다면 3대부터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이 불가피 한데 이것이 과연 투자자의 입장에서 유리한 것인가 저자는 질문한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산업을 진출을 모색할 때 삼성 내부에서도 반대가 극심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은 인구 1억 명 이상이며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이상인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사업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이라는 냉소를 뚫고 뚝심 있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밀어붙인 오너 경영인의 용단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반도체 강국의 이미지는 없을 것이다. LG의 구본무 회장도 1995년 2차 전지 사업을 시작하여 매년 2000억의 적자를 보면서도 미래에 대한 선구안을 믿고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한 결과 LG화학은 세계 1위 2차 전지 제조사로 변모했다. 과연 매년 2000억 원의 적자를 내는 전문경영인을 주주들이 내버려 두지도 않겠지만 전문경영인 스스로도 될지 안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30년 동안 삼성전자와 LG화학 주가의 엄청난 상승을 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오너 경영인과 당장의 실적에 급급한 전문경영인 중에 투자자에게는 누가 기업의 키를 가지는 게 유리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금융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피식자의 입장이다. 정보력도 자금력도 무엇 하나 월등한 것이 없다. 그래서 운이 좋아서 몇 번은 살아남을지 몰라도 최소한 포식자의 생각과 마인드라도 알아야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금융 투자와 더불어 모든 투자에 앞서 포식자들의 마인드를 먼저 파악하고 그들의 흐름을 따라가는 자세로 지속적으로 살아남는 투자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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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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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화제였던 마블 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의 캐릭터인 길가메시, 영화 이터널스를 보기 전에 먼저 길가메시에 대해 알아야 재밌을 것 같아 현대 지성 클래식의 <길가메시 서사시>를 선택했다.



 

마블/DC 캐릭터 백과에 따르면 이터널스는 불멸의 수명과 초능력들을 소유한 진화된 인류이며, 길가메시는 그 일원이라고 소개한다. 길가메시는 고대 포가튼 원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위해 폭군을 타도하고, 위험한 짐승들을 살해하며 지구를 유랑했다. 그 당시 인간들은 그를 고대 그리스의 헤라클레스로 오인하기도 하고, 다른 시대에는 삼손, 베어울프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터널스 예고편에 마동석의 K-귀싸대기 장면이 나오며 독보적인 캐릭터로 기대되며 길가메시 캐릭터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인류 최초의 신화로 현재까지 점토판이 출토되고 있는 인류 최초의 영웅서사시다. 수메르 땅의 고대국가 우르크의 전제군주 길가메시는 어머니가 닌순 여신이라 반신이지만, 그는 영생할 수 없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폭군에 불과했던 우르크의 왕 길가메시가 신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서사를 보여준다. 두려움이란 모르던 길가메시가 엔키두를 만나면서 전투를 벌이고 새로운 삶에 대한 목표를 가지게 되면서 인생의 새로운 길이 열린다. 반이 반신인 길가메시 역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영생에 대해 갈망하지만, 서사는 승리와 절망을 보여주며 끝내 죽음을 받아들이는 한 인간의 성장 과정을 그려낸다.

 

심연을, 나라의 근간을 본 사람,

[그는 합당한 방도를 알았고,] 매사에 현명했지!

[길가메시, 그는] 심연을, 나라의 근간을 보았지

그는 [합당한 방도를] 알았고, 매사에 현명했지! p.25

 

그 누가 왕의 지위에 대적하고

길가메시처럼 "짐이 왕이다"라고 선포할 수 있을까?

태어난 날부터 그의 이름은 길가메시,

삼분의 이는 신이요, 삼분의 일은 인간이었네. p.27, p264

 

현대 지성 클래식에서 출간한 <길가메시 서사시>는 세계 최초 수메르어 서사시 5편을 번역 수록한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길가메시 서사 시라고 한다. 원문의 운문을 살려 번역되었기에 한편의 희극을 읽고 있는 듯 영상이 그려지며 출토된 점토판과 길가메시의 삽화가 실려있어서 책장 넘기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빌로니아 문학을 읽어본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릴케의 찬사를 받은 길가메시 서사시는 1세기도 전에 최고의 문학 걸작으로 꼽혀온 길가메시 서사시, 길가메시가 고대인들이 기록한 군왕 명부에도 있어 아서 왕처럼 실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인간이 지혜에 이르는 여정과 죽음에 대한 고민은 시간과 지역을 불문하는 인간의 최대 고뇌인 것 같다. 그렇기에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읽히며 사랑받은 게 아닐까. <길가메시 서사시>는 작자 미상의 최초의 신화지만, 모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짚어보며 인생무상을 터득하는 이야기이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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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씽킹 WEALTHINKING (양장) -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켈리 최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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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상경하여 낮에는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 고등학교를 다녀야 할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소녀가 현재는 선데이 타임스에서 조사한 영국 상위 0.1%의 부자가 되었다. 맨바닥에서 성공을 거둔 그 소녀는 글로벌 기업인 켈리 델리의 켈리 최 회장이다. 켈리 최 회장은 자신을 변화시킨 부자로 만들어준 부자 마인드와 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사명으로 웰 씽킹을 출간했다.

 

웰씽킹은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이라는 부제로 저자의 성장과정과 글로벌기업까지 도달하는 내용을 다룬 1부와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이라는 부제로 성공에 도달하게 한 웰씽킹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웰씽킹의 핵심은 시각화이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10%의 의식과 90%의 무의식이 작용하며 90%를 차지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어떻게 잘 통제하는냐에 따라서 목표에 도달할 성공 확률이 정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무의식의 힘을 이용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무의식을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는 시각화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매일 내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을 상상하면서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이미지를 심었다고 한다. 목표에 집중하면서 진정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의 방향성을 정하면 성공을 위한 가장 영향력이 큰 도구가 된다.

 

다음은 시각화하는 여섯 가지 방법이다.

 

1. 사회적으로 성공한 나의 청사진 시각화

2. 인생 영화감독 시각화

3. 이상적인 하루를 보는 아침 시각화

4. 일을 이상적으로 그리는 긴장 시각화

5. 비우는 블랙홀 시각화

6. 비우는 저녁 시각화

 

시각화의 큰 특징은 채우기와 비우기로 구성되어 있다. 채우기는 자신이 원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선명하게 상상해서 무의식에 입력하는 것이고 비우기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과거에 기억과 감정들을 모두 버리는 것이다. 저자는 꿈을 새기는 채우기 만큼 부정적인 생각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웰씽킹에서 무의식은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 가장 활발히 일하기에 잠들기 직전의 10분과 아침에 기상할 때 10분 정도가 무의식의 시간이다. 저자가 매일 아침 눈뜨고 100번 정도 자신의 꿈을 반복하여 무의식을 훈련시켰듯이 오늘부터 나의 꿈을 위해 잠들기 전후에 무의식을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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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지도 - 위대한 정신을 길러낸 도시들에서 배우다
에릭 와이너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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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의 신작 『천재의 지도』는 위대한 정신을 길러낸 도시들에서 배운다는 부제로 위대한 천재들의 비밀을 찾아 도시를 여행한다.

 

천재는 기분 좋아지는 단어다. 그러나 저자는 어디서나 '천재'라는 말이 난무하는데, 모든 사람이 천재라면 아무도 천재가 아니라는 자명한 이치를 깨닫지 못한 채 천재 인플레이션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창조적 의미에서의 천재, 최고의 창조성을 가진 사람의 흔적을 찾아 기원전 450년 지성의 중심인 아테네를 시작으로 중국의 송나라 항저우, 피렌체 등 천재와 관련된 역사적 장소 여섯 도시를 거쳐 현대의 실리콘밸리를 마지막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진정 유일한 앎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1. 아테네, 천재는 단순하다.

모든 도약의 첫 단계는, 도약이 필요함을 깨닫는 것, 자신의 앎이 불완전함을 깨닫는 것이다.

2. 항저우, 천재는 새롭지 않다.

인생사가 다 그렇듯, 천재성 역시 타이밍이다. 중요한 건 몇 번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몇 번이나 다시 시작하느냐다.

3. 피렌체, 천재는 값비싸다.

메디치가는 최고 중의 최고를 원했다. 메디치의 후원을 받는 예술가들은 돈이 없으니 생각할 수밖에 없다.

4. 에든버러, 천재는 실용적이다.

지성에 불씨를 당기는 데는 금지된 배움만 한 게 없다.

5. 콜카타, 천재는 뒤죽박죽이다.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는 외부 충격이 가해져야 한다. 매끄러운 표면에는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는다.

6. 빈, 천재는 의도의 산물이 아니다.

빈은 차선을 용납하지 않았기에 음악가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냈으며 영감은 아마추어에게나 쓸모 있다고들 한다.

7. 실리콘밸리, 천재는 약하다.

빨리 실패하고 더 잘 실패하라.

 

커피를 마시면 생각이 빨라지지만, 차를 마시면 생각이 깊어집니다. p.110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를 만나고, 플라톤에게 만남을 거절당하는 유머러스함, 고대 그리스에서 동양의 송나라로 넘어가 항저우에서 소동파와 마윈을 거론하며 동서양을 아우르는가 하면, 르네상스를 꽃피운 피렌체로 넘어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천재적 두각을 드러낸 예술가의 삶을 조우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차르트와 프로이트의 자취를 살펴보면서 철학, 문학, 예술, 심리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지성에 감탄이 나온다.

 

소크라테스가 말한다. 좋았어. 그대의 무지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모든 지혜의 출발이라네. 고대의 제자 프로이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친 확신은 분명 깊은 불안을 감추는 것이며 이는 아마도 우리 엄마와 관계가 있을 거라고 덧붙인다. 데이비드 흄은 소크라테스와 프로이트에게 맞장구치는 한편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모른다면 결코 실리콘밸리를, 아니 어디도 알 수 없을 거라고 덧붙인다. 그러면 나는 영영 어린아이로 남을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될 때다. p.446

 

<천재의 지도>는 촌철살인의 유머로 독자를 사로잡는 에릭 와이어나 세기말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인간의 창의력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책이라 흥미롭다.

 

에릭 와이너는 위대한 문명은 제각각의 이유로 위대해졌지만 무너지는 이유는 하나, '오만'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천재는 유전도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창조성을 적재적소에 최고로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저자는 창조성은 사람과 장소의 교차로에서 펼쳐지는 관계라고 이야기한다.

 

에릭 와이너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다만, 편집이 조금 아쉬웠다. 자간과 서체, 폰트의 미세한 차이가 가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의 필력 덕분에 눈의 피로도를 이겨내고 지성의 오디세이로 차 한잔 음미하듯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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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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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에드거 상 수상작인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빈민가 아이들의 실종사건을 직접 수사하러 나서는 아이들의 모험담을 담은 추리소설이다.

 

보라선 열차의 종착지, 스모그가 가득한 인도의 한 빈민가에서 아이들이 하나씩 실종된다. 그러나 경찰들은 손 놓고 있자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평소 '경찰 순찰대' 드라마 애청자인 9살 소년 자이는 친구 파리, 파이즈와 함께 '보라선 정령 순찰대'를 조직해 사라진 친구를 찾아 나서며 보라선 열차를 탑승하는데...

 

왜 아이들이 보라선 열차를 타고 위험한 도시까지 오게 됐는지 의아한 이들에게 자이는 당당하게 말한다.

"가난하다고 경찰이 신경을 안 써주니까요."

 

"경찰이 바하두르 엄마한테도 그랬대, 아들 스스로 가출한 거라고. 옴비르 엄마 아빠한테도 그렇게 말했고." 파리가 말한다. " 그래야 자기들이 편하니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야.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우리 잘못인 거지. 우리 집에서 티브이가 사라지면 우리 중 누가 훔친 거고, 우리 중 누가 살해되면 우리끼리 싸우다 죽인 거고."

 

실종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동네는 술렁이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외출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이의 누나 루누마저 실종되자 자이는 본격적으로 범인 색출에 나선다. 자이를 못 미더워하던 아버지는 비록 누나를 찾지는 못했으나 자이를 진짜 영웅이라고 인정한다. 보라선 정령 순찰대가 없었다면 범인을 잡지 못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경찰이 이제야 제대로 수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아이들의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빈부격차에서 더 크게 두드러지는 성차별, 종교적인 갈등과 부조리를 고발한다. 아이를 유괴해도 부모에게 협박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 협박해도 몸값을 지불할 수 없는 빈민가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괴된 아이들은 노예로 팔린다고 한다.

 

인도 출신 저자 디파 아나파라는 뭄바이와 델리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이 실종되는 사례를 목도하게 된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하루에 180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지만 유괴범이 체포되거나 잔혹한 범행이 알려질 때 매스컴에 알려질 뿐, 아이들의 실종 사건과 불평등의 문제는 거론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단순히 통계수치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해맑고 티없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저려온다. 반면에 부각이 되었던 것은 이웃들의 정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그들은 남의 집 일을 봐주면서 살아가는 넉넉치 않은 형편이지만, 서로의 삶을 돌봐주는 온기가 있었다. 비극의 연속에서도 더욱 빛난 세 꼬마의 우정, 동네 주민들의 따스함이 스모그 가득한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희망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인간은 누구나 가까운 사람을 잃게 될 거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넝마주이 대장이 말한다.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늙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고. 하지만 그들조차도 어느 순간에는 깨닫게 될 거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걸. 우린 이 세상에서 한 점의 먼지에 불과해. 햇빛을 받으면 한순간 반짝이다가 곧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먼지.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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