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 최성락의 돈의 심리
최성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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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자산가 저자는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의 심리부터 알아야 한다 강조하며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 큰돈을 품기 위해서는 마음의 힘부터 키울 것을 당부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는 점점 중요해진다.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대부분 돈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하물며 어린아이들의 꿈의 상당수도 '부자', 심지어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실 나이 들수록 돈이 더 필요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여 우리에게 '돈' 공부는 선택 아닌 필수가 되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다 투자로 큰돈을 벌고 파이어족을 선언한 저자는 '돈은 단순히 물질적 이유만으로 추구되는 것이 아니라며,  돈은 정신적· 육체적 괴로움을 보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돈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돈의 심리를 살펴보며 돈과 부자의 진실을 알려준다. 


돈은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돈이 많다고 밥 먹을 때 더 행복한 것도, 여행 갈 때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 이런 일들에서는 돈이 있으나 없으나 똑같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삶을 바라보는 시각, 삶 전반에 대한 만족감이 증가한다. 이런 만족감은 보통 자기 삶에 대한 통제감에서 나온다. 돈이 있으면 외부 환경에 덜 흔들리고 자기 삶을 통제하기 쉽다. 그 통제감이 삶의 만족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p.110

많은 이들이 부자들은 돈 걱정 없이 살 거라 생각하지만, 정작 부자들은 돈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간다. 물론 부자는 당장의 돈이 급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미래의 돈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상황과 정부 정책 그리고 국제 정세에 촉각을 세우고 자신의 재산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고민한다. 진짜 돈 걱정 없이 마냥 행복하고 편한 삶을 살아가는 듯 보이는 부자들은 대개 부자의 가족이라는 것. 그러므로 저자는 단순히 돈 걱정은 안 하고 살고 싶다는 이유로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는 말라고 말한다. 



저자는 1억 원짜리 수표를 지갑에 넣고 다녀보라는 자기 계발서 조언을 따라 해 보았다가 몇 시간도 채 안돼서 은행에 다시 넣고 왔다는 에피소드를 고백한다. 1억 원이라는 큰돈을 혹시라도 잃어버릴까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생을 뜻대로 살기 위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은 어떻게 될지 고민해 보고 상상으로라도 큰돈에 익숙해지는 연습하며 향후 계획을 준비해 놓을 것을 권한다. 더불어 돈을 좋아하되, 애착관계로 빠지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을 곱씹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수단으로 '돈'이 빠질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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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철학 사전 - 일러스트로 만나는 3천 년 서양 철학 로드맵
다나카 마사토 지음, 사이토 데츠야 엮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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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밀레투스의 탈레스부터 마이클 센델까지 《1분 철학 사전》은 3천 년 서양 철학 로드맵을 일러스트로 제시한다. 

 《1분 철학 사전》은 서양 철학사를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다섯 파트로 구분하여,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 역사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본다. 



시대별 철학자를 소개하기에 앞서 대표 철학자들의 활동 시기와 주요 세계사를 연표로 제시해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도록 돕고, 철학자들의 프로필과 주요 철학 사상 등을 일러스트와 색인으로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세부적으로 철학자들의 대표 사상을 일러스트로 정리함으로써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고대의 탈레스의 '미토스', 플라톤의 '이데아','에로스', 소크라테스의 '지덕 합일','문답법' 등을 시작으로 중세 시대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아가페', 토마스 아퀴나스의 '스콜라철학'을. 근세 시대에는 르네 데카르트의 '연역법', '대륙 합리론', 흄의 '인과관계', 몽테뉴의'모럴리스트' 등을,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으로 급변한 근대에는 칸트의 '아 프리오리'를 시작으로 헤겔의 '변증법', 니체의 '르 상티망','영겁회귀'등의 사상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1850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현대까지는 하이데거의 '존재론', '세인', 사르트르의 '앙가주망', 롤스의 '리버럴리즘', 마이클 샌델의 '커뮤니테리어니즘', 보드리야르의 '차이의 원리'등 철학자 72인의 187개 사상을 담아냈다.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고방식도 변한다.



푸코는 사람의 사고는 고대부터 연속적으로 진보한 것이 아니라 각 시대에 특유한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테면, '광기'에 대한 생각은 근세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중세 시대에는 '광기'가 일반인이 헤아릴 수 없는 진리에 다가간 사상으로 받아들인 반면에, 근세 이후의 구조 사회에서는 노동력이 되지 않는 광기를 철저히 격려시켰기때문이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사고를 푸코는 '에피스테메'라 일컬었다. 저자는 우리가 중세 시대 백과사전을 이해하지 못하듯, 어쩌면 미래의 인류도 21세기 과학 책을 읽으면서 이해할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과연 다음 시대의 에피스테메는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1분 철학 사전》 그동안 여기저기서 쌓아온 서양철학의  단편적인 지식을 연대기별 정리하도록 돕는 철학 책으로, 그동안 철학은 어렵다고 생각했다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어른 교양으로 지적호기심을 채우고 싶은 분,

철학과의 간극을 좁히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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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 방향 잃은 삶을 위한 철학 나침반
강용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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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신드롬을 일으킨 고대 강용수 철학과 교수는 《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에서 세상을 직시하며 사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지 않는 이가 있을까. 저자는 고통과 행복은 나의 마음에 있음을 강조하며, '나는 왜 괴로운지', '관계에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길을 선택할지', '나 자신을 바꾸는 법'에 대해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삶을 긍정하는 방법을 찾은 두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지혜를 살펴본다.

쇼펜하우어가 동고同苦를 우정의 기준으로 보았다면, 니체는 동락同樂을 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니체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남에게 아픔을 호소하고 흐느끼면서 '불행을 과시하는 것'이 결국 함께 있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동정을 통해 남의 관심을 끌면 자신이 뭐라도 된 듯 우월감을 입증했다는 착각에 빠지는데 이는 이웃 희생을 전제로 이뤄진 것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니체에게 진정한 친구란, '즐거운 일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이'인 것이다. 동정과 연민은 하등 동물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질투와 시기심이 없는 동락은 인간에게도 드문 진정한 우정에서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묻고 답하는 끝없는 과정을 통해 세상과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상을 비방하며 바라보면 염세주의적인 세계관이 만들어지고, 세상을 기쁘게 받아들이면 낙천적인 세계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 철학을 펼치게 된 이유 역시 젊을 때 가졌던 자만심이 좌절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만, 우리의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내 안에 들어 있다.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인격이 갖는 도덕적 탁월함에 있기 때문이다. 



《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는 3040세대가 가장 열망하는 두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을 동일한 주제로 비교하면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야 비로소 자신만의 성격을 드러내며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기에 나를 배워나갈 것을 권한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로 사는 방법은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욕망하는 것이라는 니체의 말처럼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주문대로 운명에 맞서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열광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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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재밌는 홍차 - 어른의 취미에서 교양의 완전체로
후지에다 리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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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피로를 녹여줄 티타임의 소중함을 아는 이라면, 한번은 읽어봐야 하는 책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 홍차 러버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는 차의 발상지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영국 등 유럽에 걸쳐 티로드를 따라 홍차에 얽힌 세계사를 풀어놓는다. 세계사를 뒤흔든 '아편 전쟁'과 '보스턴 차 사건'이 홍차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 홍차 나무를 유럽에 가져갔던 식물 헌터 이야기, 마이센 도자기의 탄생 배경, 유기농 디카페인 홍차는 튀르키예가 유명하다는 에피소드 등 홍차의 배경지식들이 가득하다. 



홍차 브랜드 관련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영국 홍차의 시초 창업 300년 트와이닝은 캐주얼 브랜드라기 보다 왕실 납품 인증을 받은 유서 깊은 노포 브랜드라는 것, 프랑스 최초의 홍차 전문점 마리아주 프레르는 찻잎을 무게별로 판매하는 메종 드 테를 탄생시키며 프랑스풍 티 살롱 '살롱 드 테' 시대를 열어 라 뒤레, 안젤리나, 포숑 브랜드가 오픈했다는 프랑스  홍차  이야기,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홍콩식 밀크티 등 세계의 홍차 문화를 소개한다. 이 외에도 차 경매에서 다즐링 마카이바리 다원의 실버 니들이 1kg에 180만 원이라는 초고가를 찍은 에피소드, 애프터눈 티 매너 등 홍차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재밌는 이야기가 많다. 



불로장생의 약으로 불릴 정도로 잎차에는 약효가 있다. 영국에는 "한 잔의 차는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홍차는 약효, 면역기능 증진, 항균 기능과 더불어 정신적인 휴식과 치유 그리고 접대라는 효능이 있다.



또한 유럽 사람들의 기저에는 '예술은 미술관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은 거리에서부터 예술적인 정취가 느껴지나 보다. 저자가 "인생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예술의 본질 중 하나라면, 일상 속 어른의 취미인 애프터눈 티는 연령과 성별을 넘어 널리 사랑받는 예술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라고 얘기한 것처럼 우리가 일상을 예술로 승화하며 살아가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차 문화를 즐기는 것일지도.



가을의 문턱부터 홈 카페 티타임이 다시 부활되었는데, 평소 편하게 마시던 홍차의 역사가 무려 5000년에 이른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알면 알수록 재밌는 홍차의 세계, 올가을 겨울은 찬장 가득 채워놓은 홍차들이 동나도록 힐링 타임을 더 자주 가져야겠다. 



책을 읽으면, 해야 할 일이 자꾸 생긴다. 현존하는 유럽 최대의 도자기방 샤를로텐 부르크 성도 가야 하고, 디카페인 홍차 사러 튀르키예도 다시 가야 하고.. 가도 가도 갈 곳이 너무 많은 유럽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찻 잔 속에 담긴 홍차 이야기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는 티타임이라는 우아한 취미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교양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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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계약 을유세계문학전집 136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송기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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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 문화사에서 이번에 출간된 오노레 드 발자크의 《결혼 계약》에는 『결혼 계약』과  『금치산』  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발자크의 소설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시대상을 잘 그려낸다. 프랑스 혁명 이후 1820년 대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결혼 계약』 은 부유한 귀족 가문의 폴 드 마네르빌 백작과 파산을 앞둔 에방젤리스타 양이 결혼하기에 앞서 지참금을 두고 공증인들과 협상하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다. 


결혼이란 가장 어리석은 사회적 자기희생이라네. 자식들만 그 혜택을 받지. 그 자식들은 자기가 부리는 말들이 우리 무덤 위에 핀 꽃을 뜯어먹을 때가 되어서야 그 희생의 가치를 깨닫게 되거든.

결혼 계약 中 17

결혼하려는 두 사람 사이에서는 모든 것이 거짓이고 기만이다. 하지만 결코 악의가 있어서도 아니고, 고의로 그러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각자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행동한다. 그들은 각자 누가 더 평판이 좋을지 서로 경쟁하면서 자기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훗날 그들은 자신의 판단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매일매일의 날씨가 그렇듯이, 실제 삶에서는 태양이 빛나면서 들판에 환희가 넘치는 날보다 자연을 우중충하게 만드는 흐리고 음울한 순간들이 더 많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맑은 날만 본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후에는 인생 자체가 불행한 것은  결혼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인간에게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을 주변에서 벌어진 일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 계약 中 45

폴의 공증인 마티아스는 폴의 결혼 상대가 평생 사치스러운 삶을 살다가 파산을 앞둔 세상 물정 모르는 아름다운 여인임을 간파한다. 심지어 그녀의 장모는  예고된 파산을 숨기고, 그녀의 공증인은 마치 폴과 대등한 지참금을 보유한 동등한 결혼임을 강조하는데, 우유부단한 폴과 달리 마티아스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머잖아 파산할 것이 뻔한 결혼을 차마 막지 못한 마티아스는 그들에 맞서 겉으로는 에방젤리스타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폴의 파산을 막아줄 묘안을 낸다. 그러나 잠시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다가 패배감을 맛본 장모는 끝내 폴의 모든 것을 빼앗는 시나리오를 짜는데... 



사랑에 눈먼 바보 역할에 충실한 폴, 미모를 앞세워 남자의 사랑을 무기 삼아 돈을 챙기는 여인. 발자크는 이번 작품에서도 '결혼'이라는 제도 앞에 시공간을 불문하고 만날 수 있는 주인공들을 내세워 인간의 순정과 민낯을 여과 없이 그려낸다.  



19세기 파리의 결혼 제도를 보면서 왜 결혼을 인륜지대사의 사업이라고 칭하는지 실감이 난다. 어찌 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계산적인 것도 같고, 순진한 것도 같다. 한편으로는 폴처럼 사랑에 올인할 남자가 별로 없는 지금 같은 시대에는 좀처럼 만날 수 없으니 말이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결혼 계약』과  『금치산』 은 인간사에서 빠질 수 없는 '돈과 법'에 대해 다룬다. 특히 공증인과 판사의 전문적인 발언들에서 발자크의 법대 출신의 면모가 돋보였다. 시대상을 녹이는 작가답게 '망명 귀족 보상법'등 당대 사회적 문제를 상기시키기도 한다.



《결혼 계약》  역시 사교계와 매혹적인 여인이 빠지지 않는다. 유행에 민감한 여자와 권력을 추구하는 남자는 서로 비슷한 사람이라며 사교계의 삶을 영위하는 여인들은 머리로만 여자일 뿐, 마치 전쟁터의 장군과 같다는 발자크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결혼'과 '사랑'에 대한 그의 세계관이 잘 녹여냈다. 



발자크의 작품은 고전문학임에도 시대상을 엿보는 재미와 그의 탁월한 필체는 남은 책장이 아까워질 정도다. 그래서 내가 고전문학을 읽고 싶지만, 어렵다고 느끼는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작가 중 하나가 오노레 드 발자크다.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을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결혼 계약》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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