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뉴욕 지금 시리즈
엄새아 지음 / 플래닝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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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한국처럼 4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한 계절도 빠지는 것 없이 아름답고,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많아 24시간이 부족하게 돌아간다. 잠들지 않는 도시인 만큼,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매장이 들어서고, 돌아서면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생겨 난다. 저자 엄새아는 <지금, 뉴욕>에 최대한 신선한 정보를 담는 동시에 변화무쌍한 뉴욕에서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 같은 곳들도 소개하고자 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여행지의 역사를 다시 짚어보면서 그 지역의 숨겨진 스토리를 찾아보는 것이 나의 여행 스타일이다. 저자가 수록한 뉴욕 히스토리는 독자인 나를 여행 준비하는 것처럼 설레게 했다. 뉴욕은 처음부터 뉴욕이 아니었다. 1524년 이탈리아의 G. 베라 차노가 처음 발견했을 당시에는 '누벨 앙굴렘'이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50여 년 뒤인 1609년 H. 허드슨이 소항에 성공했고, 1624년 네덜란드령인 '뉴암스테르담'으로 이름 지어졌다가, 1664년 영국에 의해 지금과 같은 '뉴 요크'가 됐다. 이후 넓은 허드슨강과 버지 운하가 내륙 수로로서 큰 역할을 하며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고, 1760년까지는 영국 본토와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1763년 영국의 국왕 선언에 의해 영국군이 뉴욕에 상주하게 되고 인지 조례를 시행하는 등 과도한 징세를 실시하자, 반감이 커져 1774년 보스턴 차 사건이 발발한다. 이후 약 8년간의 독립전쟁 끝에 1783년 뉴욕이 독립군에 탈환되고, 곧 미국은 완전한 독립국으로 인정받게 된다.

미국의 첫 번째 수도였던 뉴욕은 1792년 수도의 기능은 현재의 워싱턴 D.C로 옮겨졌으나, 계속해서 교통, 문화, 관광, 경제,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꾸준히 시역을 확대해 왔다. 1898년 맨해튼,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스, 스태튼 아일랜드 다섯 개 구를 포함한 지금의 시역이 확정됐고, 지금은 시역 밖 위성도시를 포함해 약 2천만 명의 대 인구가 사는 거대한 도시가 됐다. 잠들지 않는 도시, 빅애플이라는 별명처럼 쉼 없이 새로운 것이 창조되며, 한 해 세계 각지에서 6~7천만의 여행객이 방문하고 있다.

뉴욕의 명소로는 뉴욕의 한 가운데에 있는 광장 타임 스퀘어,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만들어진 뉴욕의 대표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 뉴욕 대도시의 오아시스 센트럴파크, 허드슨강과 맨해튼을 끼고 산책할 수 있는 더 하이라인, 석양 질 때 포토 스팟인 브루클린 브리지를 꼽았다.

2020년 최신 정보를 싣고 있어서 뉴욕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뉴욕의 곳곳을 잘 둘러보고 오기 위해 <지금, 뉴욕>을 정독하기를 권한다. 도심별 베스트 코스를 다음 포인트까지 소요 시간과 팁까지 꼼꼼하게 소개하여 여행 동선을 짜기에도 손색없고, 맛집, 최근 핫 플레이스로 등극한 베슬 등 뉴욕의 랜드마크는 다 수록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 여행을 준비하는 책은 <지금, 뉴욕> 한 권으로 충분할 듯하다. 스케줄만 확정되면 뉴욕행 항공권 예 매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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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 뉴욕 임파서블
김난도.tvN Shift제작팀 지음 / 그린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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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 모든 변화를 꼼꼼하고 날카롭게 관찰해야 한다. 12월이 되면 김난도 교수의 신간이 기다려지고 있는데, 김난도 교수님이 이번에는 트렌드의 중심인 뉴욕을 배경으로 에릭남, 조승연 씨와 함께 tvn 프로그램 촬영 다녀온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멜팅팟이라 불리는 뉴욕은 2020년 한국인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 순위 1위에 꼽히기도 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김난도 교수가 전하는 뉴욕의 매력에 반하게 된다.

트렌드란 결국 차별화와 동조라는 모순된 두 요소의 다이내믹한 갈등과 타협에서 온다. 지금 흐름이 지겨워서 새로움을 찾아 차별화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차츰 다른 사람들도 동조를 시작하면서 트렌드는 시작된다. 그것이 다시 주류가 되어 지겨워지기 시작하면 또 새로운 트렌드가 발아한다. 이 주기가 반복될 때 얼마나 새롭고 창의적인 트렌드가 형성되는가는, 역시 그 문화적 소스가 얼마나 풍부한가에 달려 있다. 재료가 풍부할수록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뉴욕의 다양성과 포용성은 그렇게 작은 섬 하나를 트렌드의 수도로 길러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 조명하는데,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면서 가장 왕성한 소비력을 자랑하는 집단으로 어릴 때부터 넉넉한 소비를 해왔다. 그래서 기존의 베이비 부머나 X세대와는 다르게 질적 소비에 관심이 많다. 많이 소비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소비할까?'라고 생각하며 소비의 의미와 가치를 중시하는 특징을 지녔다. 저자인 김난도 교수는 이번 책 <트렌드 로드>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뉴욕이라는 트렌디한 장소를 접목시켜 앞으로의 방향을 7가지로 제시한다.

하나, 다름을 존중하라.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다고 해서 다원적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포용이다.

둘, 밀레니얼에게 배워라.

밀레니얼이 바로 가까운 미래의 한국 소비시장을 이끌고 갈 새로운 동력이다. 그들에게 배워라.

셋, 트렌드란 진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고 싶든, 우리 도시를 좀 더 트렌디하게 만들고 싶든, 그 원천은 전통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해야 한다.

넷, 트렌드는 생태계다.

단순한 패드가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하는 트렌드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생태계가 필연적이다.

다섯, 가치에 집중하라.

윤리적 가치든, 실용적 가치든, 과시적 가치든, 그것이 특정한 가치를 창출할 때 의미 있는 트렌드가 된다.

여섯, 창의는 여백에서 나온다.

트렌드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대도시가 좀 더 혁신적인 트렌드를 태동하고 길러낼 수 있으려면 더 많은 여백이 필요하다.

일곱, 선한 것이 강한 것이다.

밀레니얼의 궁극점은 선함이다. 밀레니얼을 믿어라. 그들이 변화를 이끈다.

가치에 집중하고, '선함을 통한 변화'가 실현되기를 바라본다. 뉴욕을 이끌어갈 밀레니얼 세대들, 그리고 뉴욕의 트레이드 마크인 마천루와 새로운 건물들, 하이웨이 등을 보여주었는데 뉴욕이 트렌디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2020년에는 뉴욕을 거닐어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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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사람을 읽다 - 소비로 보는 사람, 시간 그리고 공간
BC카드 빅데이터센터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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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요즘 뜨는 소비와 상권까지 소비자의 진심과 생활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는 BC카드사의 빅데이터 센터가 최초로 공개하는 한국의 소비 알려주는 대한민국의 소비 지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개의 소비자 유형, 9개의 소비 트렌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성수동 카페거리, 샤로수길, 힙지로 등 현재 한국의 대표 상권 5개 지역의 상권을 분석해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연령, 소득, 직업 등 세분화하여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하여 데이터를 가려내는 연습을 하는 동시에 인간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현대의 인간은 소비하며 살아가는 종족이다. 따라서 소비 데이터는 사람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에 해당하고 융합 데이터에서 '매개 중심성 betweenness centrality'역할을 한다.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융합적 사고에 기반한 인간의 분석력에 따라 비즈니스 목표 달성 또한 혁신 서비스 도출 여부로 성패가 좌우된다. 소비활동은 '소비 욕구'가 있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구매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소비 활동 분석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소비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소비자 프로파일링에서 소비활동을 하는 개인을 어떤 소비 유형 세그먼트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주민등록번호 기준 2800만 고객 기반의 BC카드 세그먼트를 활용해 승인 시간과 결제 지역, 이용 가맹점 특성이 반영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된 10개의 소비자 유형으로 프로파일링 한다. 동네 생활 소비형, 종합 소비형, 오프라인 올빼미형, 외식 집중형, 온라인 온리형, 헤비 드라이버형, BMW형, 일상 소확행 형, 워라밸 웰빙형, 레저 활동형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을 하나씩 설명했다. 10개의 개인 프로파일링 유형은 평균과 비교하여 그들의 소비 특성이 무엇인지 예를 들어 소개한다.

인간에게 영원한 존재는 시간뿐이기에 인간은 자신의 시간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표출하며 살아간다. 현재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크고 작은 과거 이벤트들의 결과이고, 그 결과는 총체적인 행동이나 트렌드로 드러난다. 3장. 빅데이터로 본 요즘 뜨는 소비 트렌드에서 사람들의 생활 트렌드인 홈바디, 워라밸, 문화 소비, 디지털 생활비, 배달 음식, 편의점 등을 빅데이터로 검증한다. 이를 통해 미래 트렌드를 예상하여 대비하는 것이다.

 

도서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는 비록 전문 데이터 분석 방법을 수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중의 소비 행위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가 미래 먹거리를 발견하는 창구임에는 확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검증했다. 우리 인간을 더 잘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데이터로 사고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통해 데이터 학습 근육을 늘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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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 이야기 - 회계의 탄생부터 이론, 재무제표 속 회계용어를 한 권으로 읽는다
구상수 지음 / 길벗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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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나누는 기준은 문자를 사용하는 시점이라고 한다. 문자의 사용으로 인하여 어떤 목적을 위해 기록을 하며 경제활동과 더불어 지식 축척이 가능하여 사회적 발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에 최초로 기록됐던 이름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기원전 2600년경 수메르인이 만들었던 쿠심 점토판에 새겨진 쿠심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쿠심 점토판에는 보리의 양을 기간이 기록되어 있는 회계정보가 담겨있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발견된 점토판에서는 위대한 왕도, 제사장도, 장군도 아닌 회계정보를 담당하는 사람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 이야기는 회계가 인류 역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떤 영향력을 끼쳐 왔는지 말하고 있다. 역사와 인문 그리고 사회적 문제와 연동하여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론 중심에만 치우치지 않았으며 특히 회계의 탄생과 기업 회계의 재무제표 용어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활용 방식에 대해서도 로이드 커피하우스라는 예시를 들어가며 회계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친절하게 설명한 책이다. 회계라는 것에 대해서 그 일을 하는 사람만 알면 되는 특정인을 위한 지식 영역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회계는 곧 우리의 일상이며 우리의 생활과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을 알 수 있다.

천년 제국 로마도 안토니우스의 부실 회계 문제를 옥타비아누스가 처리하고 황제에 올라서 회계질서를 확립하면서 로마가 부흥하는 기틀을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무적함대로 불리던 해 가지지 않는 나라 스페인은 국가 회계 관리에 무지했던 펠리페 2세는 원정에 필요한 재원조달과 운영 그리고 선박의 유지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 등 회계 관리가 되지 않은 채로 무리하게 전투를 치르다 결국은 스페인을 파산하게 한다.

1929년 뉴욕 주식시장 대폭락을 시작으로 시작된 사상 최악의 경제 대공황의 주된 요인이 기업들의 재무와 관련된 통일된 규칙이 없는 부정확한 회계정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새롭게 제정된 회계원칙을 만들게 된다.  

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 이야기를 읽다 보면 회계가 세상에 끼친 영향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금융, 투자에 관계되어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본적인 기초 회계지식이 있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서는 누구나 금융을 알아야만 하는 시대이다. 그래서 회계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꼭 필요한 지식이 아닌 상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누구나 회계에 대해 친숙해질 수 있을 거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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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산책 - 이탈리아 문학가와 함께 걷는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가와시마 히데아키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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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산책> 은 이탈리아 문학가가 로마에 머물던 경험과 풍부한 지식, 교양을 담아내어 독자로 하여금 생생한 로마의 거리로 안내해주는 것 같다. 로마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거리에 담긴 이야기를 건네주어 로마를 거닐던 시간이 떠올랐다. 저자는 로마를 경이와 매혹이 가득한 도시라고 소개하며 세부적인 아름다움에 이끌리기 전에 켜켜이 쌓인 시대 전체를 바라보라고 권한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르티가 설계한 '영원의 도시' 로마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고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그리고 일그러진 근대의 광경까지 눈앞에 펼쳐지는 '캄피돌리오 언덕'에 오르는 것이다. 붐비는 거리를 뒤로하고 오르막길을 오르면, 태고에는 신의 영역이었던 캄피돌리오 언덕에 서면 소용돌이치며 지나가는 고대와 근대의 바람이 뼛속 깊이 느껴질 것이라 전한다.

 

 

테베레강 주변에는 일곱 언덕이 있는데, 로마는 일곱 언덕 주변에 세워졌다. 첫 번째 언덕은 앞에서 본 캄피돌리오 언덕이고 그 이후로 팔라티노, 아벤티노, 첼리오, 에스킬리노, 비미날레, 퀴리날레 언덕이 있다. 단테가 신곡에서 얘기한 '테베레의 강물이 용솟음 치는 항'이라던 그 강이 바로 로마의 테베레 강이었다.

 

캄파냐 로마나의 풍경 속을 지나온 여행자가 밀비오 다리를 건널 때면, 전투에 패배하고 끝내 강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막센티우스 황제의 고사가 떠오를 것이다. 그 후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그리스도교를 공인했다. 밀비오 다리를 건넌 여행자들은 일직선으로 뻗은 플라미니아 가도를 통해 성문에 닿는다. 로댕, 푸생, 괴테, 스탕달, 안데르센 등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영원의 도시'로 입성했다.

 

영원의 도시 '로마'를 규정하기 위해서는 일곱 대성당의 순례길을 걸어보라고 추천한다. 일곱 대성당 중 여섯 곳은 로마시의 가장자리에 성벽 안팎으로 아슬아슬하게 있지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예외라고 한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그리스도교 도시의 중심에서도 가장 높은 장소에 세워져 이른바 순례지의 중시미축과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특히, 성벽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의 성벽은 약 2,000년 걸쳐 로마의 역사를 수호하는 중대한 구실을 했다. 과연 요즘 시대에 성벽만큼 보수적인 건축물도 없을 것이다. 피로 얼룩진 전쟁의 무대였던 성벽이 마치 흘러간 세월의 증인이라도 되는 양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다. 하지만 성벽만이 아니다. 성벽 안쪽의 거리와 광장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피를 흘렸다. 로마의 거리를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되살아나는 역사의 기억과 함께 포석 사이에 스며 있는 피의 흔적을 떠올린다.

 

어둠이 내린 자니콜록 언덕 위에서 '영원의 도시'를 덮은 짙은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캄피돌리오 언덕의 실루엣을 눈으로 좇으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천마와 쌍둥이 신을 상상하며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로마 산책>은 로마의 유래와 더불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설명의 깊이가 있어서 로마 자유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정독하고 가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든든한 베테랑 가이드와 로마를 산책하는 기분이랄까. 일반 여행책보다 무겁지만, 누구나 다 아는 흔한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아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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