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재밌는 홍차 - 어른의 취미에서 교양의 완전체로
후지에다 리코 지음, 김민정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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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피로를 녹여줄 티타임의 소중함을 아는 이라면, 한번은 읽어봐야 하는 책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 홍차 러버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는 차의 발상지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영국 등 유럽에 걸쳐 티로드를 따라 홍차에 얽힌 세계사를 풀어놓는다. 세계사를 뒤흔든 '아편 전쟁'과 '보스턴 차 사건'이 홍차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 홍차 나무를 유럽에 가져갔던 식물 헌터 이야기, 마이센 도자기의 탄생 배경, 유기농 디카페인 홍차는 튀르키예가 유명하다는 에피소드 등 홍차의 배경지식들이 가득하다. 



홍차 브랜드 관련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영국 홍차의 시초 창업 300년 트와이닝은 캐주얼 브랜드라기 보다 왕실 납품 인증을 받은 유서 깊은 노포 브랜드라는 것, 프랑스 최초의 홍차 전문점 마리아주 프레르는 찻잎을 무게별로 판매하는 메종 드 테를 탄생시키며 프랑스풍 티 살롱 '살롱 드 테' 시대를 열어 라 뒤레, 안젤리나, 포숑 브랜드가 오픈했다는 프랑스  홍차  이야기,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홍콩식 밀크티 등 세계의 홍차 문화를 소개한다. 이 외에도 차 경매에서 다즐링 마카이바리 다원의 실버 니들이 1kg에 180만 원이라는 초고가를 찍은 에피소드, 애프터눈 티 매너 등 홍차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재밌는 이야기가 많다. 



불로장생의 약으로 불릴 정도로 잎차에는 약효가 있다. 영국에는 "한 잔의 차는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홍차는 약효, 면역기능 증진, 항균 기능과 더불어 정신적인 휴식과 치유 그리고 접대라는 효능이 있다.



또한 유럽 사람들의 기저에는 '예술은 미술관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은 거리에서부터 예술적인 정취가 느껴지나 보다. 저자가 "인생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예술의 본질 중 하나라면, 일상 속 어른의 취미인 애프터눈 티는 연령과 성별을 넘어 널리 사랑받는 예술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라고 얘기한 것처럼 우리가 일상을 예술로 승화하며 살아가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차 문화를 즐기는 것일지도.



가을의 문턱부터 홈 카페 티타임이 다시 부활되었는데, 평소 편하게 마시던 홍차의 역사가 무려 5000년에 이른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알면 알수록 재밌는 홍차의 세계, 올가을 겨울은 찬장 가득 채워놓은 홍차들이 동나도록 힐링 타임을 더 자주 가져야겠다. 



책을 읽으면, 해야 할 일이 자꾸 생긴다. 현존하는 유럽 최대의 도자기방 샤를로텐 부르크 성도 가야 하고, 디카페인 홍차 사러 튀르키예도 다시 가야 하고.. 가도 가도 갈 곳이 너무 많은 유럽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찻 잔 속에 담긴 홍차 이야기 《이렇게나 재밌는 홍차》는 티타임이라는 우아한 취미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교양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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