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고서야 - 일본 천재 편집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미노와 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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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불황이라 얘기할 때 '1년에 100만 부'를 팔아치운 천재 편집자가 있다. 손대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연발시킨 일본 겐토샤의 편집자, 미노와 고스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펴낸 책 <미치지 않고서야>. 아마존 재팬 종합 1위, 누계 판매 부수 12만 권을 달성하며 '일본에서 가장 핫한 편집자'이자 '시대를 앞서가는 히트 제조기'로 불리고 있는 유명 편집자다. 외곽에 살던 저자가 시내로 집을 옮기고 부수입을 위해 발품 팔아 본업의 20배가 넘는 수익을 내기까지 온몸으로 이루어낸 성과들 그의 경험을 오롯이 담아냈다.

 

그는 대중이 열광하는 콘텐츠란, 특정한 어느 한 명에게 강력히 가닿는 콘텐츠라고 말한다. '30대 영업사원을 위한 비즈니스 서적'처럼 대충 뭉뚱그려 잔재주를 부르는 마케팅으로는 책을 팔 수 없다. 어느 한 명의 영업사원이 점심으로 무엇을 먹는지, 닭튀김 정식인지, 편의점 도시락인지 철저하게 상상하지 않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책을 만들 수 없다. 극단적일 정도로 어느 한 개인을 위해 만든 것이 결과적으로 대중에게 퍼져 나간다. 사람들이 매일 무엇을 느끼는지 냄새 맡는 후각은 앞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힘과 더불어 온갖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공무원이라면 또 모르지만, 일반 민간 기업이 취업 규칙으로 부업을 금지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다. 법률은 부업 금지를 인정하지 않는다. 회사는 사원의 인생을 통째로 책임져주지 않는다. 갑자기 연봉이 줄어들 때도 있고 명예퇴직을 당할 수도 있다. 내일 당장 회사가 망할지도 모른다. 그런 불확실한 사원을 노예처럼 여기는 회사는 버려라. 조직이 근무시간 외에 개인적인 시간까지 속박할 권리를 가질 수는 없다."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현상을 일으키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결과를 남기는 동시에 스스로 전설을 쌓아 올려야 한다. '브랜드'에 사람도, 돈도 따라온다. 그것을 보고 눈에 띄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야유하는 사람은 진심을 담아서 일한 적이 없는 응석꾸러기일 뿐이다.

회삿돈을 사용해 적자를 쌓아가며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저 어리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 거면 본인 돈으로 하라. 그런 사람이 만드는 책은 대개 재미도 없다. 각오가 없기 때문이다. 각오가 무른 사람의 콘텐츠는 느슨하다. 비즈니스로 하는 일이기에 돈을 벌지 못하면 언젠가 끝이 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제멋대로 굴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 우리는 숫자와 싸워야만 한다.

편집자가 특별한 일을 한다는 환상 같은 건 사라진 지 오래다. 나는 궁극적으로 전부 백지인 책이 있어도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가치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진 지금, 책은 체험을 파는 수밖에 없다. '이 책을 통해 의식이 달라진다. 시각이 달라진다. 행동이 달라진다' 이런 체험까지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편집자들은 늘 글자와 종이를 끼고 살아간다. 출판만큼 아날로그 산업도 없을 것이다. 책이 기획되고 원고가 작성되고 탈고된 이후에도 수차례의 수정교를 통해 책이 완성되는데 가재본이 만들어지고 최종 인쇄본이 나오기까지 과정에 참여하는 이가 편집자다. 편집자가 저자와 편하게 일한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작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물론이고 오탈자 검수를 포함하여 책의 가독성까지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편집자다. 책을 누가 편집했느냐에 따라 책은 독자의 사랑을 받을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판사에서 외서를 제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책을 출간하기까지 구성이며 출판사 직원들에게 이 책은 어떠한 책이라 소개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도 대부분 이들의 일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책을 정말 미친 듯이 좋아하지 않고, 다양한 상식을 겸비하지 않으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낼 수 없다면 할 수 없는 직업이 또 편집자일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책을 편하게 읽고 있는 데는 그들의 땀과 수고가 깃들었다는 점을 감사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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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 사랑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전하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해답
이혁백 기획, 김현진 외 지음 / 내가그린기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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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상처를 받았지만, 상처를 겪어내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엮어 낸 책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 아무리 무덤덤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그 역시 무수한 상처를 받으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 상처는 특히 사랑에서 올 때 가장 아프다. 그저 가슴속 깊이 묻어 둘 수도 있고, 힘들지만 상처를 드러내서 마주하는 방법도 있다. 상처를 대하는 태도는 각양각색이다.

<위대한 상인의 비밀>의 저자 오그 만디노는 "나는 자연의 가장 위대한 기적이다. 태곳적부터 나와 같은 마음, 가슴, 눈, 귀, 손, 머리카락, 입을 가진 사람은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와 똑같이 걷고, 말하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전에도 없었으며, 지금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모든 인간이 나의 형제이지만, 나는 그들 모두와 다르다. 나는 독특한 창조물이다."

삶의 아름다움은 그 연약함에서 따로 떼어낼 수 없다. 충분히 성장하기 전까지 우리는 어린 존재일 수밖에 없다. 깨닫지 못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매력적으로 보이는 길 위해서 헤맨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화를 내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 이것은 일종의 독재다. 긍정의 독재!

사실 감정은 애초에 내 것이 아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 라일라에게 기쁨과, 슬픔의 감정이 사라졌을 때 삶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감정들이 균형을 맺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소개한 영화다. 눈물이야말로 현재 감정을 마주하게 하고 다시 한번 나아가게 해 준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면서 기쁨이가 울고, 슬픔이가 웃으면서 주인공이 회복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슬픈 감정에도 행복하고 안타까우며 긍정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기쁨이라는 감정안에도 슬픔과 아픔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내 아픔을, 나를 마주하는 용기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 감정에 휩싸이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감정들을 외면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의 사소한 감정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내 안의 분노, 슬픔, 공포, 기쁨 등의 감정에 귀 기울여야 하는 반면, 무조건 발버둥 치려고 하면 그 감정은 오히려 증폭된다. 감정의 회복을 위해 그 감정이 생기게 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선택하는 자만이, 삶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다.

일은 인격의 연장이자 성취를 목적으로 하는데 자신을 정의하고 자신의 가치와 인간성을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다. 주어진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나를 알아 가고, 사랑하는 기회로 삼다 보면 긍정의 에너지가 주변으로 확산되고 주변에서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 결국 스스로 더 나은 내가 되고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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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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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으로 전 세계를 매혹시켰던 저자 C.J. 튜더의 신작 <애니가 돌아왔다>가 나왔다. 초크맨 출간 당시 이미 <애니가 돌아왔다>의 원고가 완성되었었다고 하는데, 튜더의 스릴감 넘치는 강점은 그대로 유지하되 옥죄어 오는 공포감과 호러가 더해져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줄 공포소설로 손색이 없다.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시작한다. 엄마와 아들의 얼굴이 일그러진 처참한 살해 현장, 엄마로 추정되는 시신 근처의 벽에 빨간색으로 '내 아들이 아니야'라고 휘갈겨 쓰여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인생이 그렇다. 희망이다. 확약이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우리 자리가 마련돼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예약만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자리가 경고나 환불도 없이, 얼마만큼 가까이 왔는지에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취소될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경치를 감상할 시간조차 없이 달려왔더라도 말이다. 벤처럼. 내 여동생처럼. "

어느 날 주인공 조 손은 "나는 네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 그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라는 익명의 이메일을 받게 된다. 20년 전 자신의 동생 애니에게 일어났던 일이 다시 벌어졌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채고 진실을 뒤쫓기 시작하며 사건이 전개되는데...

"1800년 대에는 여자들이 평균 여덟 명에서 열 명의 아이를 낳았어요. 하지만 대다수가 유아기 아니면 10대가 되기 전에 죽었죠." 그는 이사실이 내 머릿속에 접수될 수 있도록 하던 얘기를 잠깐 멈춘다. "이 묘지에서 이상한 점 못 느끼셨어요?" 나는 두리번 거린다. "죽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 말고 다른 거?"

"여기에는 젖먹이나 어린애 무덤이 없어요."그는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애들이 다 어디 있을까요?"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일은 사랑하는 여동생이 살아 돌아온 것이다. " 사랑하는 여동생이 살아 돌아온 일이 끔찍하다고 여겨지는 설정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불을 끄고도 한참 동안 당신을 맴돌 소설이라는 이야기는 직접 읽어 보아야 작가의 진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그의 모든 문장은 단서가 되는데 후반부의 반전은 기대할만하다. 섬세한 묘사와 주인공들의 대화에 빠져들다 보면 2019년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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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 지금보다 더 나은 당신의 내일을 위한 철학 입문서
나오에 기요타카 엮음, 이윤경 옮김 / 블랙피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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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하게 느껴지는 고전 철학을 28편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끝없는 인생의 고민에 지쳐있다면, 교양에 목말라 있는 이들에게 철학을 내 것으로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책이다. 노자는 눈에 보이는 유에만 눈을 빼앗기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 진정한 의미를 놓친다고 했다. 장자 또한 무용하다고 여기던 것이 정말 유용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노자와 장자 모두 우리가 사로잡혀 있는 상식과 믿음을 뒤집고 딱딱하게 굳은 발상을 전환해 다양한 가치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다시 말해 상대적 가치관을 버리면 이 세상에서 언뜻 아무 쓸모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무용'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노자와 장자의 글은 진정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실마리를 준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며, 주어진 수명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이라는 진실에 눈을 돌리라고 장자는 말한다. 잠재 능력을 살리려고 할수록 우리의 수명은 줄어든다. 유용한 능력이 얼마만큼 있건 정신과 육체를 해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애써 노력한다. 하지만 약한 물이 굳세고 단단한 바위를 깬다는 노자의 말을 생각해보면, 견고하다고 반드시 가치가 높거나 승자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고사 성어가 말하듯 물처럼 부드럽고 강하게 사는 것이 진정 단단한 삶이 아닐까.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를 살펴보면 인간은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수단으로서만 다루어져서는 안되며 그의 온갖 행위는 늘 목적 자체로 봐야 한다. 따라서 나는 내 인격 가운데 있는 인간을 멋대로 처리하여 그것을 해하거나 무너뜨리거나 죽일 수 없다.

칸트는 인간처럼 이성을 갖춘 존재에 대해서는 설령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해를 가하거나 죽이면 안 된다 여겼다. 물건은 등가물로 바꿀 수 있지만 이성을 갖춘 인간은 존엄을 지닌 인간이며 소중한 존재다. 존엄은 비길 데 없는 절대적인 가치로 그런 인간에게 해를 가한다는 것은 신성한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되지만 자신에게는 그래도 된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타인과 자신은 동등하므로 인간이 존엄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존엄에 대한 침해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다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이지만, 왜 우리가 인문학을 가까이해야 하는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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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문방구
GB 편집부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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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은 문구뿐 아니라 생활 잡화, 식품,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이 판매된다. 국내에도 입점되어 있으며,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무인양품은 MUJI라고 도 불리는데, 이른바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MUJI스럽다'라고 하기도 한다. 심플한 매력에 도취된 이들이 만들어 낸 말이다. 미니멀리즘의 열풍에 힘입어 무인양품은 덕후 양산에 성공했는데, 그의 성공 비결은 '디자인하지 않은 디자인'이라는 사고방식이다. 사용법을 한정하지 않고 여백을 남겨 사용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든다. 심플한 만큼 자기만의 사용법을 궁리하거나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무인양품은 1880년 탄생하였는데, 1년 뒤 '메모장'이 문구 1호로 출시된 이래로 현재 500여 종의 문구가 출시되었다. 여백이 주는 자유 때문에 무인양품 문구의 매력에 빠지는 이들이 많다. <무인양품 문방구>에는 무인양품을 대표하는 문구들의 흥미로운 탄생 비화부터 무인양품 마니아들의 개성 만점 사용법, 문구를 수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의 수납용품, 무인양품 문구의 개발 과정과 그 뒤에 숨은 비밀들을 담았다.또한 일러스트레이터, 캘리그래피, 패션 작가, 여행작가, 정리 수납 어드바이저, 주부 등 무인양품을 사랑하는 '무지러'들이 무인양품의 문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개성 만점 활용법을 수록했다. '단어 카드'를 활용해 원단 샘플집으로, 재생지 주간지 4컷 노트를 활용해 콘티북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활용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재생지 메모패드는 1981년 출시한 이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제품으로 한결같은 이미지와 믿을 수 있는 품질로 사랑받고 있다. 무인양품의 오리지널 종이에는 재생지, 식림목 페이퍼 그리고 식림목 상질지가 있다. 식림목 페이퍼에는 아카시아나 유칼립투스를 심어서 만든 종이인데, 무인양품은 문구의 속성을 고려하여 종이의 재질을 알맞게 제작한다고 한다. 쉽게 쓰고 버려지는 메모지에도 작은 철학을 담은 무인양품, 그래서 마니아층이 두터운 게 아닐까. 다음에 무인양품 매장을 들르게 되면 제품 하나하나가 다르게 보일 것 같다. 그 밖에도 무인양품 문구의 개발 과정과 숨은 비밀들을 파헤친다. 무인양품스러운 디자인, 수납 가구와 수납용품에 적용되는 무지 모듈, 독특한 상품명, 매장의 무료 스탬프 서비스 등을 알면 무인양품의 문구에 더욱 애착이 가게 될 것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개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사람의 삶에 맞춤한 디자인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선을 넘지 않도록 디자인한다는 그들의 철학이 이 시대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써야 한다고 제한을 두지 않고, 본인의 생각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제품이야 말고 고객이 선택하게 되는 세상인듯하다. MUJI스러움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으나, 아직 무지러는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에 그리고 제품들에 호기심이 생겼다. <무인양품 문방구>는 왜 많은 이들이 무인양품의 제품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하는지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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