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 지금보다 더 나은 당신의 내일을 위한 철학 입문서
나오에 기요타카 엮음, 이윤경 옮김 / 블랙피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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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하게 느껴지는 고전 철학을 28편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끝없는 인생의 고민에 지쳐있다면, 교양에 목말라 있는 이들에게 철학을 내 것으로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책이다. 노자는 눈에 보이는 유에만 눈을 빼앗기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 진정한 의미를 놓친다고 했다. 장자 또한 무용하다고 여기던 것이 정말 유용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노자와 장자 모두 우리가 사로잡혀 있는 상식과 믿음을 뒤집고 딱딱하게 굳은 발상을 전환해 다양한 가치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다시 말해 상대적 가치관을 버리면 이 세상에서 언뜻 아무 쓸모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무용'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노자와 장자의 글은 진정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실마리를 준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며, 주어진 수명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이라는 진실에 눈을 돌리라고 장자는 말한다. 잠재 능력을 살리려고 할수록 우리의 수명은 줄어든다. 유용한 능력이 얼마만큼 있건 정신과 육체를 해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애써 노력한다. 하지만 약한 물이 굳세고 단단한 바위를 깬다는 노자의 말을 생각해보면, 견고하다고 반드시 가치가 높거나 승자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고사 성어가 말하듯 물처럼 부드럽고 강하게 사는 것이 진정 단단한 삶이 아닐까.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를 살펴보면 인간은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수단으로서만 다루어져서는 안되며 그의 온갖 행위는 늘 목적 자체로 봐야 한다. 따라서 나는 내 인격 가운데 있는 인간을 멋대로 처리하여 그것을 해하거나 무너뜨리거나 죽일 수 없다.

칸트는 인간처럼 이성을 갖춘 존재에 대해서는 설령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해를 가하거나 죽이면 안 된다 여겼다. 물건은 등가물로 바꿀 수 있지만 이성을 갖춘 인간은 존엄을 지닌 인간이며 소중한 존재다. 존엄은 비길 데 없는 절대적인 가치로 그런 인간에게 해를 가한다는 것은 신성한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되지만 자신에게는 그래도 된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타인과 자신은 동등하므로 인간이 존엄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존엄에 대한 침해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다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이지만, 왜 우리가 인문학을 가까이해야 하는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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