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시오리코 씨와 끝없는 무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7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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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시리즈가 후속편이 나오면서 이야기를 거듭할수록 독자로서 반가운 한편으로 처음 느꼈던 감동이 이전만 같지 않다는 이중적인 시선이 생김을 부정할 수 없다. 창작자 입장에서도 하나의 시리즈에 얽매여 창작의 재능을 소비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닌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하다. 문제는 박수치는 때는 알겠는데 떠날 때는 언젠지 애매하다는 것.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는 적절한 타이밍에 떠난 것 같다. 1권을 접한 게 5년 전인데 5년 동안 7권에 걸쳐 이야길 풀었으니 그간 벌려놓은 걸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고 떠난 셈이다. 솔직히 말하면, 5권에서부터 식상함 이전에 이해를 포기하게 되는 수집가들의 세계가 그려지면서 슬슬 완결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느껴졌던 시리즈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맛이 바래지는 것 같아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애정이 점점 식어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막상 마지막 권을 다 읽으니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급결말은 아니고 말 그대로 깔끔하게 끝냈다. 시오리코와 다이스케 사이의 관계도 확실하게 결실을 맺었고 해피엔딩 특유의 여운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물론 그 해피엔딩에 이르는 과정에서 사건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 사건이 마지막 사건인 것에 비해 해결이 비교적 손쉽게 된 게 좀 허무했지만 그래도 작가가 우려한 것에 비해 이야기가 상당히 잘 풀리지 않았나 싶다.

 작가는 처음 이 시리즈를 구상할 때 고서점과 고서를 추리소설의 소재로 적합한가, 수수께끼 풀이 중심의 이야기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었다고 한다. 확실히 이전까진 이런 소설이 없긴 했으니까 작가 입장에선 참고 대상 없이 써내려간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블루 오션을 개척하려 한 사람의 도전은 역으로 피를 볼 때도 있지만 이 시리즈는 그야말로 블루 오션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비슷한 시리즈물이 많이 나왔지만 - 이를 테면 커피, 시계... 많기도 하다.;; - 이 시리즈만큼 소재가 전문적이고 또 미스터리와 자연스럽게 어울린 작품도 없던 것 같다. 게다가 라이트 노벨도 아닌 일반 소설의 영역 안에서 봐도 하자가 없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이 시리즈가 사뭇 대단한 성과를 이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작가는 이 시리즈의 틀 안에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 생각이 담긴 결과물인 시리즈의 외전격인 책이 일본에선 출간됐다는데 아직 우리나라엔 소식이 없다. 하지만 별로 큰 걱정은 안 된다. 아마 올해 안에 번역 출간될 것 같으니까. 그 외전까지 읽고 1권부터 재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외전이 나오기 전에 재독을 시작할 것인가... 전자를 택할 확률이 높지만 아무튼 시리즈가 괜찮게 완결이 나 그저 다행이고 아쉬울 따름이다.



p.s 여행을 다녀오느라 읽은 지 3주가 넘도록 포스팅을 못 했는데 그렇다 보니 내용이 가물가물해 어딘가 미흡한 감상만 남기고 말았다. 쓰고 보니 묘하게 디스하는 글이 된 것 같은데... 재독할 땐 이런 우를 범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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