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크맨>으로 전 세계를 매혹시켰던 저자 C.J. 튜더의 신작 <애니가 돌아왔다>가 나왔다. 초크맨 출간 당시 이미 <애니가 돌아왔다>의 원고가 완성되었었다고 하는데, 튜더의 스릴감 넘치는 강점은 그대로 유지하되 옥죄어 오는 공포감과 호러가 더해져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줄 공포소설로 손색이 없다.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시작한다. 엄마와 아들의 얼굴이 일그러진 처참한 살해 현장, 엄마로 추정되는 시신 근처의 벽에 빨간색으로 '내 아들이 아니야'라고 휘갈겨 쓰여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인생이 그렇다. 희망이다. 확약이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우리 자리가 마련돼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예약만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자리가 경고나 환불도 없이, 얼마만큼 가까이 왔는지에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취소될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경치를 감상할 시간조차 없이 달려왔더라도 말이다. 벤처럼. 내 여동생처럼. "

어느 날 주인공 조 손은 "나는 네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 그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라는 익명의 이메일을 받게 된다. 20년 전 자신의 동생 애니에게 일어났던 일이 다시 벌어졌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채고 진실을 뒤쫓기 시작하며 사건이 전개되는데...

"1800년 대에는 여자들이 평균 여덟 명에서 열 명의 아이를 낳았어요. 하지만 대다수가 유아기 아니면 10대가 되기 전에 죽었죠." 그는 이사실이 내 머릿속에 접수될 수 있도록 하던 얘기를 잠깐 멈춘다. "이 묘지에서 이상한 점 못 느끼셨어요?" 나는 두리번 거린다. "죽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 말고 다른 거?"

"여기에는 젖먹이나 어린애 무덤이 없어요."그는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애들이 다 어디 있을까요?"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일은 사랑하는 여동생이 살아 돌아온 것이다. " 사랑하는 여동생이 살아 돌아온 일이 끔찍하다고 여겨지는 설정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불을 끄고도 한참 동안 당신을 맴돌 소설이라는 이야기는 직접 읽어 보아야 작가의 진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그의 모든 문장은 단서가 되는데 후반부의 반전은 기대할만하다. 섬세한 묘사와 주인공들의 대화에 빠져들다 보면 2019년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