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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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은 14세 소녀가 썼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감동적인 소설이다. '일본 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작가','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녀의 작품은 1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인기와 작품성을 두루 갖추었다.'마치 암컷 하마가 신에게 부탁해 하루만 인간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라며 집주인 아주머니를 묘사한 문장은 14세 소녀의 감성 다운 기상천외한 문장력은 미소를 머금게 하기도 한다. 한편 어린 소녀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한 순수하면서도 감동적인 소설이다.

"시간이 지나 그때를 떠올려도 나는 부러움이나 질투심 같은 것은 전혀 들지 않는다. 부러워하거나 질투하는 마음은 적어도 자신과 비슷한 환경이나 처지나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생기는 것 아닐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가난하지만 홀로 딸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다나카 마치코와 자신을 위해 수고하는 엄마에게 감사하며 철이 일찍 들어 버린 하나미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가느다란 한 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결국 살아질 것이라 말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어느 날, 하나미는 엄마가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데 본인이 방해되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보육원에 들어가야 하나 고민에 빠지며 괴로워하는데 집주인 아들이 적절한 위로를 건넨다. "네가 없으면 엄마가 행복해진다거나 네가 엄마의 행복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면 안 돼. 자식을 불행하게 만들고 자기만 행복해지려는 부모는 없어."

"신이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심술궂습니다. 이걸 꼭 기억해두세요. 신은 때때로 인간의 작은 바람이나 소소한 소망도 없이 짓밟아요.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 나쁜 쪽으로 굴러갈 확률이 훨씬 높죠. 신은 우리에게 심장이 후벼 파이는 고통을 주고 웃으면서 지켜봅니다."

 

영국에는 '장식장 안의 해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가정에나 비밀로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는 의미지요." 우리 집 장식장의 해골은 아빠였을까? 사랑받고 자라야 할 소녀가 아빠의 사랑에 대해 느껴보지 못하고, 친구들을 통해 그리워하면서도 엄마를 생각하며 꺼내지 못하는 하나미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말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은 좋지 않아요. 진실을 전부 아는 것이 꼭 좋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알아버리면 알기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니까요." 어린 소녀가 써 내려갔다고 믿을 수 없는 문장들로 가득한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싱글맘과 그 딸들, 모녀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엄마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한다는 말이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로 태어나고 싶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릴 적 엄마, 나 다시 태어나면 엄마 딸로 태어날래.라고 했을 때 엄마는 웃으면서 "왜 더 좋은 엄마도 많은데"라고 하시면서 "말 안 듣는 딸로 태어날 거면 사절하겠다"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엄마가 내 딸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간 받은 사랑 이상으로 마음껏 사랑해주고 싶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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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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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00만 부 베스트셀러 <따귀 맞은 영혼>,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의 저자 베르벨 바르데츠키는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도서를 새로 출간했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는 나르시시즘에 물든 착취 관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루고, 두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도서에는 소냐와 프랑크라는 두 남녀의 애정 선의 변화를 보여준다. 서로의 가정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과정부터 연인이 되고 관계가 파국을 맞기까지의 모든 것을 다룬다. 나르시시즘 관계의 본보기 같은 이 둘의 관계는 소냐가 프랑크의 비난과 공격, 멸시로부터 벗어나는데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저자는 이 둘의 관계의 잘잘못을 비난하지 않고 반응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는 자의식이 강한 연인을 원하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은 주로 의존적인 연인을 찾는다. 책에서 보이는 프랑크는 자의식이 강하다 못해 허세가 많은데 연인을 복종시키려 한다. 저자는 만약 만나고 있는 남성이 눈앞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하이드 같은 면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면 반드시 빨리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어린 시절 상처받고 치유할 기회를 놓친 아이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누군가가 상처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혼자 버려질까 봐 두려운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나르시시즘의 체계에서 인생을 걸 만한 위대한 사랑과 항상 동경하던 이상형을 꿈꾸는 건 일종의 도피다. 나르시시스트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아지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마음의 결핍이 치유되기만을 바란다. 종종 이 관계가 상처만 남긴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끊어 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상대에게 속았다는 것도, 그리고 이미 실패한 관계라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상대가 내 눈빛만 보고도 원하는 걸 척척 알아채고, 부탁하는 걸 모두 들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런 행동이 사랑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제 이기적인 자기애에 빠져 타인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자신이 변해야만 비로소 모든 게 달라진다. 연인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은 상대방에게도 상처 주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복수는 고통만 가중시킬 뿐이다.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의 성향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사랑에 빠졌어도 우린 때때로 숨 돌릴 여유가 있어야 하고, 각자 편하게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사랑에서 공감은 매우 중요하지만 독립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두 사람 모두 자신과 상대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중히 할 때 올바른 관계가 형성된다. 즉, 자신의 단점뿐만 아니라 장점을 스스로 인정하며 그것을 두 사람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자존감과 자기 인식을 갖춰야만 한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작아지게 만들고, 내 소유물로 여기는 사람 이른바 나르시시스트들이 있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에서는 나르시시스트의 유형에 대해, 그리고 그들을 받아들이는 여성들에 대해 살펴보고, 이러한 관계를 끝내고 올바른 사랑을 하기 위한 방법을 다룬다. 어느 관계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를 인정하는 것이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급급하기 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를 계발하여 당당하게 인생을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상처받지 않는 인생으로 가는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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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 보유세, 양도세, 취득세… 꼭 알아야 할 부동산 절세의 기술
김종필.홍만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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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는 제목에서 주는 강렬한 멘트처럼 철저하게 납세자들의 입장에서 납세자들의 논리를 개발하여 세금을 환급을 받은 세무사가 절세와 조세전략들을 제시하기 위한 내놓은 책이다.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강력한 세금 정책을 추진했다. 2017년 8.2 부동산대책부터 2018 9.13 부동산 대책으로 이어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복잡하고 어려워서 일반인으로서는 이해조차 버거운 게 현실이다. 몇십 년 동안 세무 전문가로 활동해온 세무사들조차 지금처럼 어렵고 복잡한 적은 없었다고 하니 일반인이야 오죽하겠나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에 대한 틀린 정보들을 가지고 부동산을 매매하고 보유하며 실행에 옮겨서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다. 저자는 부동산에 대한 절세와 의사결정은 세금을 정확히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에 대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와 매매 시에 발생하는 양도세를 현행 세법과 변경 예정인 세법에 따라서 매년 얼마나 발생하며, 그 주택을 임대를 주고 있다면 임대수입에 대한 소득세는 얼마나 납부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지만 그에 대한 절세 대책과 보유할지 매매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는 총 6부로 나누어져 있다. 내 상황에 맞는 세테크 전략 세우기,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임대 소득세), 주택 양도세, 분양권과 재개발 재건축조합원의 입주권 양도세, 임대 등록의 숨에 있는 절세 포인트, 알고 활용하면 추징당하지 않는 국세청 해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장에서는 1주택자 2주택자 3주택자 이상의 상황에 따로 분리하여 절세전략을 제시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부분만 골라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최근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보유세가 늘어나게 되자 이에 대한 세금 전략으로 임대 사업자 관련한 혜택이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과 절세 포인트에 많은 설명을 할애한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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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vs. 구글 미래 전쟁 - 두 거인이 벌이는 믿음과 꿈의 경쟁
강정우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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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버핏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IT기업과 인터넷 분야의 기업은 버핏도 잘 모르는 영역이지만 예외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아마존이다.

 

 

 

인류의 정보의 데이터 베이스를 기초로 점점 학습해가는 AI, 인간의 신체적 약점을 뛰어넘어 편리하게 도와줄 로봇, 이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사물인터넷, 이것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4차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으로만 가서 생각해 보아도 현재 이런 세상이 올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이런 상상도 못한 세상을 맞이한 건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그 꿈들을 무모하다시피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며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이 시대의 퍼스트 무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퍼스트 무버가 바로 구글과 아마존이다.

 

 

 

아마존 vs 구글 미래 전쟁은 현재 4차 산업시대를 이끌어 가는 두 기업이 꾸고 있는 미래에 대한 꿈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무한한 경쟁을 하며 지금까지 그들이 성공과 실패를 하면서 이루어낸 비즈니스 사업의 내용과 미래의 꿈을 실현시켜 온 과정과 열정 그리고 도전을 자세하게 표현한 책이다.

 

 

 

아마존의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아마존이 물류 전쟁의 승기는 잡을 수 있었던 차별화된 전략이 있었다. 첫째는 물류센터 내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 시스템인 키바와 패킹을 담당하는 피커 로봇이다. 물류 창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작업자들의 비효율적 동선과 인건비 시간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는 주문도 하기 전에 미리 배송을 준비하는 러닝 기법이다.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획기적인 전략이다. 결제를 하기 전에 배송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는 게 가능한 것일까? 이것은 아마존닷컴에 폭발적으로 축적되어가는 많은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보통 다른 유통회사 플랫폼에서는 고객들의 정확한 비교 수치 데이터가 없기에 취소율과 반품률에 대한 예측이 불가하여 상상도 하지 못하는 전략인 것이다. 이것은 아마존이 축적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와 정확성과 아마존 유통 사업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예다. 로봇과 AI 기술을 이용한 아마존은 유통 전략은 획기적이고 계속적으로 혁신에 혁신을 하기 때문에 더 대단한 것이다.

 

 

 

 

아마존의 사례에서 봤지만 4차 산업의 핵심기술들을 기존의 산업들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접목시킬 수 있느냐가 4차 산업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관건이다. 아마존과 구글이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지만 중국 기업과 여러 스타트업의 추격전이 거세다. 구글과 아마존이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가 탄생할지 아니면 막강한 양강 체제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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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밤
한느 오스타빅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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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른이 되면 우리는 기차를 타고 떠날 것이다. 되도록 아주 멀리. 창문으로 언덕과 마을 그리고 호수를 바라보며 낯선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말을 건넬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며 영원히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무언가 압도되는 <아들의 밤>의 시작이다. 90년대의 북유럽 감성을 오롯이 담아낸 노르웨이 소설 <아들의 밤> 은 2019년 미국 PEN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밤이 깊은 어느 날, 아들의 생일을 앞두고 엄마의 사랑을 갈망하는 감수성 예민한 소년 욘과 서툰 엄마 비베케가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애달픈 서사를 비베케와 욘의 시점을 교차하며 풀어 나간다.

노르웨이의 북쪽에 작은 동네로 이사 온 싱글맘 비베케는 지방 문화 분과의 공무원이다. 비베케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강렬하고 진정한 인상을 남기는 두꺼운 책을 옆에 끼고 사는 평온한 삶, 즉 소확행을 원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욘은 비스킷을 먹으며 엄마의 관심을 기다리지만 엄마 비베케를 방해하지 않는 8살 아이다. 욘의 생일을 앞두고 서로가 어디를 가는지 모르는 상황에 각자의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짧은 이야기지만 욘과 비베케를 오가는 시선들에 매료되어 소설에 빠져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구슬을 잃은 적이 있어요.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쇠창살 아래 떨어뜨렸거든요. 아마 이 학년 때였을 거예요. 쉬는 시간마다 거기 서서 들여다봤지만 창살이 너무 무거워 들어 올릴 수 없었어요. 너무 수줍어서 관리인에게 부탁하지도 못했죠. 그때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어요." 남자가 말했다.

"지금 시각이면 네 또래 남자아이들은 벌써 잠자리에 들었어야 하지 않니?" 여자의 목소리는 어둡고 말투는 느렸다. 그녀가 말을 걸 때는 웃는 듯했는데 욘이 그녀를 올려다보니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문이 잠겨 들어갈 수가 없는데 집 안에 아무도 없어요. 하지만 엄마는 곧 돌아올 거예요. 제 생일 케이크를 굽다가 깜박 잊은 게 있어 잠시 외출한 것 같아요."

"곧 네 생일인 모양이구나?"

"네, 내일이면 아홉 살이 돼요 "

엄마가 본인의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러 나갔다고 생각하며 엄마를 기다리는 욘의 모습은 여느 8살 아이와 달라 조금 안쓰럽다.

"너는 이제 다 컸단다. 그러니 어둠을 무서워할 필요 없어. 네가 두려워하는 것은 네 내면에 있단다. 욘,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결정해야 해. 계속 겁내고 싶다면 그렇게 될 거야. 그렇지 않다면 다른 뭔가를 생각해야 해. "

왠지 모를 어두움이 내려앉은 북유럽 감성을 자극한다고 할까. 하얀 가발을 쓴 수상한 여자의 차에서 비베케가 돌아와 문을 열어줄 때까지 동네 근처를 배회하면서 엄마가 돌아오기를, 추운 바깥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 시간, 비베케는 다른 남자를 만나며 하루를 보내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길 바라고..

"그래서, 앞으로 당신 앞날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그녀가 물었다.

"나도 그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가 대답했다.

"대부분 책에는 시작된 이야기에 이어지는 2부가 있으니까요."

"내 삶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오늘 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다음 장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톰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입을 열었다 닫았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쪽도 나만큼 잘 알 텐데요. 시작도 안 한 일을 계속할 수는 없는 일이죠." 침묵이 흘렀다.

 

 

 

 

겨울이 긴, 특히 겨울의 밤이 긴 노르웨이가 배경인 <아들의 밤>은 서정적이면서도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낯선 남자에게 뭔가를 기대하며 집에 돌아가지 않는 비베케와 그런 엄마를 기다리며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욘의 상황과 그들의 마음. 가슴이 먹먹해지는 결말까지. 처음 표지를 보며 막연히 북유럽 소설답게 오로라로 수놓았구나 하며 예쁘다 생각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덮고 표정을 다시 바라본 내 감정은 바뀌어 있었다. 오로라가 수놓는 밤하늘은 한없이 아름답고 황홀하지만, 그 오로라를 기다리며 보내는 지루하면서도 춥고 기나긴 밤이 엄마를 기다리는 여덟 살 욘의 심정을 투영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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